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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미로에 빠진 즉시연금…환급액은 얼마?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 기자2018/07/27 13:28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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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경제금융부 최보윤 기자입니다. 원금 손실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 은행 예적금이 있죠. 은행 예적금과 비슷하면서 높은 금리를 보장하고 세제혜택까지 주는 보험상품이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할까요? 장기간 묻어둘 수 있는 목돈이라면 보험을 택하는 것이 이득이겠죠. 이런 점 때문에 노후 대비나 목돈 마련에 보험을 활용하는 경우가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러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함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보험사와 뒤늦게 함정을 발견하고 배신감을 느낀 가입자간의 분쟁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요즘 보험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즉시연금'에 대해 뜯어봅니다.

앵커> 최 기자, 최근 보도를 통해 많이 접하고 있는데요. 즉시연금 왜 이렇게 말이 많은 겁니까?

기자> 상품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이번 즉시연금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제기된 한 민원이었는데요.

민원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지난해 삼성생명의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A씨는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A씨가 가입한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은 한번에 목돈을 납입하면 매달 운용 수익을 이자인 연금으로 받다 만기 때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특히 10년간 2.5%의 최저 이율이 보장되는 데다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때문에 노후 자금으로 쓰다 자녀에게 상속할 목적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많이 가입했습니다.

A씨 역시 이런 매력에 끌려 2012년 9월 무려 10억원을 이 상품에 넣었습니다.

가입 한 달 뒤 부터 A씨는 연금을 받게 됐는데요.

첫 해는 매달 305만원씩, 가입 2년 째에는 259만원, 3년째에는 250만원을 받으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입 4년째인 2015년 10월부터 연금액이 100만원대로 쪼그라들며 A씨의 불만이 커진 겁니다.

2015년 A씨가 받은 연금은 월 184만원이었고 5년 째인 2016년에는 이보다 적은 138만원을 지난해에는 136만원을 받았습니다.

모두 최저보증이율에 못 미친 겁니다.

10억원의 연 2.5%면 월 최저 208만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A씨는 삼성생명이 약속보다 더 적은 연금을 준다며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삼성생명은 '오해'라고 항변했으나 금감원이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계약의 기초가 되는 '약관'에 지급 연금액이 최저보증이율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 빠졌다는 이유에섭니다.

앵커> 최저보증이율이 있는데, 실제 이자처럼 지급받는 연금액은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 쉽게 이해는 안되는데요? 그럼 최저라는 보호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거잖아요? 삼성생명은 가입자가 어떤 부분을 오인했다고 하는 건가요?

기자> 상품 구조를 뜯어보면 삼성생명의 주장이 타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연금 보험 상품은 예적금과 달리 납입 보험료에서 일부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떼게 됩니다.

가령 가입자가 1억원을 보험료로 내면 보험사는 600만원을 사업비로 떼고 나머지 9,400만원을 굴려, 발생한 수익을 연금으로 지급하는 겁니다.

최저보증이율을 2.5%로 보면, 매달 최저 20만원을 보장 받게 된다는 계산이 나오죠.

그런데 이 상품에는 또 하나의 함정이 있습니다.

보험사는 10년 뒤 만기 때 가입자에게 1억원의 원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뗐던 600만원을 다시 채우기 위해 연금액에서 일정액을 다시 떼내 책임준비금으로 쌓게 됩니다.

즉 만기 환급을 위한 지급 재원을 가입자에게 줄 연금액에서 제외한다는 겁니다.

이때 금리가 오르면 가입자에게 줄 운용수익인 연금은 불어나고 만기환급 지급 재원 부담은 덜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가 문제입니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운용수익률도 낮아지는데, 만기환급에 대비해 떼는 지급 재원도 더 많아져 가입자 몫인 연금액은 크게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실수령 연금액이 최저보증이율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삼성생명은 이런 연금액 산출법이 '산출방법서'에 자세히 기재돼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산출방법서보다 약관에 이같은 내용이 명확히 담겼어야 한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질문> 보험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긴 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험사들은 금감원 주장대로면 결국 사업비를 떼지 말고 모두 보험사가 부담하라는 것인데, 이는 보험상품의 기본 구조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합니다.

