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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수상한 M&A⑬] 공개 M&A도 빨간불…또다시 표류하나

이대호ㅣ정희영 기자



경남제약 공개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대주주인 이희철 전 회장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까지 현 경영진이 추진한 M&A에 반기를 든 것. 이 전 회장 지분 7.89%를 인수한 에버솔루션 측도 새로운 M&A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이희철 전 회장 반격…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이 전 회장이 지난 5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현 경영진이 새로운 최대주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4일)한 바로 다음날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앞서 경남제약 경영진은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최대주주 공개유치를 진행했으며, 지난 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KMH아경그룹을 선정한 바 있다.

경남제약 측은 이 전 회장이 현 경영진의 경영 정상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지정 사유를 제공한 당사자 이희철 씨가 경영개선계획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고, 다수의 소액주주가 희망하는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져버리는 비상식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더욱이 이 씨는 회사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고도 이러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또 다른 갈등…소액주주, 경영진 해임 추진

또 다른 산도 있다.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 해임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선 것.

소액주주 정영숙 외 3인은 지난달 29일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냈다. 주요 안건은 류충효 대표와 이창주 전무, 김재훈 사외이사, 황병섭 감사 등 경영진 해임이다. 이들 소액주주는 임시주총을 통해 새로운 이사 6명과 감사 1명을 이사회에 입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진형 경남제약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현 경영진이)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회사의 주권 거래정지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공개 M&A에서도 제대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인수자를 찾겠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쌓여가는 불신, 깊어지는 갈등의 골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공개 M&A에 의혹을 품고 있다.

사전 협의 없이 불시에 공개매각을 공고한데 이어 인수의향서 제출 시한도 영업일 기준으로 3~4일로 지나치게 짧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미 경영진이 내정한 기업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해왔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지난달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 공개를 요구해왔다.

소액주주들의 심사 '참관' 요구를 사측이 수용하기도 했지만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사측이 소액주주 대표자 1인의 참관 자체에 의미를 둔 반면, 소액주주들은 심사 기준과 경쟁사 현황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인수의향 기업들의 프라이버시와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정보 이용) 우려 등을 들어 세부적인 자료 공개에는 난색을 표했다.

이를 두고 이진형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M&A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주 참관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수차례 거절 후 공시 전에 누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는지만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후에도 심사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심사 평가 요소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남제약 지분 7.89%(88만8,000주)를 확보한 에버솔루션도 소액주주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소액주주모임과 에버솔루션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MH아경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지분 12.95%를 가진 이희철 전 회장을 압도하려면 한번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상당량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KMH가 이 전 회장과 동등한 지분 12.95%(145만 6,146주, 1주당 발행가 1만 4,650원)를 확보하는 데만 213억원이 든다. 최소 400억원 이상은 투입해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또한 소액주주들은 KMH아경그룹이 이번 유상증자를 최소한으로 실시하고, 향후 주식거래가 재개된 뒤 주가가 떨어졌을 때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KMH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지분을 취득할 수 있고, 일반 주주들은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KMH는 소액주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겠다고 밝혔으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액주주모임 측이 KMH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면담을 거부했다. 만나기도 전에 위임장을 준비해오라는 식으로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 "M&A, 처음부터 다시...새 인수자 데려오겠다"

소액주주와 에버솔루션 측은 또 다른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KMH아경그룹을 대체할 다른 인수자를 찾아오겠다는 것. 이들은 제약 관련 기업과 실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버솔루션 측은 "사실 이 전 회장 주식 가압류로 최대주주 주식 양수도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서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방안을 회사 측과 논의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현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공개매각 M&A를 공고해버렸다"고 말했다. 공개 M&A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한 소액주주모임 관계자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M&A"라며, "모든 단추를 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남제약 측은 "지난달 공개매각을 공고했을 때 소액주주 측에도 주변에 좋은 기업 있으면 인수의향서 1장짜리만 내도 좋으니 참여시키시라고 했다"며, "당시 제대로 된 인수주체를 데려오지도 못하고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남제약 경영진은 정면돌파 한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모임 측이 정말 대다수 소액주주들을 대변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직접 다수의 소액주주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오는 19일 오후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IR)을 열고 경영현황과 경영개선계획 진행 상황, 향후 계획 등을 밝히겠다고 12일 공시했다.

경남제약 측은 "많은 소액주주들이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희망하고 있고, 이를 위해 회사와 KMH에 협조하겠다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공개 설명회를 열어 남아 있는 의문도 풀어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산업2부 = 이대호ㅣ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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