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비핵화 로드맵 '엇갈린 반응'…후속 협상 험로 예고

미국과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진행한 첫번째 고위급 협상에서 입장차를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의미하는 범위에 관해 북한과 대화를 나눴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연계된 검증이 있을 것이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북미 고위급 협상 이후 북한이 '유감'을 나타낸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전날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측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신고, 검증 등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안을 들고 나왔다"며 미국의 태도와 입장에 유감을 표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에는 CVID가 명시되지 않았었다. 고위급 회담으로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재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강도적인 비핵화'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가 강도 같다고 한다면 전 세계가 강도"라며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가 정상회담 이후 고위급 협상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후속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측은 빠르게 비핵화 과정을 추진하려는데 반해 북한은 '시간 끌기'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북미 협상에서는 비핵화 시간표 등 '속도'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미 고위급회담 결과에 대해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여정의 첫 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