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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최태원 SK 회장, 바이오 전략…공격적 M&A·글로벌화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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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SK그룹의 지주사 SK가 미국 원료의약품 생산기업을 인수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의약업체 인수합병이라 화제가 됐었죠. 오늘은 SK그룹의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공격적 M&A, 글로벌화 등 눈여겨 봐야 할 요소들이 많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은 산업2부 정희영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인수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바이오 사랑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제2의 반도체'로 키우는 것 같다는 평도 나오는데, 사실 지금까지 바이오 사업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최 회장의 바이오 투자는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기자>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투자는 20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바이오 사업은 1998년 시작됐어요. SK의 바이오 관련 사업부에서 의약품 생산을 이때 시작한 겁니다.

이후 2005년 원료의약품 시장으로 확대했고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생산 수주를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 SK 아래에 바이오 기업이 2개 있습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인데요.

2011년에는 바이오·제약 사업 조직을 분사해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을 설립했습니다.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부문을 SK바이오텍으로 물적분할했습니다.

지난 2016년 바이오·제약사업은 다시 전환기를 맞았는데요. SK가 손자회사였던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SK는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전환한 이유를 의약품 생산 사업 육성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요.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보다는 SK의 자금력이 큰 만큼 향후 SK바이오텍에 대한 공격적인 M&A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6월 SK바이오텍이 아일랜드에 있는 BMS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했죠.

SK그룹은 반도체에 이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씨가 지난해 6월 SK바이오팜에 입사하면서 이와 같은 전망은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사업의 특징을 좀 짚어볼까요? 일단 공격적인 투자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2년간 SK가 바이오 사업에 투자한 자금은 1조 원이 넘습니다..

미국 의약품 생산기업인 '엠팩' 인수 외에도 지난해 6월 아일랜드에 있는 BMS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하고, 올 3월 SK바이오팜 유상증자에도 참여했습니다.

제약사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이 1조4500억 원이에요. 그러니까 제약사의 한 해 매출을 투자금으로 쏟아붓고 있는 겁니다.

이번 인수가 화제가 된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해외 기업을 통째로 인수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인수 규모 면에서도 최대 규모고요.

회사는 인수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업계는 7000억~8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엠팩이 비상장사라 정확한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매출 2000억 원, 영업이익 45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인수금액이 과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금력 외에 중요한 것이 제약바이오 사업의 전략이잖아요. SK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나요?

기자> 저는 글로벌화, 현지화라고 생각합니다.

최태원 회장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제약바이오 사업을 추진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신약 연구개발입니다. SK는 국내 최초로 직접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SK바이오팜이 개발하고 있는 혁신신약인 뇌전증 치료제가 미국에서 임상 3상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회사는 올해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승인신청(NDA)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보통 임상2상 후에 기술이전하는 경우가 많아요. 글로벌 임상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R&D 노하우도 중요하고, 비용이 많기 때문이죠.

또한 SK는 미국 현지에 의약품 유통 네트워크도 이미 구축했습니다.

SK바이오텍은 올 1분기에 미국에 'SK바이오텍 USA'를 설립했습니다. 미국 마케팅을 전담하는 현지법인이고요. SK바이오팜은 훨씬 앞선 2002년 미국에 마케팅 현지법인인 'SK Life Science'를 설립했습니다.

사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에야 앞다퉈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있어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산업 규제 이해는 물론 유통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거죠.

특히 SK는 이번 엠팩의 인수로 미국 현지에서 의약품 생산도 가능합니다. 뇌전증 치료제가 미국 허가를 받을 경우 엠팩 생산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옵니다.

한 마디로, SK는 의약품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 마케팅까지 미국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최태원 회장이 그리고 있는 제약 바이오 사업의 그림도 궁금합니다. SK가 내놓은 제약바이오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요?

기자> 우선 세계 1위 CDMO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입니다.

회사는 엠팩 인수로 임상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원료의약품 생산 능력도 40만 리터에서 100만 리터로 확대됐습니다. 기존 SK바이오텍이 운영하는 국내 생산시설의 규모가 32만 리터고, 아일랜드 생산시설 규모가 8만 리터였어요. 여기에 미국 엠팩의 생산능력이 60만 리터에 달합니다.

SK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생산규모를 160만 리터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CMO나 CDMO는 대형화가 필수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안정적인 제품 생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갖춰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태원 회장이 그리는 가장 큰 그림은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입니다. 신약 하나로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리는 미국 화이자와 같은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연구·개발(R&D) 뿐 아니라 생산과 판매,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제약사를 말하는데요. 일단 미국과 유럽의 생산시설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보여집니다. 앞으로 뇌전증 치료제의 미국에서 허가받으면 회사의 목표가 현실화되겠죠.

FIPCO는 국내 제약사 최초 도전인 만큼 업계는 SK의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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