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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 선임 막판 혼전…'적폐, 낙하산' 딜레마

권순우 기자



포스코의 새 수장이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코 CEO 카운슬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진행한 외부 추천 인사 검토 작업을 마무리 했다. 외부 추천을 받은 8명의 인사들은 내부 CEO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후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하게 됐다.

포스코 승계 카운슬은 내일(12일) 18명의 사내외 회장 후보들을 5명으로 압축해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카운슬이 제안한 5명 내외의 후보를 14일 심층면접하고 최종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멤버는 사외이사 전원(7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5명은 카운슬 멤버이기 때문에 카운슬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친 최종 1인은 6월말 경 이사회 의결, 7월말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신임 포스코 회장으로 확정된다.

최종 5인의 후보에 누가 포함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한 내부 후보로는 오인환,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정우 포스코 켐택 대표,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이 거론되며 외부 인사로는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회장 선발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포스코 전 회장들이 모여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루머가 도는 등 혼전 양상이다. 지목된 인물은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이다. 김 전 사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초, 중 학교 동문, 이낙연 국무총리와 고등학교 동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말이 안나왔으면 모르지만 바른미래당이 공개적으로 지목을 하는 등 배후설 논란이 수면위로 올라왔기 때문에 카운슬 멤버들에게는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퇴직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고 있다. 김준식 전 사장은 포스코 사장에서 퇴직한 후 2016년 일진제강 대표이사로 영입된 바 있다. 특수강을 전문으로 하는 일진제강은 포스코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 업계에서는 김 전 사장이 포스코 재직시 일진제강과의 거래 관계를 이용해 퇴직한 뒤 영입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노 전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부산'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 때문에 막판 유력설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김준식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퇴직 후 행보가 문제가 되고 있다. 박 사장은 2014년 포스코에서 퇴직한 후 나이스그룹 계열사인 나이스디앤비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나이스그룹은 국내 빅3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를 계열사로 둔 그룹으로 포스코는 나이스신용평가의 주요 고객이다.

특히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이기도 했던 박기홍 사장은 재직당시 동반성장 프로그램인 포스코윙크를 만들었는데, 당시 전산업체인 나이스디앤비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직에 있을 때 일감을 주고 퇴직 후 해당 업체에 사외이사를 맡으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은 나이스디앤비 사외이사 재직 중에 포스코에너지 사장으로 선임 된 이후 사외이사직을 중도 퇴임 하지 않아 겸직 금지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내부 서열 1,2위를 다투는 오인환, 장인화 사장은 권오준 회장하에서 임명됐다는 점이 오히려 걸림돌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오준 회장이 중도 퇴임하는 와중에 권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기존 인물을 새 회장으로 이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두 인사는 철강(탄소강)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된다. 오인환 사장은 마케팅 분야, 장인화 사장은 권오준 회장과 같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으로 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동안 포스코 CEO는 대부분 포스코 사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철강(탄소강)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이 마케팅, 기술, 사업 다각화 등을 강조한 인사를 단행했고 이때문에 내부 최대 세력인 탄소강 부문 출신인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최순실 세력의 청탁을 거부 했다가 한직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의 복귀 가능성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 등 잡음이 나오면서 카운슬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아무리 공정하게 선임을 하더라도 사내 후보는 ‘적폐’, 사외 후보는 ‘정치 낙하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포스코 안팎에선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포스코가 연루된 의혹을 제대로 밝히려면 외부 인사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주장에 힘을 받아 일부 외부 출신 인사들은 자신들의 낙점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워낙 셈법이 복잡하다보니 전문성, 리더십, 정무적 감각 등 어느 한 요인만 이야기할 수 없다"며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할 것임을 전망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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