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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농협홍삼 한삼인, 특판 저가제품 난립에...가맹점 줄폐점

유지승 기자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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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시간입니다. 오늘은 '농협홍삼 한삼인'에 대한 내용입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점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한삼인 본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2부 유지승 기자 나와있습니다. 공정위가 한삼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정위는 이달 초부터 한삼인 본사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특판벤더 제품'을 여타 업체들에게 부당한 방식으로 유통해 가맹점 영업권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지난 1월 본사를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습니다.

공정위는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 면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참고로 농협홍삼 한삼인은 2002년 8월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자회사입니다.

앵커2) 특판벤더 제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이게 어떤 건가요?

기자) 먼저 특판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특판은 상품의 홍보, 또는 보급을 위해 특정 상품을 특별히 판매하는 일을 뜻합니다. 특판 제품은 말 그대로 특정한 목표로만 일시적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상품을, 벤더는 이를 유통하는 업자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삼인의 경우 한 기업이 창립일 등의 기념일에 직원들에게만 선물할 목적으로 상품을 의뢰하면 주문 받은 업체가 한시적으로 해당 제품을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이 때문에 브랜드만 같을 뿐 정식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과 내용물이나 패키지, 가격이 다릅니다.

본사와 가맹점주의 충돌이 시작된 건 지난 2014년부터 입니다. 이때부터 본사가 가맹점주에게는 제한한 인터넷, 홈쇼핑 판매를 특판벤더들에게 열어줬고, 이에 저가 제품이 난립하면서 점주들이 수익에 큰 타격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앵커3) 그러니까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상품은 온전히 매장에서만 판매해야 하고, 특판벤더들이 판매하는 제품들은 온라인, 홈쇼핑에서 자유롭게 판매가 되는 거군요? 이것만으로도 가맹점주들에게 매우 불리한 여건인데요. 가격 부분에서도 차이가 크다고요?

기자) 네 한삼인 가맹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홍삼제품과 유사한 특판벤더 제품을 비교해봤는데요. 화면에 보이는 제품 겉면에는 모두 농협홍삼 한삼인 브랜드가 똑같이 박혀 있고, 스틱 개당 용량과 패키지 까지 외형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른쪽 제품이 용량이 2배 많은데다 가격까지 저렴합니다. 물론 홍삼 함유량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오른쪽(홍삼정 굿데이) 제품이 8%인 반면, 왼쪽(홍삼정스틱라이트) 제품이 15%로 두배 가량 많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함유량을 자세히 보지 않는데다, 홍삼제품은 선물용이 많다보니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경쟁력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왼쪽의 특판벤더 제품이 한삼인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할 만큼 판매율이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4) 특판벤더들의 수익이 올라가는 대신, 가맹점주들의 수익은 꺾이는 그런 여건이라는 거죠?

그렇습니다. 특히 본사는 특판벤더들에게 온라인, 홈쇼핑 채널 뿐만 아니라 신문 등에 벤더들이 직접 광고를 싣는 것도 허용하고 있는데요.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손님들이 신문에 난 홍삼 제품 특가판매 광고를 보고 매장을 찾았다가 왜 같은 제품이 없냐며 따지고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실제로 문을 닫는 매장들도 늘고 있습니다.

특판벤더 제품이 난립하면서 그야말로 매장 제품들이 완전히 밀려나는 형국인데요. 화면을 보시면 더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홍삼판매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에 한 대형마트의 판매대인데요. 이들 제품 모두 특판벤더 제품입니다. 또 한 트럭에서 파격할인을 앞세워 각종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특판벤더가 유통한 한삼인 홍삼이 팔리고 있습니다.

특판벤더 제품의 침공 뿐만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며 점주들은 토로합니다.

실제 한삼인의 가맹점 수는 지난 2012년 222개에서 점차 줄어 2016년에는 두자릿수인 88개로 크게 줄었습니다. 폐점이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에는 매장수가 70개 안팎으로 계속 감소 추세입니다.

앵커5) 이 논란이 시작된게 2014년이라고 했는데, 상황이 이런데도 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한삼인 가맹점주들은 4년 전부터 본사에 계속으로 이 문제 개선을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점주들에 따르면 본사는 해결하겠다고 구두 상으로 언급만 한채 약속을 미뤄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가맹점주들이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국회의원실을 통해 본사에 서면 질의를 하자, 바로 다음달 처음으로 구체적인 해결을 위한 서면 약속을 했습니다.

화면에 보이시는게 MTN이 입수한 자료인데요. 본사가 작년 10월에 가맹점에 제시한 <판매,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추진계획안>입니다. 여기에는 특판 벤더는 B2B 및 폐쇄몰에 한정해 영업토록 계약을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바로 이 부분이 가맹점주들이 개선을 요구했던 내용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특판벤더 상품은 당초 취지인 기업 또는 단체에만 공급한다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특판벤더들의 판매 대상이 소비자가 아닌 기업이나 단체가 돼 유통 질서가 잡히게 됩니다. 또 이른바 네이버 쇼핑에 검색이 안되는 폐쇄몰에서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후 본사의 약속 이행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특판벤더 제품들이 버젓이 온라인상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해당 문제의 개선 작업을 맡긴 임원을 두 달만에 돌연 교체하면서 본사가 약속을 지킬지 여부에 대해 점주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한삼인 본사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가맹점주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며 "아직 특판벤더 계약이 남은 업체들이 있어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한삼인이 이미 무너저버린 유통 구조, 브랜드 이미지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6) 정말이지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한삼인 브랜드를 믿고 수천, 수억원을 투자해 매장 문을 연 점주들이 본사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지승 기자 (raintr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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