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혼란 속 시행…"산업 특성 고려해 탄력적 적용 필요"

[앵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제약업계도 근무시간과 형태를 조절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영업과 연구직이 많은 제약산업 특성상 현장에서의 혼란이 적지 않습니다. 정희영 기자입니다.

[기사]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제약사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원사 기준으로 모두 73곳입니다.

제약사들은 유연근무제와 집중근무시간 등의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일정 시간에만 업무용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가 하면, 집중근무시간을 시행해 초과근무를 줄이도록 하는 겁니다.

문제는 영업직과 연구직.

외근이 잦은 영업직은 '간주근로시간제'를, 특정 시기에 업무가 몰리는 연구직은 '재량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노력에도 현장에서는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약 영업직의 경우 저녁 미팅이나 주말 세미나 참석 등이 많아 근무시간 외에 근로시간 관리가 어렵다는 겁니다.

[A제약사 영업직원 : (연장근무를 신청하더라도) 저녁 8시 전에 모든 것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 카드결제나 식사 마치고 결제하는 시간이 8시반~9시가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것은 적용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연구직도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데다 특정 기간에 집중 근무가 불가피하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 인력 충원도 쉽지 않아 제도 적용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특히 신약 개발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근로시간 제한으로 개발이 뒤처져 신약 가치가 떨어질까 우려하기도 합니다.

제약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평가하면서도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재국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 : 주 52시간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찬성합니다. 다만 제도 적용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서 산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적용을 통해서 이 제도가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이 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업계는 제약 업종의 현실적 고충을 모아 정부에 공식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