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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한달 만에 1,500만명이 본 SK하이닉스 광고…10년 전이랑 비교해보니

박지은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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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부 박지은 기자입니다. "너는 우주로 가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광고 문구입니다. 지금 제 옆에 허윤영 증권부 기자가 함께 나와있는데요. 바로 허 기자가 입고 있는 이 옷이 그 광고에 나왔던 옷입니다. 동전 크기의 반도체를 이렇게 사람으로 의인화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특히 SK하이닉스가 만드는 반도체가 PC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우주에서도 쓰인다고 표현해,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도 잘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광고 만큼이나 실적 역시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 채권단 관리까지 받았던 어려운 시기를 지나 어떻게 글로벌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는지, 광고 뒤에 숨겨진 SK하이닉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꼼꼼히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허윤영 기자를 보내고 시작할까요. HY 203반도체, 너는 집으로 가라!

앵커> SK하이닉스 광고가 인기라는데 어느정도인가요?
SK하이닉스 광고 캡쳐

기자> 제가 지금 방금 검색을 해봤는데요. 유튜브 기준으로 현재까지 조회수가 1,500만을 넘겼습니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5,000만명 정도 되니 4명 중에 1명은 이 광고를 봤다는 건데요. 업계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광고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SNS 기준으로 조회수 200만을 히트작이라고 하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은 상태죠. 조회수뿐만 아니라 광고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참신하다는 평가도 있었고 어떤 네티즌은 광고를 보려고 유튜브에 들어온 건 처음이라는 말을 남겨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무슨 내용이길래 이렇게 화제를 모은거죠?

기자> SK하이닉스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를 만드는 B2B기업입니다. 사실 IT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말도 생소할 수 있는데요. 시가총액 2위 기업지만 그에 반해 SK하이닉스가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죠.

제가 지금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들고 왔는데, 이건 제가 예전에 썼던 LG전자의 G5기기의 기판입니다. 여기 보시면 SK하이닉스라고 적혀있는 반도체가 있는데요. 스마트폰의 정보나 기록을 잠깐 저장해 놓는 모바일 D램입니다. 이런 D램은 스마트폰에도 모두 들어가고 뭐 노트북이나 PC에도 들어가니 사실상 다들 반도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데, B2B 제품이다 보니 대부분은 잘 모르는 거죠.

이번 광고에서는 이런 D램이나 낸드플래시를 사람으로 의인화해 SK하이닉스가 하고 있는 사업을 설명했는데요. 줄거리를 보면 SK하이닉스에서 만들어진 메모리반도체가 취업에 성공하듯이 PC방이나 스마트폰, 또 AI, 우주 등으로 보내진다는 내용입니다. 광고 말미에 "안에서 밖을 만든다"라고 했는데요. 여러 전자기기에서 쓰이고 있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 광고를 보고 좋은 인재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이번 광고를 담당한 SK하이닉스 관계자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원정호 / SK하이닉스 브랜드전략팀장 : SK하이닉스는 B2B기업입니다. 저희가 광고를 한다고 저희 제품을 사주시고 그런 성격의 회사는 아닙니다. 그래서 올해는 광고 타켓을 젊은 층으로 좁혀봤습니다. 20~30대 중심으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서 젊고 실력 인재들이 SK하이닉스를 일해보고 싶은 회사로 인식하게끔 하는 것을 역점에 뒀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소셜미디어 채널의 트렌드인 유머 코드를 택하기도 했고요. 저희 메시지는 반도체가 미래 첨단기기에 모두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습니다.]

앵커>말씀하신대로 B2B기업이다보니 그런 의미를 전달하는대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광고는 SK하이닉스에서 직접 만든 건가요?
SK하이닉스 광고 캡쳐

기자>네. 사실 SK하이닉스로서는 기업 이미지를 세련되면서도 친근하고 또 그 의미까지 잘 전달해야 하는데,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컨셉으로 하고 싶다는 뜻을 광고기획을 맡은 이노션에게 전달했고, 이노션이 그에 맞는 시나리오를 제시해서 광고가 탄생하게 됐다고 합니다. 또 이번 광고에서는 우주로 가는 반도체 역할을 맡은 여주인공이 주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유명한 연예인을 쓰지 않은 배우를 쓴 이유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안에서 묵묵히 일하는 그런 모습을 신선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의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허윤영 기자가 입었던 저 옷이 굉장히 무겁더라고요. 그래서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앵커> 광고도 광고이지만 사실 SK하이닉스가 주식시장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죠. 주가가 1년 사이에만 2배가 올랐으니까요.

