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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성장 발목 잡는 규제…스타트업 '속앓이'

머니투데이방송 박수연 기자2018/07/04 13:27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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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샤오미, 에어비앤비, 위워크…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한 유니콘 스타트업. 지난해 통계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약 186개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미국이 절반이 넘는 99개, 중국이 42개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쿠팡(25위), 옐로모바일(31위), 넷마블(69위) 단 3곳만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로 연결돼 성장기반을 키우는 엑시트(Exit) 순위에서도 한국은 30위권 밖으로 훌쩍 밀려나 있습니다. 중국,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서도 한참 뒤쳐지는 수준입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쑥쑥 커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는 무엇보다 '규제'를 큰 걸림돌로 꼽습니다. 어느때보다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정작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는 갈라파고스 규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련 이야기,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앞서 국내 스타트업의 활성화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짚어줬는데, 현재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고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0만개의 글로벌 스타트업 중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스타트업들 중 한국기업은 단 한곳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민간의 창업 지원에 힘입어 양적으로는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민간자본 투자, 데이터 인프라, 창업 문화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글로벌 대비 저조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업계는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분석합니까.

기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규제'가 스타트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갖가지 규제 장벽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실제 세계 유망 스타트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불법 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통계에 따르면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기업의 사업모델을 고스란히 한국 시장에 적용할 경우 71.3%가 규제에 저촉돼 서비스가 불가능하거나 조건부로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일하다 말고 갑자기 변호사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앵커> 규제로 인해서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은 어떤 곳들이 있나요.

기자> 최근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의 구조조정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년전 택시보다 최대 50% 싼 요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22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며 '한국판 우버'로 불리면서 승승장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이 곳의 김태호 대표가 사임하고 직원의 70%를 구조조정을 하게 됐는데요. 발단은 '출퇴근 시간 선택제'입니다.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카풀을 제공하는 이 제도가 위법이라며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서울시가 경찰 조사를 의뢰하면서 사실상 사업 좌초 위기에 놓인겁니다.

승차공유 규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버스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콜버스'도 규제 벽에 부딪히자 전세버스 예약 서비스 업체로 사업방향을 틀었고요. 카풀 3위 업체였던 '티티카카'도 서비스 출시 5개월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젊은 혁신가들의 꿈을 짓밟은 택시업계라는 검은 카르텔을 이제는 청산해야할 시대"라며 "신기술을 무작정 도입할 수는 없어도 규제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검은 카르텔을 용인해서도 안된다"며 무조건적인 규제를 꼬집었습니다.

앵커> 이 밖에도 어떤 분야가 규제 분야로 꼽히나요.

기자> 바이오·의료도 대표 규제 분야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원격의료는 불법인데요. 대형 병원 쏠림 현상과 의료 민영화를 우려하는 중소 병원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몇차례 법 통과가 무산됐습니다. 때문에 관련 스타트업은 중국,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드론 분야도 규제 대상입니다. 인증 과정과 운행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에서 드론을 띄우기가 어렵습니다. 숙박공유 서비스의 경우 도심 지역 공유 민박업은 외국인에게만 허용되어 있습니다. 내국인을 상대로 할 경우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앵커> 해외 사례와 비교를 해보죠. 이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국내 경쟁력이 밀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글로벌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제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선진국들은 규제를 단계적으로 철폐해가는 추세입니다. 유니콘 기업이 쏟아져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한데요.

국가별 기업 규제 완화 순위를 보면 한국이 꼴찌 수준입니다. 순위가 낮을수록 규제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인데요. 미국, 중국이 각각 12위, 18위인 것에 비해 한국은 95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들을 보면 현재 미국 우버의 기업 가치는 80조원에 이릅니다. 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 역시 빠르게 규모를 키워가며 전세계 5억 5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택시업체와 손잡고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막대한 투자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들의 국내 시장 잠식 우려도 나옵니다. 세게 최대 드론 전문기업 중국 DJI는 2년전 국내에 상륙해 빠르게 국내 상업용 드론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업체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고질적인 문제인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어떤 방향을 가지고 가지고 있나요.

기자> 정부는 기본적으로 규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방향은 드러냈습니다. 현재 규제샌드박스 법안 4건과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포함한 규제혁신 5법은 물론 국회에 장기간 계류돼 있는데요.

지난주 규제혁신 점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며 "규제혁신을 위한 법안들을 시급히 심의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각각의 산업들의 소관부처가 다 다르고,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간의 마찰이 예상되는만큼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 개혁으로 혁신 성장을 하자는 총론에는 공감하나 막상 이해관계가 첨예한 의견들을 조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타트업계도 정책적인 제언들을 하겠군요.

기자> 업계는 금융, 바이오, 헬스케어, O2O 등의 분야에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규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업계 목소리 들어보시죠.

[최성진 /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 빠르게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해야 합니다. 정부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이 그것인데요. 실제로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혁신 사업 영역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사업을 허용하고 그에 따르는 여러가지 사회적 비용이나 책임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선 허용하고, 필요할 경우 사후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를 비롯해 규제를 1개 추가할 경우 1개 이상의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비용 총량제,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할 수 있는 규제개혁 컨트롤타워 설치, 규제 샌드박스(신산업 테스트허용) 도입 등 이 규제 혁신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입니다.

업계는 무엇보다 중요한건 강력한 개선의지라며 시대착오적인 낡은 규제들을 하나씩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단순히 창업기업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중요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 위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최근 10년간 미국 하이테크 산업의 일자리 증가분 50만개 가운데 60%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이 규제로 인력을 감축하지 않고 고용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수연 기자 (tout@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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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과학부 박수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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