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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외국계은행, 선진금융은 커녕 고금리에 배당금만 '쏙'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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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경제금융부 조정현 기자입니다. 은행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과 함께, 은행권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자 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치솟으면서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됐는데요, 특히 외국 자본이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고금리 논란, 고배당 논란이 갈수록 뜨겁습니다. 출범 당시에는 선진금융을 전수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외국계 은행의 현실, 지금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앵커> 외국 자본에 넘어가면 고수익에 혈안된다, 고배당만 신경쓴다, 이런 논란들이 으레 불거지곤 하는데, 은행도 예외는 아니죠?

기자> 국내의 외국계 시중은행이라고 하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죠.

씨티은행이 지난 2004년에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에 진출했고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과거 5대 토종은행, 조상제한서의 제에 해당하는 한국 3위 은행, 제일은행을 인수했습니다.

사실 국내 대부분의 은행들이 과거 통폐합 작업을 거치면서 외자를 대규모로 끌어들여 현재 상당 부분 '외국계화' 돼 있는 상황인데요.

KB와 신한, 하나 등 주요 은행지주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가까워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습니다.

이런 상황이 은행들을 가계 영업 위주로 단기 실적에 치중하도록 만들었고 결국 금리 장사에 치중한 서로 닮은 붕어빵식 영업, 고배당 논란을 낳는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대출 문제도 은행의 '외국계화'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죠.

오늘 얘기할 두 외국계 은행, SC제일과 씨티은행의 경우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앵커> 글로벌 금융사가 진입하면 금융의 선진화가 이뤄질 것이다, 이런 기대들도 많았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죠?

기자> 이들 외국계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그룹의 기법과 정보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기업금융 솔루션을 이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의 금융 솔루션을 연결해줍니다.

씨티은행도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PB 부문에서 인기가 높은데, 이런 것들 가지고 선진금융 이식, 메기효과라고 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선진금융 전수 보다는 이들 은행들이 오히려 고금리 장사, 가계대출 장사 같은 한국 은행권의 문제점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더 많습니다.

앵커> 과거 제일은행 같은 경우는 규모도 컸지만 경제의 핏줄 역할도 제대로 했던, '나이스'한 은행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주소는 어떤가요?

기자> 제일은행은 과거 기업금융 쪽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말씀대로 산업계 적재적소에 돈줄을 대는 경제의 핏줄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이죠.

인수되기 전만 해도 전체 여신 가운데 가계대출의 비중은 20% 대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외국 투기자본을 거쳐 외국계 은행이 된 직후인 2005년에는 가계대출 비중이 80%까지 치솟았습니다.

현재는 2005년에 비해서는 좀 낮아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70%에(64% 2016, 67% 2017) 육박합니다.

보통 가계 비중이 50%를 밑도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서 크게 높습니다.(국민 52, 신한 45%, 하나 45%, 우리 48%)

기업금융의 대명사로 불리던 은행이 단기 이자 장사에 치중하는 가계대출 전문 은행이 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앵커> 가계를 상대로 한 영업에 쏠림 현상이 심한데다 고금리 논란도 낳는다, 이런 상황이란 얘기죠?

기자> 개인 신용대출을 기준으로 보면 씨티은행의 대출금리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4대 시중은행과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를 비교한 것인데요.

씨티은행의 대출금리는 4대 은행 평균보다 거의 3%포인트 가까이 높고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달합니다.

신용 7~8등급 대출자에게는 무려 11.3%의 고금리를 매겨 놨습니다.

대출금리는 높은데 예적금 금리는 1% 대를 고수하고 있어서 예금 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 즉 예대차가 은행권 최고입니다.

그런데도 외국계 은행들의 영업 효율성은 떨어져서 선진금융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입니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죠, 자산 대비 순이익 비율을 뜻하는 총자산수익률이 0.4% 대에 그칩니다.

높게는 0.7% 선을 넘어선 대형은행에 크게 못미치고, 지방은행을 더한 전체 은행권 평균에도 미달합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또 벌어들인 돈은 외국 본사로 빠져 나간다는 얘기군요? 고배당 논란이라고 하면.

기자> 해외 본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외국계 은행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을 낳았습니다.

SC제일은행이 1,250억원, 씨티은행이 939억원을 송금해 번 돈의 40% 가량을 배당에 썼습니다.

최근 3년으로 기간을 넓히면 배당은 더 파격적입니다.

두 은행이 3년 동안 본사에 보낸 총 배당금은 무려 1조원을 가뿐하게 넘습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무려 7,050억원을 본국에 보냈는데요,

적자일 때도 대규모 배당을 해서 3년간 번 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당에 썼습니다.

앵커> 지분을 가진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을 하는 걸 막아서는 안되겠지만, 이렇게 상식선을 넘는 배당은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겠어요?

기자> 이렇게 고금리, 고배당 논란이 나오는데 영업기반이 확대되기는 어렵겠죠.

여신 기준으로 두 은행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과거 3대 은행이었던 SC제일은행은 3년 동안 3% 중·후반 선을 맴돌고 있습니다.

특히 씨티은행은 점유율은 그나마 3% 선을 간신히 넘겼던 점유율이 최근에는 2% 초반까지 주저 앉았습니다.

이대로라면 1%대 점유율도 시간 문제라는 경고음이 내부에서 나오는 현실입니다.

앵커> 열심히 일했는데 수익 상당분이 해외로 가면, 직원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힘이 빠질 일일 텐데요?

기자> 실제로 사기 저하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번 돈의 상당수는 해외로 가는데 정작 국내 직원에 대한 혜택, 투자에는 인색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엄청난 배당을 하는 SC제일은행의 경우 직원들의 대우가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돕니다.

대형 은행들보다 직원 평균연봉이 1,500만원 까이 낮고 지방은행 수준에도 못미칩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싶어하고 고객들도 거래하고 싶어하는 '휴먼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현실은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어제 SC제일은행의 새 노조 집행부가 출범했는데 새 노조는 고배당과 저조한 투자 등의 현안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낸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외국계 은행들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될 것 같은데, 관련 소식 계속 전해주시죠. 조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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