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특이한기자들] 경기 내내 중국 광고판만 보이던데…4년후 월드컵엔?

박지은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thumbnailstart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부 박지은 기자입니다. 1%의 기적을 보여준 한국 대표팀이 비록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아직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 축구 스타들의 골잔치 만큼이나 이번 월드컵에 이목을 모으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인데요.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했지만 월드컵의 주요 스폰서로 광고보드를 삭쓸이하면서 매 경기마다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성장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 특히 전기전자, IT 부문은 우리를 얼마나 따라왔는지 또 4년 뒤 중국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저도 월드컵을 보면서 중국 기업들의 광고가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총 몇개의 중국 기업들이 이번 월드컵에 스폰서로 나선거죠?

기자> 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러시아 월드컵에 등장하는 스폰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높은 수준인 피파 공식 파트너가 있고요. 피파 월드컵 스폰서, 그리고 지역 서포터로 나눠집니다.

일단 피파 파트너로는 중국의 완다가 참여했습니다. 완다그룹은 호텔, 쇼핑몰 등 부동산 사업을 하는 기업인데요. 미디어와 플랫폼 사업 등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번째로 높은 수준인 피파 월드컵 스폰서에는 하이센스와 비보 등이 참여했습니다. 하이센서는 가전업체이고, 비보는 스마트폰 제조사죠.

또 지역서포터로는 의류업체 디파이와 전동차업체 야디, 증강현실 전문업체 즈뎬이징이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총 7개 기업이 스폰서로 나섰고요.

광고비는 총 8억3,500만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전체 광고비가 24억달러로 추정되는 만큼 이중 약 3분의 1을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건데요. 미국이 투입하는 4억달러를 앞질러 전 세계 1위 국가로 우뚝 솟았습니다.

앵커> 정말 여러 분야의 중국 기업들이 월드컵의 스폰서로 나섰는데요. 이중에서도 전기전자 관련 업체들이 눈에 띕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분도 계실테고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을텐데요. 비보랑 하이센스는 어떤 회사 인가요?

기자> 네. 먼저 비보라는 회사는 스마트폰 제조사입니다. 광고보드에는 파란 바탕에 이렇게 영어로 적혀서 나왔는데요. 국내에서는 낮설지만 글로벌로 봤을때는 결코 작은 회사가 아닙니다.

작년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6%정도로 전세계 5위였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8.5%에 달합니다. 성장 속도를 보시면 2015년엔 8%에 그쳤는데 약 2년만에 점유율이 두배 이상으로 높아질 만큼 빠른 것으로 볼 수 있고요. 또 새로운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6%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이센스는 가전제품 제조사입니다. 우리에겐 TV제조사로 더 잘 알려져있는데요.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해 삼성과 LG를 이어 전세계 4위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에서는 13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구요. 특히 작년 에는 도시바 TV부분의 지분을 95%나 인수하면서 세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사실 스마트폰과 TV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1등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성장이 위협적인데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저가 공세로 우리기업들을 위협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저가보다는 프리미엄화에 나서면서 우리기업들의 타겟 시장도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비보 같은 경우에는 평균 판매 단가가 214달러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삼성전자의 222달러와 거의 만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적이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따라왔는데요. 지금 보시는 화면이 비보의 최신작 넥스인데요. 지난해에 이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베젤리스에 힘을 쏟았습니다. 전체 화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91.2%에 달하구요. 이를 위해서 스피커와 지문인식센서를 디스플레이에 내장했고 카메라도 필요할때만 나타나는 식의 팝업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지문인식센서는 세계 최초로 비보가 선보였습니다.

하이센스는 레이저 TV를 전면에 내세워 한국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8K까지 지원이 가능한 레이저TV를 올해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인데요. 또 AI 등을 적용시킨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OLED TV도 생산하면서 글로벌 TV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습니다.

앵커> 두회사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봤을때도 중국의 위협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디스플레이죠.

기자> 네. 스폰서로 나선 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무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디스플레이가 지금 가장 위험한 산업군입니다. 사실 디스플레이업계는 한국이 아주 강력한 1위사업자였는데요.

