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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삼성·LG전자 보다 우리가 더 잘나가"…중견기업들의 승부수는?

강은혜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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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부 강은혜 기잡니다. 전자업계가 포화상태에 직면한 가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색 가전 개발에 적극나서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소비 패턴과 트렌드에 따라 전통 가전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 이슈가 전자업계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견업체들이 전기레인지, 복합가전 등을 앞세워 비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고 있는데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보통 전자제품하면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시장을 주도하기 마련인데, 전기레인지의 경우 중견기업들의 성적이 더 좋다고요?

기자> 네, 전기레인지 시장 점유율 수치만 보더라도 그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작년 기준으로 업계가 추산하는 전기레인지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SK매직이 차지했습니다. 이어 쿠첸과 린나이 순인데요.

이 수치는 1~2구까지 소형레인지까지 모두 포함했을때 대수 기준입니다.

대수 기준으로 했을 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업계에서는 이 기준을 두고 말이 많은데요. 쿠첸의 경우 3구 이상부터만 집계에 포함하고 있는데, 그렇게 기준을 삼으면 쿠첸이 업계 1위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금액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삼성 측은 3구 이상 프리미엄 제품들을 주력으로 밀고있다 보니 대수기준으로 하면 점유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금액기준으로 보면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기준에 대해선 논란이 있긴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중견기업들이 더 우세하긴 합니다. 양판점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중견업체들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의 제품이 더 잘팔릴까? 그 이유가 궁금하실텐데요.

사실 가격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거든요. 가격보다 중요한 것이 주방가전이라는 제품 특성 때문입니다.

우리가 삼성, LG 제품이 다 좋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김치냉장고'하면 대유위니아를 떠올리고, '밥솥'하면 쿠쿠전자나 쿠첸을 떠올리듯이 주방가전은 예전부터 중견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장이었습니다.

특히 SK매직은 동양매직 시절부터 가스레인지로 유명했기 때문에 주방가전에 있어서는 중견기업들의 브랜드파워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방가전에는 중견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대기업에 맞서 경쟁하려면 아무래도 차별화된 특징이 있어야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중견기업들은 자사의 대표 주방가전 제품의 기술을 전기레인지에 접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요.

쿠쿠전자는 밥솥로 워낙 유명하잖아요. 이 밥솥에 사용된 기술을 전기레인지에 적용했습니다.

전기레인지는 다 좋은데 화력이 약해서 쓰기 불편하다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런점에 착안해서 '초고온 모드'를 탑재해 열제어 효과를 높였습니다. 또 인덕션 부스터 기능도 있어서 단기간에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려서 조리시간을 줄여주는 겁니다.

린나이도 종합열기기 기업이다 보니 관련된 기술을 전기레인지에 활용해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인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SK매직은 가스레인지로 쌓아온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기술을 전기레인지에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업계에서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기도 하고요.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탑재된 전기레인지를 지난해 7월에 업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삼성이나 LG전자 지난 달에 IOT 전기레인지를 출시했는데 이보다 훨씬 앞서 내놓은 겁니다.

상품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SK매직 관계자의 설명 들어보시죠.

[윤은상 / SK매직 가전상품기획팀 과장 : 전기레인지는 유럽에서 유행을 했지만 국내에 정착한지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전기레인지는 국내에 맞는 환경과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제품이 돼야지만 소비자들이 찾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저희가 가스레인지를 오랫동안 만들었던 노하우를 접목시켜서 IoT나 안전장치, 조작 편의성 등의 기술개발을 했습니다.]

취재하면서 알게됐는데요. 하이라이트(라디언트)와 인덕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인덕션이랑 하이라이트는 사용할 수 있는 냄비에 차이가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옛날부터 주방에서 사용하던 냄비들이 그대로 인덕션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뚝배기나 알루미늄 냄비가 많다보니 인덕션을 사용하려면 그릇을 전부 바꿔야하거든요. 그런 불편사항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개발할때 하이브리드형을 출시했다고 합니다.

앵커> 전기레인지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도 트렌드에 따라 사이클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엔 '맞춤형, 실속형'이 대세로 꼽히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일단 예전에는 크고, 비싼 럭셔리한 전자제품을 사용하는게 부의 상징이고, 주부들의 소망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개인의 취향에 맞고, 실용성도 좋은 제품을 선호합니다.

맞벌이 가구나 1인 가구가 늘어면서 대형 가전보다는 소형가전이 인기입니다.

실용성을 대변하는 유행어가 있죠.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런 소비 패턴이 가전 트렌드 변화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한 개 제품으로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게다가 최근 미세먼지 이슈가 전자업계에서는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의 공기청정기 '큐브'는 모듈형 디자인으로, 분리하거나 결합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거실은 넓으니까 두 개를 같이쓰고, 필요할땐 분리해서 안방과 자녀방에서 따로 사용할 수있습니다.

코웨이의 경우에는 최근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옷 관리도 해주고, 문을 열면 방 안의 공기까지 관리해 줍니다.

이밖에도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결합된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있습니다.

보통 가전제품은 한번 사면 오래쓰기 마련인데요. 가전회사 입장에선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합니다. 건조기나 의류건조기 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끌기 위한 전자업계의 머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전기레인지처럼 중견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장점을 극대화해 대기업을 제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강은혜 기자 (grace1207@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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