게다가 금감원이 '일괄구제'를 요구하면서 보험사는 더 난처한 상황이 됐습니다.

삼성생명 민원과 유사한 상품의 가입자에게 그동안 만기 환급 지급 재원으로 뗐던 돈을 모두 돌려주라는 겁니다.

문제는 그 규모가 너무 크다는데 있습니다.

삼성생명만 해도 해당 상품 가입자가 5만5천명에 이르고, 금감원 주장대로 하면 추가 지급해야 할 연금액이 4,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보험 업계를 통틀어서는 유사 상품 가입자가 16만명으로 추가 지급액이 8,000억원을 넘어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 나옵니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이 1명의 민원 사례를 16만명에 적용시키라고 하는 것은 법적 근거도 없는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생명은 어제 이와 관련해 이사회를 열었는데, 금감원이 요구한 일괄구제안을 부결하면서 사실상 금감원과 대치 국면에 접어 들었습니다.

질문> 그럼 같은 상품 가입자인데 민원을 제기한 A씨는 연금을 더 받고, 나머지는 못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금감원의 '일괄구제안'은 거부했지만, 일부 연금액은 추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5만5천 가입자에게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한 연금 예시 금액은 모두 보장해 줄 방침입니다.

가령, 보험가입자에게 제공한 설명서에 상황별 예시로 최저 보장 연금액을 명시해 뒀는데, 실수령액이 이에 못 미친 부분이 있었다면 환급 하겠다는 겁니다.

금감원이 약관에 명시되지 않은 만큼 '만기환급금을 위한 지급재원을 뗄 수 없으며, 뗏던 것을 다 돌려주라고 한 반면 삼성생명은 기존 입장대로 만기환급금을 떼는 것을 기본으로 하나 결과적으로 이렇게 산출된 금액이 제시된 최저 연금액을 밑돈 경우에만 다시 최저 수준으로 채워준다는 절충안을 내놓은 겁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의 추가 연금 지급액은 37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요. 이는 금감원이 당초 요구한 지급액 4,300억원의 10%에도 못 미치는 규모입니다.

앵커> 다른 보험사들은 어떤가요?

기자> 삼성생명 다음으로 미지급 규모가 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금감원 주장을 받아드리면 추가 지급액이 한화는 800억원, 교보는 700억원 규모입니다.

아무래도 업황악화와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 등으로 생명보험사들이 사정이 썩 좋은 때가 아니어서 이들도 삼성과 비슷한 결론을 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데요.

일각에서는 오히려 후발 주자인 한화와 교보가 금감원의 요구대로 통크게 일괄 지급을 결정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옵니다.

실제 지급해야할 보험금 규모가 작은 일부 중소형 보험사(신한생명, DB생명, AIA생명) 들은 일괄구제 의사를 밝히며 속속 백기를 들기도 했습니다.

앵커> 금감원도 체면을 구길 수 밖에 없겠는데요? 금감원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1조원 규모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 구제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필요성을 언급해 왔습니다.

그만큼 의지가 강했는데, 삼성생명이 사실상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셈법이 복잡해 졌습니다.

다만 과거 '자살보험금' 사태 때도 보험사들이 반기를 들다 결국 금감원이 중징계 방침을 내리자 꼬리를 내렸던거든요.

때문에 이번에도 금감원에 사실 확인을 위해 삼성생명에 대해 검사를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또 다시 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데요.

윤 원장은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일괄구제에 불복한 보험사에 보복성 검사를 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을 것"면서도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일괄구제'가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최보윤기자

boyun7448@naver.com

장미를 건넨 손엔 장미 향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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