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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백신주권 넘어 글로벌 시장 노리는 토종 백신

정희영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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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특이한 기자들. 산업2부 정희영 기자입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글로벌 제약사 MSD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인 '가다실 9가'입니다. 요즈음 물량 부족으로 접종이 어렵다고 합니다.

사실 백신 품귀현상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데요. 올해만 해도 가다실 9가 외에도 '불주사'로 불리는 피내용 결핵예방백신도 공급이 중단돼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죠.

이와 같은 백신 품귀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되는데요.

오늘 특이한 기자들에서는 현재 국산 백신의 자급률은 어느 수준인지, 더 나아가 토종 백신이 얼마나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정부가 발표했던 정책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현재 가다실 9가 예방백신이 부족하다고요? 왜 이런 수급불안정이 발생한 건가요?

기자> 가다실 9가는 2016년 처음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기존 자궁경부암 백신에 비해 예방범위가 넓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사이버 공격을 받아 일부 생산시설이 악성코드에 감염돼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됐습니다.

서울 시내 3개 의료기관에 가닥실 접종을 문의했는데 모두 어렵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직접 취재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병원 관계자 : 가디실 9가가 전국적으로 지금 부족해서요. 지금 예약은 받고 있거든요. 들어오면 순서대로 연락을 드리긴 해요. (지금 예약하면 언제 맞을 수 있나요?) 들어오는 대로 연락을 드리는데 앞에 대기자들이 많아서….]

가다실 9가는 3회 접종해야 하는데요. 현재 병원에서는 1~2회 접종자에 한해 투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다실 9가 오는 7~8월 들어올 예정이라 국가검정을 거치면 9월말이나 10월에야 품귀현상이 해소될 것 같습니다.

앵커> 자궁경부암 백신 뿐만 아니라 매년 가을이면 독감백신이 부족하다는 뉴스도 나오잖아요. 이렇게 백신 품귀현상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백신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유통관리나 수급예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됐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경우 현재 국내에 출시된 3개 백신 모두 글로벌 제약사 제품입니다. 따라서 생산 차질로 공급이 부족하더라도 우리는 손을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백신도 수급 불안정이 크다는 점입니다. 무료로 접종할 수 있어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높은 수입 의존도에 수요 예측, 생산량 등 변수에 따라 수급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산 백신 자급률은 50% 수준입니다. 필수 예방접종 백신, 대테러 백신 등 전체 28종의 백신 가운데 절반 정도를 자체 생상할 수 있는 겁니다.

사실 4년 전인 2014년 하더라도 백신 자급률은 3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백신 자급률을 더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자세한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김도근 /식약처 생물제제과 연구관 : 식약처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백신주권을 확보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 자급률을 2018년 50%에서 2022년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선제적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식약처는 백신 개발부터 제품화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단'을 확대 운영키로 했습니다. 기존 31개 품목에서 올해 성인용 결핵 예방백신 등 7개 품목을 추가 선정했습니다.


앵커>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단' 외에도 우리 정부는 올 상반기에 '국가백신 수급안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했잖아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백신부족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올 상반기에 발표하겠다고 했는데요.

확인한 결과, 일단 종합대책 초안은 마련된 상태고요. 현재 질병관리본부 내에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등 과련 위원회 보고 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 공청회를 열고 백신 수급안정화와 관련해 의료계나 업계,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습니다.

지속되는 국가예방접종 백신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 주도의 중앙 조달과 장기 계약 방식이 제기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종 종합대책은 다음달 6.13 지방선거 후, 6월 중순 쯤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하나 더 짚어보죠. 정부는 국내외 백신 연구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펀드도 만들겠다고 했는데, 펀드 조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인데요. 글로벌 보건 증진을 목표로 백신뿐만 아니라 진단,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해 민관해외자본이 매칭 투자 연구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겁니다.



총 500억원 규모로 정부 250억 원(50%)+기업 125억 원(25%)+게이츠재단 125억 원(25%)으로 구성됩니다.

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 사업단이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확인한 결과 재단법인으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오는 8월까지 재단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오는 10월 전에는 공식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글로벌헬스기술연기금 조성에 제약사는 5개사라고 합니다.

녹십자 등 굵직한 백신 기업은 참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녹십자의 경우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사회에서 글로벌헬스기술연금 참여 안건을 가결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5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고요. 이 외에 게이츠 재단과 기업의 출자도 올해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산업적 측면에서 한번 짚어볼까요? 백신 자급률이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국내 백신 개발 능력이 향상됐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 국내 백신 시장 규모는 어느 수준이고, 백신 개발 능력은 얼마나 발전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먼저 국내 백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2012년 4087억 원 규모에서 2016년 5563억 원으로 연평균 8% 증가했습니다.

최근 백신 사업을 강화하거나 신규 진출하는 제약사들이 증가하면서 경쟁 체제가 강화되고 있어요.

독감백신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수입 독감 백신만 있던 시장에 2009년 녹십자를 시작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뛰어들었고요. 현재는 국내 백신업체들의 입지가 상당히 높습니다.

현재 4가 독감백신을 허가받아 시장에 내놓은 제약기업은 8개사인데요. 이 중에서 국내사가 6곳입니다.

특히 최근 기초백신 외에 프리미엄 백신 개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프리미엄 백신은 기존 기초백신에 비해 고마진, 고가의 시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인데요.

대표적인 예로 SK케미칼의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들 수 있습니다. 2017년 제품이 출시되면서 MSD가 유지해온 대상포진 백신 독점 시장이 깨졌습니다.

스카이조스터는 4월 초 누적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 매김했습니다.


앵커> 중요한 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인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 백신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됩니다.

2016년 전세계 백신 시장 규모가 521억달러, 우리 돈은 56조원 정도인데요. 국내 백신시장 규모는 5563억원이었습니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은 이제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공을 들이는 시장은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등 국제기구 조달 시장입니다.

각종 국제기구 조달시장의 수출액은 전체 백신 수출액의 7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WHO의 품질인증을 받아야 하는데요.



현재 4개사 22개 품목이 WHO 품질인증을 받았고요. SK케미칼의 4가 독감백신 등 추가 PQ 인증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은 이 외에도 대상포진백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심사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앵커> 백신 회사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 중 최근 녹십자의 행보가 이슈가 되고 있어요. 해외에 백신 연구개발 법인 설립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애틀에 프리미엄 백신 연구법인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했는데요.

자산 규모는 66억 원 정도 되고요. 올해 2월 녹십자가 55억원을 투입해 지분 81.4%를 확보했고, 이 외에 목암연구소와 협력기관이 이외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녹십자는 기존 필수기초백신만 개발했는데,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나선 데다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백신을 개발키로 한건데요.

올해 대상포진백신의 미국 현지 임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일단 국내에서 개발된 백신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이 필요합니다. 녹십자는 이와 같은 단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처음부터 백신 개발과 임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회사는 목표점이 글로벌 시장인만큼 다른 글로벌제약사와 같이 미국에서 허가를 받고 이를 기반으로 그 밖의 시장으로 넓히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국내 백신 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네요. 특히 정부 차원에서도 백신 개발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백신 자급률 80%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희영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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