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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기자의 3시 40분] 액면분할 후 개미지옥된 삼성전자

[MTN 마감전략 A+] 람기자의 3시 40분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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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장을 명쾌하게 저격해보는 람기자의 3시 40분입니다. 안녕하세요? MTN증권부 김예람 기자입니다.
오늘은 심상치 않은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 5월 4일, 삼성전자가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변신하겠다며 50대 1로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미국 FANG 주식들이 액분 후 실적 호조와 함께 유동성이 늘어난 탄력으로 주가가 더 올라갔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개인투자자도 삼성전자 주가 랠리에 쉽게 올라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간데 없고, 개장 첫날 장 초반에만 5만 4,000원 가까이 올랐다가 오늘은 4만6천원대로 내려왔습니다. 15%나 내린 겁니다.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이죠.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유동성 증대를 짓누른 것은 예견된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액면 분할 후 유통주식수가 50배 증가했습니다. 주가는 250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떨어졌고요.

지난 3개월 동안 개인과 외국인, 기관의 매매를 보면, 개인은 샀고, 외국인과 기관은 팔았습니다. 개인 순매수량이 늘어난 만큼 보유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개인만 액분을 호재로 인식해 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실현에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은 5, 6, 7월달에 각각 1조3천억원, 1조2천억원, 964억원을 사들였습니다. 주가가 영 안 오르니 매수세가 점차 줄었지만 꾸준히 매수했으니 결과적으로 비중이 늘었겠죠.

외국인은 5월에는 8500억원을 샀지만, 6월과 7월에 각각 1조1천억원, 1700억원을 팔았습니다. 기관은 5월에 2조1천억원을 팔고, 6월에는 1500억원을 팔고, 이달에는 900억원을 샀습니다. 결론적으로 3달동안 개인은 2조6천억원을 사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천억원, 2조2천억원을 팔았습니다.

삼성전자가 개인이 거래를 쉽게 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했다고 밝혔던 만큼, 예견했던대로 개인 자금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몰렸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타이밍의 일치일까요? 실적과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매도에 나섰습니다. 현재 주가는 최근 1년간 최저 수준입니다.

공매도도 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공매도 100순위에도 잘 들지 않던 주식인데, 액분 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공매도량이 가장 많습니다.

삼성전자는 황제주였음에도 사실 유동성이 적은 주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동성 확대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거래 상대방이 없어 가격이 디스카운트 될만한 주식이 아니었다"며 "액분 전에도 유동성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시장은 유동성이 늘어난 후 주가가 올라가는 시그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은 유동성 여부보다는 실적 전망이라는 것입니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이 유독 은 좋았던 것"이라며 "올해 컨센서스도 지난해 대비 30% 낮게 잡고 있었고, 실적 하향세를 그릴 것이라는 점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귀띔했습니다.

액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적 외에 삼성전자가 당면한 중요 시장 상황을 주주와 소통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주 소통, 투자 정보 제공에 대해 소홀했다는 점을 따끔하게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는데요.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지적하는 첫 번째는 주주에게 '액분의 중립성'과 '기업의 향후 전망'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팡(FANG) 기업들,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렉스, 구글 등은 주식 분할 이사회 결의 이전에 충분한 의안정보를 제공했는데요. 기업 경영자가 직접 나와 액분으로 기업 펀더멘털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는 점과 함께 경영 전망,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도 충분히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지적 사항은 중요한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중이던 1조3천억원 어치(0.45%) 삼성전자 주식을 블록딜한 것은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이를 액분 시 밝히지 않았죠. 1.5% 할인된 가격에 외국계에서 이 주식을 사갔기 때문에 시장에 풀릴 수 밖에 없는 주식이었습니다. 이밖에 액분 발표 당시 국회에 계류돼 있던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23%를 매도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주식분할 결정 공시에서 주식분할목적란에 '유통주식수 확대'라고만 적었을 뿐입니다.

물론 예측하기 힘든 외부 요인으로 인해 삼성전자 실적 타격은 더 있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 원화 약세, 미중무역갈등 이후 신흥국에 대한 회피, 중국 A주의 MCSI 신흥지수 편입 등이 있었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유동성 확대가 호재"라는 생각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의 마음은 속타고 있습니다.

2. 개장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아! 시간입니다.
내일은 SK하이닉스 실적이 발표됩니다. 업황 고점 논란을 딛고 오늘은 상승 마감했네요. 또 EU 융커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납니다.

미국이 유럽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카드를 검토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에서 관련 논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뭔가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는데요.
해외 수출에 크게 의존하던 독일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중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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