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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기자의 헌집새집]억대 부담금 때문에…혼돈의 강남 재건축

김혜수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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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특이한 기자들' 건설부동산부 김혜수 기자입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올해부터 부활되면서 재건축 시장이 크게 얼어 붙고 있습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이 3천만원을 넘으면 그 이상에 대해서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인데요. 이 제도가 부활될 것이란 건 예상했던 악재였지만, 막상 부담금이 통보되니깐 특히 강남 재건축 조합들이 일제히 큰 혼란에 휩싸인 겁니다. 오늘 특이한 기자들에선 혼란에 빠진 재건축 시장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사실 그동안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건 강남 재건축 시장 아니겠습니까? 재건축 부담금 폭탄이라고 불릴 만 하네요.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요.

기자> 네 최근 강남 재건축 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입니다. 거래는 뚝 끊겼고, 급매가 나와도 팔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지난 25일 기준 강남과 서초, 송파 이렇게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재건축 부담금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데요.

지난 15일이었죠. 서초구청이 반포현대 아파트의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정액이 1억3,569만원이라고 통보를 했습니다.

당초 조합이 구청에 제출한 금액은 850만원이었는데 이 금액에서 무려 16배가 뛴 겁니다.

물론 조합이 구청의 요구에 따라 예상액을 다시 산정한 게 한 7천만원 선이었는데 이 금액보다도 2배 늘었습니다.

올해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될 것이란 건 누구나 알고 있었죠.

하지만 막상 부담금이 통보되니깐 이게 정말 현실로 다가온 거죠.

이렇다보니 재건축 부담금을 통보받게 될 다음 단지들을 중심으로 지금 사업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큰 혼란에 휩싸이게 된 겁니다.

앵커> 지금 반포 현대 아파트를 시작으로 재건축 부담금을 통보받게 될 단지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요. 특히 단지가 큰 재건축 사업장들은 아무래도 부담금이 더 커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지난해 관리처분계획을 받지 못 한 단지들이 바로 올해부터 부활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대상 사업지가 됩니다.

이 가운데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 쌍용2차,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 등이 시공사 선정과 함께 부담금을 곧 통보받게 될 단지입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시장의 관심은 오는 6월 총회에서 시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하게 될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쏠려 있습니다.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면 3개월 안에 해당 자치구에 부담금 산정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자치구는 한 달 안에 조합측에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조합이 6월에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면 반포 현대 아파트 다음으로 부담금을 통보받게 됩니다.

시장에선 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부담금 예상액이 4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포 현대 아파트에 비해 일반 분양 수가 많아 개발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인데요.

당장 시공사 선정을 앞둔 조합의 고민도 깊습니다.

조합원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인데 조합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 관계자 : 어떤 분들은 금액이라도 정확하게 확인해보고 할지말지 결정해야하는 거 아니냐, 어떤 분들은 굳이 지금 뭐하러 뽑느냐. 시기를 더 늦추자. 시공사를 뽑으면 계속 달려야하는 게 아니냐. 여러가지 의견들이 충돌이 되고 있죠.]

실제 현장에서 조합원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만일 부담금이 4억원 이상, 이렇게 많이 나오면 사업을 굳이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냐. 이런 의견도 많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원 : 안하는 게 좋지. 연기하는 게 좋지. 여기 뿐만 아니고 쌍용도 있고 이러니까 추이 봐가면서..급할 이유 하나도 없잖아. 그게 지금 반 이상 차지할 거야]

앵커> 결국 이렇게 되면 재건축 사업이 늦춰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업을 포기하는 조합들도 많아질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런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재건축 추진 초기에 있는 개포주공5단지를 비롯해 6단지, 7단지는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을 연기했습니다.

올해 대폭 오른 공시지가를 반영해서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개발이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인데요.

또 최고 50층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주공5단지 역시 '재건축 속도를 늦추자' 이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서울시가 진행한 국제설계공모 1등작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계기로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런 움직임이 더해지면 결국 전반적인 재건축 사업들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와 관련해 전문가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 : 올초에 들어서는 재건축 부담금이 굉장히 높게 책정이 된 부분들이 있고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면서 아무래도 재건축 시장 전반적으로는 과거만큼 사업속도를 내기가 어렵고 아무래도 수익모델들을 찾는 것이 어려워서 전반적으로 사업지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사업을 늦추자는 단지들도 나오고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1대 1 재건축도 많이 거론되던데요.

기자> 네 개발이익을 줄여서 부담금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꼽히는 게 바로 1대 1 재건축입니다.

보통 재건축을 할 때 일반분양을 많이 해서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죠.

그런데 1대 1 재건축은 말 그대로 일반분양 물량이 거의 없는 방식입니다.

그러니깐 내가 재건축하는 비용을 주고, 헌집을 새집으로 받는 방식이죠. 그렇기 때문에 부담금을 많이 내야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 때문에 1대 1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3구역'입니다.

지난 2월 선출된 재건축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이 1대 1 재건축을 공약하면서 최근 조합원들로부터 이 안에 대한 동의서를 받고 있습니다.

이 단지 대부분이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상의 중대형으로 이뤄져 있어서, 중소형에 대한 주민들의 선호가 높지 않거든요. 차라리 1대 1 재건축을 통해 중대형 위주의 고급 단지로 가자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과연 실익이 있을지 따져 봐야 하는데요. 관련해서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내야 될 재건축 부담금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에 따른 이익 역시 큰 메리트가 없을 수가 있어서 과연 실익이 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검토해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했다고 해서 모든 재건축 사업이 순항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을 받고 나서 설계안을 변경하는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올해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되면서 지난해 말 급하게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가 많았죠.

그렇다보니 시공사가 제시한 설계안이나 공사비 등을 다시 들여다보고 변경을 시도하려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한신4지구, 신반포14차 등이 잇달아 설계변경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만일 재건축 조합이 사업시행인가 총회 때 확정한 설계에서 10% 이상을 변경할 경우 서울시 재심 절차를 받아야 할 수도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재건축 사업지들이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깐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도 동시에 위축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는 분명 강남 재건축 시장의 영향이 컸습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이 이끌어 나가는 모양새였죠.

그런데 강남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니까 특히 서울 시장의 상승 분위기도 이렇게 점차 꺾이는 모습입니다.

앞으론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의 전망 한번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그동안 재건축이 주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재건축에 대해 집중 규제를 하면 일반 아파트는 크게 반사이익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다소 관심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있기 때문에 활기를 띠기는 어렵지 않나 예상이 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혜수 기자 (cury061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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