기자> 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해 5만원선에 최근 9만7,000원까지 급등했습니다. 실적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면서 주가 역시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인건 데요.

세부적으로 보시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1분기가 비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1분기만 놓고 봤을 때는 사상 최대입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광고에서 나왔던 대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처가 다양해져 메모리반도체의 몸값이 높아진 건데요.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D램 평균 가격은 3.94달러로 3월 대비 3.41% 상승했습니다. 5월도 같은 3.94달러를 기록했고요. 지난 2016년 5월 이후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가격은 201%나 상승했습니다. 가격 하락이 우려됐던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도 5.6달러로 8개월 연속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D램이나 낸드 가격이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요.

앞서 노트북이나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도 더 고사양화되고 또 글로벌 IT 기업들의 서버 구축이 늘어나면서 서버향 제품들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지금은 정말 호실적을 보내고 있는 SK하이닉스지만 사실 힘든 시기도 있었죠?
2011년 당시 하이닉스 광고 캡쳐

기자> 네. 지금 제 뒤로 나오는 게 2011년에 제작된 하이닉스 광고입니다. 당시 하이닉스는 SK그룹에 인수되기 전인데요. 채권단 관리를 조기 졸업한 하이닉스는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지만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경쟁이 치열한데,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M&A가 몇번 불발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당시에 하이닉스 직원이면 맞선자리에서도 퇴짜를 맞을 만큼 인기가 없었다고도 합니다. 그만큼 회사의 존재감이 떨어졌다는 말인데요. 회사로선 직원들의 이런 마음을 달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10년 만에 TV 광고에 나섰다는 겁니다. 당시 광고 문구가 "오래가고 좋은 회사"였는데요, 그다음 해인 2012년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그 광고 카피가 현실화됐습니다.

먼저 실적을 보게 되면 2013년 연간 영업이익 3조3800억원을 기록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구요. 이후 5년까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13조7,000억원을 넘었고요. 매출액도 3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합니다. SK로 인수 이후 하이닉스는 2013년에 3조9,000억원을 투자했고요. 2014년에는 5조원을 넘게, 2015년과 2016년에는 6조원, 작년에는 10조원을 투자하며 성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당장 실적은 긍정적이라고 앞으로 또 10년을 준비해야하는 시점이기도 하지요. 특히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의 추격 등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고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나서면 D램이나 낸드 가격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일단 중국은 2026년까지 총 200조원을 반도체에 쏟아부어서 현재 15%인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요. 며칠 전 해외의 기관에서는 중국의 낸드플래시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삼성, SK, 마이크론 중에 하나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는 아주 비관적인 시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의 비중이 높아 낸드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점유율도 D램의 경우 27%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이지만 낸드플래시는 9.8%로 5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일단 SK하이닉스는 72단 낸드플래시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청주에 짓고 있는 낸드플래시 공장도 내년 6월 완공이 목표였지만 그 시점을 올해 연말로 앞당겨서 공장을 조기에 가동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오늘 최종 마무리되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참여한 것도 이러한 낸드시장에서의 영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약 4조원을 도시바 메모리에 투자했는데요. 낸드플래시 점유율 2위사인 도시바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장기적으로 기술제휴나 공동생산 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네. 당분간은 일단 반도체 가격이 좋고, 앞으로를 위한 투자도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는 것 같은데요. 다시 광고 이야기로 돌아가서 SK하이닉스가 2편도 준비하고 있다구요.
SK하이닉스 광고 캡쳐

기자> 네. 이번 광고는 1편인데요. 앞으로 두편을 더 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편은 이달에 공개가 된다고 하는데요. 역시 사람으로 의인화된 남녀 반도체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SK하이닉스의 어떤 부분을 또 잘 표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지은 기자 (pje35@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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