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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서울 아파트 불패신화'에 지방 원정쇼핑족 바빠졌다

김혜수 기자



지난 주말 오래만에 지인을 만날 일로 광주에 다녀왔다.

지인은 신도시인 수완지구에 산다. 신도시로 형성된지 만 10년 정도로 아파트 단지와 학교, 쇼핑시설, 공원이 잘 갖춰져 있어 주거환경이 우수한 편이다. 그런만큼 집값도 광주 내에선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서울에선 구경하기 힘들 법한, 그리고 살고 싶은 주거환경을 갖췄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지인은 요즘 고민이 많다.

"서울 집값이 그렇게 많이 오른다는데 어디 괜찮은 데 없어요?"

맞벌이에 빚도 없이 여유롭게 사는 지인은 요즘 서울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무리 광주에서 잘 나가는 지역에 살고 있다지만 아파트값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인 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이대로 있다가는 안 되겠다는 조급함이 커진 모양이다.

비단 지인만의 고민이 아니다. 주변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실제 서울과 지방 집값의 격차는 큰 폭으로 벌어졌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지방 아파트값은 전분기대비 0.9% 하락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서울 집값은 같은 기간 0.8% 오르면서 4년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7월 9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3.95%로 조사됐다. 27주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보유세 인상 등 연초부터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사실 강남3구 집값의 상승세는 꺾인 반면 개발호재가 있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강남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 집값을 떠받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강남3구 집값은 0.67% 상승한 반면 한강 이북 14개 강북 지역은 2.2% 상승했다.

강남에 이어 비강남 지역의 집값마저 오르면서 지방 사람들의 괴리감도 커지고 있다.

'강남불패'가 아니라 이젠 '서울불패'에 대한 믿음이 커지면서 '지금이라도 서울에 집을 사둬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다락같이 오른 상황에서 선뜻 매수할 만한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서울에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개발호재가 있는 비강남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지방은 경기흐름에 따라 집값 상승과 하락을 더 크게 겪는데 반해 서울은 그런 영향을 덜 받는 학습효과로 인해 지방 거주자들이 서울에 집을 구매하려는 현상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쇼핑 행렬이 장기간 지속될진 확신할 수 없다.

보유세 인상 등 정부가 잇따라 규제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지난 달 전국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주택거래량이 뒷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집값이라고 계속 오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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