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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사라지는 카카오M, 전략의 부재?

조은아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은아 기자]

1등 음원 사이트 '멜론'을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카카오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카카오M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음원 사이트 멜론과 카카오톡 플랫폼의 유기적 결합을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멜론의 이용자 기반을 카카오톡 이용자 전반으로 확대시키고, 음악 콘텐츠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멜론' 시너지, 유료회원 수·매출 증가로 입증

카카오톡과 멜론의 시너지를 위한 행보는 카카오가 지난 2016년 카카오M(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이뤄져왔다.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에서 멜론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했고, 멜론 로그인 시 카카오 계정 연동 서비스도 제공했다. 또한 인공지능(AI)기술을 통해 멜론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카카오미니에 탑재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에서 음악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카카오멜론' 기능도 도입해 플랫폼 통합 작업에 나섰다.

이들의 결합 효과는 멜론 유료회원 수와 카카오M의 매출을 통해 증명된다. 지난 2016년 당시 카카오M의 연간 매출 3,576억 원(2015년 기준), 유료 회원 수 360만 명 규모였다. 하지만 지난해 카카오M은 연간 매출 5,804억 원, 멜론 유료 회원 수 465만 명으로 성장했다. 카카오의 로엔 인수가 성공적인 M&A로 꼽히는 이유다. 카카오 측은 이번 통합으로 회원수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번 합병으로 3,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 현금 유입액의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해지게 된다. 게다가 카카오톡과 멜론의 공동 마케팅 역시 보다 활발해질 수 있게 되고, 인공지능 스피커 등 카카오 내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와 비용 배분 문제 역시 원활해질 전망이다.

■인수 2년 여 만에 경영진 변화 3번…'다사다난 조직개편'

하지만, 마냥 장밋빛 전망을 하기엔 다소 의문스러운 지점이 있다. 카카오M은 인수된 이후 단시간 내 조직 개편을 거듭해왔다.

카카오M이 카카오의 '크루'로 합류한 것은 2016년 3월. 당시 회사는 현재 카카오M 고문을 맡고 있는 신원수 전 대표가 2007년부터 이끌고 있었다. 그해 4월 로엔 인수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박성훈 전 카카오 CSO가 신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박성훈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카카오M은 이와 함께 멜론과 음악, 영상 등 핵심 사업부문을 기업 내 기업(CIC)으로 격상시켰다. 각 CIC의 수장은 이제욱, 김영석, 이준호 부문장이 맡는 형태로,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개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명 변경도 결정했다. 바로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카카오M은 사명 변경과 함께 '종합 콘텐츠' 기업을 표방했다. 카카오M은 당시 사명변경에 대해 "기존 음악 사업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종합 미디어 브랜드 확장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성훈 전 대표가 단독 대표 체제 전환 4개월 만인 올해 2월, 급작스럽게 사임을 결정하면서 카카오M 리더십엔 다시 한번 변화가 생긴다. 뒤를 이어 카카오M의 수장이 된 인물은 이제욱 멜론컴퍼니 대표. 2009년 합류 후 멜론 브랜드를 가파르게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카카오M의 '다사다난 조직개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흡수합병 결정이 그것이다. 합병일자는 오는 9월 1일로, 상장기업인 카카오M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카카오는 흡수합병한 카카오M의 멜론 사업부만 카카오에 남긴 채 콘텐츠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별도법인은 콘텐츠 제작과 유통 뿐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IP(지식재산권) 및 콘텐츠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새로 만들어지게 될 별도법인의 이름과 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M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 기민한 대처? 장기성장 전략 부재?

카카오M은 지난해 말 사명 변경을 결정하며, '종합 콘텐츠 기업'이라는 큰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공중분해되는 상황이다.

이번 결정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기민한 대응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카카오M의 장기 성장 전략 '부재'로 풀이할 수도 있는 대목. 이번 흡수합병은 카카오페이, 카카오 모빌리티 등 될 성 부른 사업을 분사시키고 있는 카카오의 기존 행보와도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잦은 경영진 교체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카카오M 뿐만 아니라 카카오 역시 최근 임지훈 대표에서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로 바뀐만큼 그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거듭되는 카카오M의 변신. 과연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은아 기자 (ech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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