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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원 보물선' 쫓던 개미들 '아뿔싸'

반복되는 '보물선'에 대한 집착..주도업종 없이 표류하는 증시도 한몫
허윤영 기자


신일그룹이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 사진=신일그룹

제일제강이 신일그룹이 인양할 계획이라는 보물선 사업과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주가가 급락,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보물선' 테마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제일제강은 18일 최근 주가 급등과 관련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당사는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다"고 해명 공시했다. 회사 측은 "계약 완료 후 당사의 최대주주는 최용석(9.60%)으로 변경될 예정"이라며 "따라서 당사는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해명공시 이후 상한가를 기록 중이었던 제일제강의 주가는 급락세로 곤두박질 쳤다. 해명 공시 직전 상한가 잔량이 230만주에 달했는데 순식간에 급락 전환하면서 6.25% 하락 마감한 것.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인 제일제강의 거래대금은 이날 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총 36조원인 셀트리온 거래대금 1,3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보물선’ 테마에 올라탔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이틀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제일제강 매수 금액은 1,600억원에 달한다. 개인 순매수량은 20만주, 거래 비중은 99.2%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각각 0.26%, 0.06%에 불과했다. 개미들만의 '잔치' 였던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따지고 보면 제일제강의 ‘보물선 테마’는 시장이 만들어낸 것이어서 자충수를 둔 셈"이라며 "학습효과도 있었을 텐데 비이성적인 매매가 이뤄졌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제일제강 주가 흐름 / 사진=네이버금융

게다가 '보물선 돈스코이호' 테마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소 비이성적으로까지 보이는 이번 사태는 과거에도 반복됐다. 예견된 사태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00년 워크아웃 대상이었던 동아건설은 그 해 12월 20일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연속 17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6개월 새 주가가 10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결국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됐다.

하지만 '보물선'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집착은 동아건설 상장폐지 후에도 계속됐다. 동아건설은 상장폐지 된 뒤 약 2년 뒤인 2003년 6월 "돈스코이호의 선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면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인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뒤 동아건설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2배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당시 "돈스코이호에 금괴 적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아건설 사례는 이번 신일그룹 사태와 상당히 비슷하다. 보물선 테마로 주식시장에서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일련의 과정이 그렇다. 그나마 이번에는 제일제강이 보물선 사업과 관련 없다고 미리 선을 그으면서 피해 예방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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