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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약탈적 대출꾼?…'나쁜 회사'된 저축은행의 하소연

이유나 기자



"시중은행과 단순비교해 '나쁜 회사'로 낙인찍힌 것 같아 씁쓸하네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운용실태 발표에 업계 곳곳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약탈적인 고금리 장사로 잇속만 차리는 '나쁜 회사' 이미지만 각인시켰다는 겁니다.

어제(30일) 금감원은 고금리로 고수익을 올려온 저축은행 20개사 명단을 발표하고, 각사의 고금리 대출잔액과 대출비중, 순이자마진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자료를 낸 건 처음있는 일입니다.

특히 OK와 웰컴, SBI 등 대형사들의 총자산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를 은행과 비교하며,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이 차주(借主)의 신용위험에 비해 과도하게 고금리를 부과해 고수익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축은행 사이에선 불만이 새어나옵니다. 일단 저축은행들은 은행과 단순비교하는게 문제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저축은행의 주고객이 4~7등급의 중저신용자다보니, 당연히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ROA'와 자기자본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ROE'가 높다는 지적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금감원 조사결과, 대출잔액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ROA와 ROE는 각각 1.7%, 16.4%로, 은행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은행권 ROA: 0.7%, ROE: 9.6%)

ROA와 ROE는 수익성 지표 중 하나로, 통상 높을수록 회사의 건정성이 높다고 평가돼왔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경영을 잘했다'라고 읽혔던 지표인데, 갑자기 고금리 때문에 돈을 잘 벌었다고 몰아가니 답답하다"며 "대출만으로 ROA랑 ROE가 산출되는 것도 아닌데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ROA와 ROE를 보면, 수익성이 '정도'를 넘었다고 판단돼 발표하게 됐다"며 "삼성전자의 지난 5년 평균 ROE가 약 17%라는 점을 볼 때, 인가를 받아 영업하는 저축은행의 ROE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적정기준'에 대해선 "가격개입의 소지가 있어, 어느 정도가 적정하다고 말할 순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새 원장 취임 이후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덕목으로 강조한 금감원의 이번 '액션'의 배경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약탈적'이라고 비판받는 고금리 구조를 바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라는 압박입니다.

대출자들의 신용등급이 낮아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 금리를 높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저축은행과 그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고도 지금의 이자 장사는 과도하다는 금감원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감독당국의 서슬이 퍼래 이 갈등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듯 합니다. 시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형저축은행들이 어떤 개선책을 내놓을 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유나(ynalee@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유나 기자 (ynal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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