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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된 '지뢰제거 테마주'

"테마주 엮기 불공정거래행위 의심...투자자 주의해야"
이대호 기자



일부 코스닥 중소형주를 '지뢰제거 테마주'로 엮으려는 흐름이 나타나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북 이슈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와 이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서희건설은 하루 아침에 '지뢰제거 대장주'가 됐다. 지난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도 16.56% 급등했다. '지뢰제거 사업 진출' 소식에 주가가 단 2거래일 사이 1,255원에서 1,900원으로 51% 뛰었다. 시가총액은 2,170억원에서 3,296억원으로 1,126억원 급증했다.

지난 11일 지뢰제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MOU를 체결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물론 관련 매출은 아직 없다. 민간단체와 MOU를 맺은 수준이고, 국방부로부터 관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 상황도 없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서희건설은 MOU를 맺었다는 내용은 사실 같지만, 실제 지뢰제거 능력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뢰제거와 연관성이 전혀 없는 소형주까지 '엮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로보로보'는 장중 29.67% 급등했다. 역시 지뢰제거 테마주로 엮였기 때문.

이날 일부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 로보로보를 두고 '지뢰제거 로봇 개발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유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로보로보는 지뢰제거 로봇과 무관하다. 이 회사는 어린이 코딩 교육용 소형 로봇과 교재 개발 전문기업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육이 주목적으로 비무장지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로보로보 관계자는 "회사로 (지뢰제거)관련 문의가 좀 왔었다"며, "어디서 시작된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급등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12일 상한가에 근접하던 로보로보 주가는 장 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이 13.38%로 좁아졌고, 14일에는 5.9% 급락했다.

이같은 흐름은 '인터불스'와 '퍼스텍'에서도 비슷했다.

지난 12일 인터불스는 14.77%, 퍼스텍은 18.4% 급등했다. 장중 상승폭은 이보다 각각 약 4%포인트, 9%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장 후반 주가가 밀렸다는 뜻이다. 결국 14일에는 각각 3.24%, 12.78% 급락했다.

두 회사 모두 지뢰제거와 사실상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불스는 FPCB(연성회로기판) 가공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뢰제거 로봇은 물론 산업용 로봇 제조조차도 없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표준산업분류표 상 이 회사가 '산업용 로봇 제조업'으로 분류돼 있어 오해가 생긴 듯 하다"고 말했다.

방산업체인 퍼스텍의 경우 다목적 무인로봇에 들어가는 구동 및 제어 장치를 만들기는 하지만, '지뢰' 관련 사업은 없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봐도 '지뢰'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자회사 유콘시스템을 통해 무인항공기, 무인로봇 등에서 제공되는 영상과 정보를 비교·분석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를 두고 '지뢰제거에 활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 그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퍼스텍 관계자는 "지뢰제거 사업은 연구개발 초기 단계여서 어떤 내용으로 추친된다고 설명드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엮어서 급등시키려는' 일각의 의도가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 자정 작용이 생기려면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엄벌이 많아져야 할 것"이라며, "지방선거, 대북경협, 우선주 등 각종 테마주를 집중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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