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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강성 개혁파' 학자 때나 지금이나 윤석헌은 윤석헌

김이슬 기자


취임 이후 두 달 동안 조용히 지내던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공식 데뷔 무대나 다름없는 첫 기자 간담회에서 '전쟁'이란 단 한마디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윤석헌 원장은 금감원 감독 방향성을 제시하는 '금융혁신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금융사들과 '전쟁'을 해야하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발언이다.

얼마 안가 조금 과한 표현이라고 뒷수습을 하긴 했지만 금융권을 바라보는 금감원 수장의 인식이 어떤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금융계의 김상조'란 꼬리표는 괜히 달린 게 아니었다.

감독권한을 극대화할 '종합검사제도'를 3년 만에 부활시킨 것도 윤 원장이다. 금융사 건전성부터 예산, 인사 등 전 업무를 집중 점검하는 종합검사제도는 박근혜 전 정부 당시 규제완화 차원에서 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감독 수위가 완화된 경영실태평가로 대체됐다.

당시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였던 윤 원장은 진웅섭 전 원장 시절 이뤄진 종합검사 폐지 결정을 강력히 비판한 인물이다. 비실대는 감독권한은 곧 소비자 피해 확대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학자 성향이라고 통틀어 빗대긴 하지만 윤 원장은 신념과 소신을 꺾지 않아 고집스럽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윤 원장은 감독체계와 관련해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를 줄곧 강조해온 대표 개혁파다.

이 점은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심기를 꽤 건드려왔다. 윤 원장은 2016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 전성인 교수 등과 같이 쓴 한 논문에서 금융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의 분리, 즉 금감원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늑대' 김기식 전 원장이 물러나니 그보다 무서운 '호랑이' 윤석헌이 왔다는 비유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그런 그가 이번 간담회에서 본격적으로 자기 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산하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시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실상 반대한 사안을 다시 끄집어 낸 것이다. 윤 원장은 수출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키코(KIKO)' 사태를 원점에서 재조사하고,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두 기관 사령탑이 부인할지언정 금융개혁을 둘러싼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가 발생하면서 냉각기류는 감지되고 있다. 감독체계 개편을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두 기관의 신경이 날카롭다.

윤 원장은 독립성 강화와 관련해 "금감원장이 되고 나서 과거 했던 얘기를 자꾸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것처럼 보였지만, 진실은 말보다 행동에서 알아차리기 쉬울 때가 있다.

학자 시절이나 금감원장인 지금이나 '강성 개혁파' 윤석헌은 윤석헌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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