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율 100% 가상화폐거래소 자율규제심사… 빛 좋은 개살구?
조은아 기자
[앵커]
건전한 가상화폐거래소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결성된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첫 활동 결과물을 내놨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자율규제심사를 진행한 것인데요. 이번 심사는 업계를 자정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입니다. 조은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심사 통과율 100%.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지난 5월부터 진행한 가상화폐거래소 자율규제 심사 결과입니다.
12곳의 가상화폐거래소를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는데 전원 통과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심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습니다.
대부분 항목이 해당 내용을 실시했는지 등 '여부'를 따지는 '체크 리스트' 정도였고, 현장조사가 아닌 담당자 인터뷰로 진행돼 실제로 어느 정도 수준을 갖췄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김용대 / 한국블록체인협회 정보보호위원장 : 저희가 1차 심사는 체크리스트 위주로 했기 때문에 체크리스트를 만족한 회사는 결국 다 통과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심사과정도 평가를 했다기보다는 최소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하고 자문하는 정도의 컨설팅에 가까웠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심사 결과가 과연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협회 측에서도 미흡한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첫 시도였던만큼 현실적인 어려움과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협회는 추후 심사에서는 심사요건을 보다 실질적으로 강화할 계획입니다.
[전하진 /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 다음 심사에서는 이번에 느낀 여러가지 문제점을 보완해서 좀더 강력하고 실질적인 네거티브 형태의 보안심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후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등급을 나누는 형태의 발표도 가능하지 않을까...]
당초 업계에선 이번 자율규제 심사가 우후죽순 생겨난 부실 거래소들을 걸러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물로 내놓으면서 공신력을 가지긴 어려운 상황.
이러한 가운데 벌써 일부 거래소는 '자율규제심사 통과'를 홍보하고 나서면서, 이번 결과가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은아 기자 (echo@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