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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판 커지는 수제맥주 시장…규제 완화 업고 '훨훨'

머니투데이방송 박수연 기자2018/05/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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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수연 기자]

약 700여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제맥주 종류입니다. 이렇게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개발해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수제맥주가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대량 생산하는 라거맥주가 대부분인 국내 시장에서 다양한 레시피로 틈새 공략을 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제맥주 성지라 불리는 서울 경리단길 뿐 아니라 이제는 각 지역 상권에서 이색 수제펍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주세법 개정안 등을 통해 정부도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수제맥주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업계 목소리도 들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 최근 들어 수제맥주 찾는 분들 정말 많아졌습니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분위기죠.

기자) 수제맥주 시장은 최근 2년새 생산량 2배, 종류는 1년새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수제맥주 제조업체는 2015년 51곳에서 지난해 83곳으로, 2014년 54개에 불과했던 수제맥주 면허건수는 지난해 95여개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6년 2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지난해 350억원에서 400억원 규모로 커졌고 5년뒤에는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 전체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이 1% 안팎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큽니다.


앵커) 수제맥주 종류도 참 많죠. 독특한 맛과 향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는데요.

기자) 무엇보다 수제맥주의 가장 큰 매력은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인데요.

라거보다 진한 풍미를 가진 '에일', 홉의 향긋한 향을 내는 '페일에일', 홉을 많이 넣어 진한 맛을 지닌 '인디아 페일에일', 진한 흑빛깔을 내는 영국식 진한 에일 맥주 '포터', 초콜릿·커피 등 달콤 쌉름한 풍미를 가진 '스타우트'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넝쿨식물 '홉'이라고 들어보셨을텐데요. 맥주 발효 과정 전후에 첨가해 풍미를 더해주면서 맥주가 상하지 않도록 방부제 역할을 합니다. 수제 맥주 특유의 씁쓸하고도 깊은 맛은 바로 이 홉을 통해 완성됩니다. 직접 소규모 양조장을 찾아가 제조과정을 살펴봤습니다.

[김보윤 /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 관계자 : 분쇄한 맥아를 가지고 여과 과정 후에 보일링이라는 끓이는 과정속에 홉을 투여하게 됩니다. 침전과 쿨링, 탱크에서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치고 원심분리기 여과를 통한 후 패키징 작업에 들어갑니다.]


앵커) 이렇게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수제맥주를 파는 펍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소개를 좀 해주시죠.

기자) 지난 2002년 소규모 수제맥주 제조가 도입되면서 맥주 제조 업체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대통령 만찬주'로 불리며 품절사태를 겪기도 한 세븐 브로이도 1세대 제조업체 중 하나입니다.

지역 이름을 딴 '강서', '달서' 등의 에일 맥주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고, 미국, 대만 등으로의 수출도 활발합니다. 대표이사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김강삼 세븐브로이 대표이사 : 맥주세대 1세대로써 수제맥주의 고유한 맛을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지역 네이밍을 활용해서 지역 동력을 얻어 성장하고자 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중견기업 진주햄은 2015년 1세대 수제맥주 업체 카브루를 인수했는데요.

현재 가평에 양조장을 두고 있는데 이번달 추가 완공되는 브루어리의 경우 소규모맥주제조면허를 가진 수제맥주 제조업체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운영하고 있는 펍에서 진주햄의 프리미엄 소시지, 학센 등을 함께 판매하며 시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 없다"고 일갈한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특파원이었던 그는 한국 청년과 손잡고 직접 '더부스'라는 수제맥주 가게를 차렸습니다. 경리단길 15평짜리 작은 펍으로 시작해 현재 서울 시내 6개 직영 펍을 운영하고, 판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양조장을 두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알린다는 의미로 맥주 페스티벌과 시음회, 양조장 투어 등을 통해 대중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세법 개정안도 시장에게는 호재입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힘을 적극 실어주는 분위기인데요.

기자) 지난달부터 실행되고 있는 주세법 개정안은 세금 혜택과 판로 확대를 통해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를 육성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일단 소규모 맥주시설의 세제 부담을 덜기 위해 과세표준 경감범위가 확대됐습니다. 과세표준의 40%를 인하해주는 기준을 연간 출고량 기준 300㎘에서 500㎘로, 60% 인하 기준도 100㎘에서 200㎘로 확대됐습니다.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저장고 용량도 기존 75㎘에서 120㎘까지 늘어났습니다.

무엇보다 유통채널이 다변화됐습니다. 해당 영업장에서만 팔 수 있었던 소규모 제조업체의 맥주를 일반 마트와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게 된건데요.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팔을 걷어붙인만큼 시장도 당분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들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자) 잠재력이 크다보니 대규모 자본력을 업고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건데요.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는 지역 양조장과 손잡고 PK마켓과 SSG푸드마켓 등 자사 매장에서 수제맥주를 팔고 있습니다. 수제맥주 애호가로도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미 강남에 '데블스 도어'를 내고 이 곳에서 수제맥주를 직접 제조해 팔고 있죠. 앞으로도 소규모 양조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오비맥주도 자회사를 통해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를 인수했습니다. 내수 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할 예정이고요. 하이트진로 역시 미국 수제맥주 회사 '밸라스트포인트'와 정식 수입 계약을 맺고 수제맥주 부문을 키우고 있습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그릭슈바인'을 운영하며 수제맥주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고, 패션업체인 LF 역시 지난해 주류 유통사인 인덜지 지분을 인수하고 수제맥주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앵커)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겠네요.

기자) 대기업을 바라보는 기존 업계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입니다.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 자체는 반길 일이긴 하지만 대규모 자본으로 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는겁니다.

아직은 파이가 미미한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와서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소비자 선택폭을 넓힌 측면은 분명 있습니다. 생산 규모 제한 등의 일정 규제로 시장을 독점할 수 없는 구조기도 하고요.

다만 거대한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의 특성상 중소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인수합병을 통해 기존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앵커) 수입맥주 공세도 거세지고 있잖아요? 가격도 싸다보니 선호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요.

기자) 평소에 '4캔에 만원'하는 수입 맥주를 편의점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요즘에는 4캔에 5000원까지 하는 수입맥주까지 등장했습니다. 싼 가격으로 무장한 수입맥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국내 맥주 제조업계의 중론입니다.

업계는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의 과세 표준의 기준이 달라 수입맥주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팔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국산 맥주가 사실상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연합의 수입 맥주에 대해 관세가 철폐돼 수입 신고가격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게 됐습니다. 국산 맥주에는 제조원가에 주세 72%가 붙고, 수입 맥주에는 수입신고가에 관세가 붙은 원가에 72%의 주세가 붙는 구조입니다.

이때 국산 맥주의 제조원가에는 판매관리비, 영업비, 제조사 이윤 등이 포함돼 있지만, 수입가격에는 국내 판매관리비와 이윤이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국산 맥주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생기게 된 겁니다.

실제 맥주 수입량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0년 4만8000톤이었던 맥주 수입량이 지난해 33만톤으로 7년만에 일곱배 증가했습니다. 업계의 입장 들어보시죠.

[박정진 / 한국수제맥주협회 부회장·카브루 대표 : 과세 체계의 불합리성이나 국내 맥주가 상대적으로 역차별 받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맥주가 수입 맥주와 대등하게 다양성으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겠군요.

기자) 업계는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다양한 수제맥주 활성화를 위해선 과세표준 조정을 비롯해 용량 제한 완화 등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소규모 맥주 제조사들에는 유통채널의 높은 진입장벽도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수연기자

tout@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산업2부 박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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