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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기자의 헌집새집]또 등장한 반값 아파트…보금자리 실패 답습 우려

김혜수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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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기자의 헌집새집' 건설부동산부 김혜수입니다. 사진 속 이 아파트는 지난 2009년 공급된 강남의 한 보금자리주택입니다. 당시 분양가격은 3억원 중반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에 그쳐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렸는데요.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어떨까요? 실거래를 보면 10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당시 분양을 받았던 분들은 소위 대박을 터뜨린 셈이죠. 그런데 이런 '반값 아파트'가 또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신혼부부들을 위해 시세의 절반 수준의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는데요.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특이한 기자들에선 또 다시 등장한 반값 아파트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정부가 지난해 11월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정부가 지난해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고 여기에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분양주택 7만가구를 공급하기로 밝혔습니다.

기존 택지에서 3만가구를 공급하고, 신규 택지 4만가구를 추가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런데 이 같은 물량이 3만가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가 지난 19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신혼희망타운물량을 7만가구에서 10만가구로 늘리는 '신혼부부 지원방안'을 보고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수서역세권과 위례신도시, 하남 감일, 성남(복정, 금토), 과천 주암,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이 후보지로 정해졌는데요.

추가된 물량의 경우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로 더 확보하거나 예정된 택지에서 신혼희망타운 물량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물량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은 신혼부부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관심은 분양가인 것 같습니다. 2억~3억원대라고 보도가 되고 있는데, 확정된 겁니까?

기자>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정부는 수서와 위례 등에 공급되는 신혼부부희망타운 공공분양아파트를 3억원 수준에서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사실상 반값 아파트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제가 신혼희망타운 후보지로 꼽히는 수서역세권을 한번 다녀와 봤습니다.

아직 토지 보상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수서역 인근에 신혼희망타운이 조성될 예정인데요.

정부가 공급한다는 신혼부부희망타운은 전용면적 60제곱미터 이하로 공급이 되는데.

이 주변 신축 아파트를 기준으로 전용면적 59제곱미터 기준 아파트값이 10억원이 넘습니다.

또 수서역 주변 좀 오래된 아파트가 있거든요. 거길 보더라도 가격이 꽤 나가는데요.

신동아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39제곱미터가 현재 8억원에 거래되고 있고 비슷한 면적 다른 아파트 역시 시세가 10억원에 육박합니다.

전셋값만 보더라도 39제곱미터 기준이 3억선, 그리고 신축 아파트의 경우엔 6억원 정도 됩니다.

이걸 기준으로 본다면 신혼부부희망타운의 예상 분양가는 사실상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전셋값도 안 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시세의 절반도 안되는 분양가라면 많은 신혼부부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실제 이걸 기다리는 분들도 많겠군요.

기자> 분양가가 파격적인 만큼 경쟁 역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수서, 위례, 과천과 같이 강남권 핵심 입지의 경우 상황이 더 그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인근 부동산 얘기를 들어봤더니요.

분양이 언제인지, 분양가는 얼마에 책정되는지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많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추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 부동산 관계자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수서역 부동산 관계자 : 기다리시는 분들 엄청 많더라고요. 저희한테도 문의가 많이 오는데 신혼부부는 저희가 확정된게 아니어서 섣불리 저희가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발표되는 것 보고 하시라고 하는데 문의는 많이 들어와요.]


앵커> 신혼부부들에겐 뜨거운 관심을 받겠지만, 이런 신혼부부에게 과도한 특혜가 주어지는 게 아니냐는 논란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일단 분양을 받게 되면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될 것 같은데요.

기자 >정부가 지난해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밝힌 신혼희망타운 분양가는 주변시세의 50~70% 입니다.

그런데 3억원대로 분양이 되면 특히 강남권의 경우엔 말씀드렸다시피 반값에도 미치지 못 하는 수준입니다. 말 그대로 '로또' 아파트가 되는 거죠.

이런 과도한 혜택을 왜 주는지 그리고 왜 특정 계층인 신혼부부에게 주는지에 대해선 사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 했거든요.

역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얘기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 박사 : 이것이 공공성이 없다라는 것은 이미 보금자리에서 한번 실패한 정책이었는데 더군다나 이것은 특정 계층 신혼부부라는 결혼한지 7년 이하라는 특정계층에게 몰아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과도한 혜택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데, 앞서 인터뷰에서도 나왔지만 이미 보금자리주택에서도 우리가 익히 경험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무주택 서민을 위해 그린벨트를 50% 이상 풀어 공급한 보금자리주택. 그야말로 로또 아파트가 됐는데요.

당시 세곡동과 내곡동에 공급됐던 전용면적 84제곱미터가 3억 중반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지금은 시세가 12억원을 넘습니다. 시세차익이 8억원 이상이 되는 겁니다.

이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2009년 분양 후 6년간 전매가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전매가 풀리면서 가격이 크게 뛰어 올랐고 최근 몇년새 부동산 호황기와 맞물리면서 강남 입지를 증명하듯 또 한 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혼희망타운 역시 큰 폭의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하지만 그때와는 좀 다른 것이 이번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이 시세 차익에 대한 부분을 어느 정도는 환수하겠다라는 의지를 정부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긴 합니다.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의 로또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세의 70% 수준으로 공급되는 주택에 대해선 수익공유형 모기지와 환매조건부 선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신혼부부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장 30년간 1%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해주고, 주택 가격이 올랐을 때 일정 비율만큼 수익을 환수해 나가는 상품인데요.

이 비율을 최대 50% 정도로 설계하는 안이 추진됩니다.

또 환매조건부는 10년 이내에 주택을 환매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 LH에 환매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세 차익에 대한 부분을 어느 정도 환수한다는 얘긴지만 이 같은 조치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김규정 /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 일부를 환수한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차익이 특정계층에게만 돌아간다는 점에서 주거지원정책의 공공성이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특히 환매조건부는 10년 이내 처분할 경우에만 적용을 받기 때문에 장기보유하는 신혼부부들의 경우에는 시세차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보금자리주택에 비해선 사적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이 어느 정도 보완됐다라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놓은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공급하는만큼 시세차익을 개인이 가질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충분히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앵커>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건 소득 조건일 텐데요. 물론 신혼희망타운 분양시 소득 조건을 분명히 보긴 할 겁니다만 헛점 역시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죠?

기자> 네, 일단 신혼희망타운에 지원하기 위해선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를 넘지 않고 결혼한 지 7년 이내의 자격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강남 신규 분양시장에서 이른바 금수저라고 불리는 신혼부부들이 대거 청약을 해서 당첨된 사례가 적지 않았잖아요.

이 때문에 신혼부부 본인들의 소득은 낮지만, 부모가 자산이 충분히 있는 금수저 신혼부부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이런 우려가 나오면서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올리고, 분양보다는 임대 비율을 대폭 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신혼부부에게 내집마련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혼희망타운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적 자원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세부대책도 꼼꼼히 마련돼야 할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혜수 기자 (cury061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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