그런데 중국이 디스플레이 굴기에 나서면서 대규모 LCD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올해부터 이 공장들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디스플레이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모양세입니다.

현재까지 반도체는 한국이 기술 우위에 있지만 이 마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중국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엎고 사업을 추진하면 또 금방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비보나 하이센스 등 완성품 제조사들의 성장도 그렇게 반가운 상황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우리기업들이 생산한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을 성장하는 중국기업에 납품해왔는데, 앞으로 부품마저 중국이 들고가버리면 한국 기업들의 먹거리는 사라진다고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전체 산업으로 봤을 때 그럼 현재 중국은 어느정도 왔다고 봐야합니까?

기자> 네. 국내 언론 등에서는 여전히 중국의 추격이라는 말을 쓰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산업경쟁력이 중국에 뒤처져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두나라의 상장기업을 비교해 보니 중국 기업의 수익성, 성장성, 평균 특허 출원 수, 평균 해외 M&A금액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전 기간에 걸쳐 한국기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특히 특허부분에서 중국은 2007년 150건에서 2014년 353건으로 2.5배 증가해 같은 기간 64건에서 130건으로 증가한 한국의 성장 속도를 넘어섰습니다.

또 고기술 수준 중국 상장기업의 평균 해외 M&A금액은 2007년 200만 달러로 250만 달러인 한국보다 적었지만 2014년에는 430만 달러로 6배 정도 증가하였고 한국은 오히려 74만 달러로 규모가 줄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우리보다 앞섰던 연구개발 규모나 M&A 등이 지금 중국의 발전을 이끌었던 것 같은데요. 문제는 앞으로도 중국은 한국을 훨씬 앞서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요?

기자> 네. 앞으로 먹거리가 될 주요 4차 산업에서 중국에게 뒤처진다는 결과인데요. 한국경제연구원 이상호 박사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이상호 /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 : 중국은 4차산업혁명 기술, 즉 클라우스 슈밥이 정의한 12가지 기술에 대한 평점이 우리 대한민국을 100으로 놓고 봤을때 108정도 수준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서 앞서 있다고 볼수 있는 바이오라든지, 신재생에너지, 로봇, 증강현실, 이런 부분도 5년 후에는 중국보다 뒤처질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종합적으로 평점을 냈을 때 중국이 113으로 지금 현재의 기술격차보다 더 벌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방금 내용을 그래프로 담아봤는데요. 보시는 것 처럼 지금은 중국과 약간의 경합을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5년 뒤에는 이처럼 아예 기술 격차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네 상당히 비관적인 상황인데, 그렇다면 우리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요?

기자> 네. 일단 완제품 업체에서는 B2B사업을 키우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B2C사업보다 부침이 덜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의 파나소닉 등도 B2B로 사업 구조를 개편에 부활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삼성전자가 영화관에 LED를 공급하거나 LG전자가 사이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략 중 하나로 해석되고 최근엔 두회사 모두 전장 부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죠. 먼저 LG전자 관계자의 인터뷰 보고 오겠습니다.

[소지섭 / LG전자 홍보실 : LG전자는 차량용 전장부품, 디지털 사이니지, 태양광 같은 전통적인 B2B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빌트인 제품이라든지, 상업용 에어컨, 상업용 공기청정기와 같은 제품의 꾸준한 개발을 통해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부품산업의 경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 우위를 계속 가지고 가야합니다. 특히 OLED 패널이나 D램, 낸드 반도체 등 1등 제품의 기술 격차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관건인데요. 때문에 어느 때보다 기술에 대한 투자나 향후 시장에 미리 대비하는 선제 투자 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약 4년전 월드컵을 찾아보니 그때는 중국업체 중 단 1곳만 월드컵 스폰서로 나섰습니다. 4년 만에 느껴지는 격세지감인데요. 또 2022년 월드컵에서 중국은 어떤 위치에 있을지, 그때 한국은 어떤 상황일지, 앞서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현실이 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지은 기자 (pje35@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