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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격변' 지급결제시장 …카드업계 위기감 최고조

이유나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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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특이한 기자들, 경제금융부 이유나입니다. 요즘 카드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어렵다', '위기감을 느낀다'라고 말합니다. 대학 졸업 후 카드사에 입사해 10년 넘게 다녔다는 한 관계자도 "입사 이후 지금처럼 위기감을 느꼈던 적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인데요. 실제 카드사들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압박으로 수수료 인하는 매년 계속되고 있고, 대출사업에선 총량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삼성페이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정부의 소상공인페이 등 수많은 간편결제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카드사들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요. 카드사들도 자체 앱카드는 물론 통합 NFC결제서비스를 출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오늘은 격변의 결제시장을 짚어보고, 카드사들의 생존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유나 기자, 카드사들이 힘들긴 한가봅니다. 여기저기 악재가 겹겹이 쌓여있는 것 같네요

기자> 2003년 카드사태를 비롯해 고객정보 유출, 수수료 강제 인하 등 카드업계를 옥죄는 이슈는 이어져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조금 분위기가 다릅니다. 일각에선 신용카드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수년간 수수료 인하는 계속되고 있고요, 금융당국은 아예 수수료율 0%대로 만드는 정책을 검토 중입니다.

게다가 각종 여기저기 출시되는 각종 페이들도 시장을 확장하면서, 카드사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내 신용카드산업은 1978년 지금은 KEB하나은행으로 흡수된 외환은행이 카드 영업을 시작하면서 태동했습니다.

인기가 별로였지만, 1997년 IMF 사태 이후 정부가 세수 확대를 위해 카드 사용을 권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2008년 360조원 수준이였던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627조에 달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늘어나는 카드 이용금액에 비해 카드사의 순이익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8132억원) 32.3% 감소했는데요. 2005년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습니다.

앵커> 지난주에도 함께 이야기 한 적 있죠. 정부의 공공페이 등 각종 페이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카드사들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요?

기자> 지급결제시장은 카드사들이 카드산업을 시작한 이후 독점해오다시피 주도해온 시장입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이 간편결제서비스를 앞세우면서, 이야기가 좀 달라졌는데요.

특히 소상공인페이, 서울페이 등 정부와 지자체가 수수료율 0%를 앞세운 페이서비스 출시까지 예고하면서, 결제시장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간편결제서비스들은 대부분 체크카드처럼 현금을 이체하는 방식이긴 합니다. 신용카드처럼 외상시스템이 불가능한겁니다.

그러나 실물카드를 대체하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데다, 아예 카드사를 거치지 않는 서비스도 나오고 있어 카드업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도 자체 앱카드는 물론 최근 통합NFC서비스 '저스터치'를 출시하며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앵커> 카드사들이 내놓은 통합NFC서비스 '저스터치', 잘 모르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서비스인가요?

기자> 7개 카드사(신한, 롯데, 하나, 현대, BC, KB국민, NH농협)들이 내놓은 '저스터치'는 통합 모바일NFC서비스입니다.

엊그제(1일)부터 시작된데다, 카드사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아직 모르는 분 많으실 겁니다.

저스터치는 10cm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기기간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인 NFC를 이용해 편의성과 보안성을 높인게 특징입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각각 다른 NFC 규격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7개 카드사가 하나로 규격을 통일한겁니다.

직접 근처 편의점에서 이용해보니, 삼성페이만큼 편리하긴 하더라고요.

카드사 앱카드에서 NFC결제를 선택해서 그냥 단말기에 갖다대면 되고요. 승인이 나기까지 시간도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가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고 있습니다. 일단 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저스터치'는 현재 GS25, CU, 홈플러스 등 약 3만여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국 카드가맹점이 약 270만개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앵커> 먼저 간편결제서비스에서 자리잡은 '삼성페이'의 경우, 전 가맹점에서 쓸 수 있지 않나요?

기자> 일단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전송 기술과 NFC 기술을 모두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내놓은 '저스터치'의 경우, NFC 기술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NFC단말기를 따로 보유한 가맹점에서만 결제할 수 있는건데요.

카드사들이 따로 돈을 모아 단말기를 보급해야하는건데, 대당 평균가격이 15만원~20만원선이라 수백억원의 비용이 필요해 쉽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업계 2위인 삼성카드는 서비스에 참여하지도 않았고요, 앞으로 단말기를 확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앵커> 상황이 좋지 않아보이네요. 그런데 서울페이, 소상공인페이, 카카오페이 등은 카드사를 거치지 않는 QR코드 방식을 따르지 않나요?

기자> 결제시장이 과도기에 놓이다보니, 방식도 여러가지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소상공인페이, 카카오페이 등 최근 출시된 다양한 결제서비스는 QR코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흑백 격자무늬 패턴으로 정보를 나타내는 매트릭스 형식의 바코드를 이용해 가맹점에 결제를 하는건데요.

카드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중간 과정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보안성도 높아 향후 NFC단말기보다는 서비스 확대가 용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아예 예금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도입하겠다는 일정을 마련하고,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로페이' 기술표준과 앱 구축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이렇게 QR코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신용카드에 치우친 결제구조가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상황이 안좋은데, 카드사들 대안은 있나요?

기자> 가장 큰 문제가 그겁니다. 카드사 관계자들도 위기감을 느끼는 가장 큰 대목이 아닌가 싶은데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활로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2015년 카드사들의 부수업무 규제를 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했는데요.

중소기업적합업종에 해당하지 않는 내에서 신사업을 찾다보니, 장기적인 수익성을 담보하는 사업을 찾은 카드사는 없는 상황입니다.

일단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가맹점과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마케팅과 상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유통이나 IT기업들과의 제휴,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엔 인력 조정도 나서고 있습니다. 카드모집인 수가 크게 줄었는데요.

고객을 만나지 않고도 발급할 수 있는 온라인 발급카드 영업에 치중하면서, 카드사의 지난해말 기준 카드모집인수는 총 1만6,658명으로 1년만에 27.2%가 줄었습니다.

앵커> 당장 이렇게 허리띠 졸라매기 바쁜 카드사들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새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싶네요. 이유나 기자 잘들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유나 기자 (ynal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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