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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기자의 3시 40분] 애플 250억달러 통큰 주주환원...아쉬운 국내 기업 정책

[MTN 마감전략 A+] 람기자의 3시 40분
김예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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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장을 명쾌하게 저격해보는 람기자의 3시 40분입니다. 안녕하세요? MTN증권부 김예람 기자입니다.
오늘은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요즘 기업들 사이에서 주주가치 제고가 화두인데, 정말 주주가치를 가치를 얼마나 제고하고 있는지,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인지, 이 정책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준인지를 좀 짚어보겠습니다.

금융 선진국 미국의 경우를 먼저 보겠습니다. 미국은 주주몫이 기업이익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S&P500 지수에 속해있는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2% 늘어났는데, 주당순이익의 증가율은 9.7%였습니다. 올해 이들 기업 순이익은 5% 증가될 것으로 보이는데, 주당순이익은 21.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가율이 4배 이상 높네요.

이유는 미국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의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에서 회전하는 주식 수가 그만큼 줄어 주가를 끌어올리고 주주들의 지분율은 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S&P다우존스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지난 1분기 S&P500에 있는 기업들은 약 19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올해 1분기 동안 미국 기업들은 해외 이익을 대규모로 송금했는데, 미국으로 유입된 송금액의 80~90% 이상은 자사주와 배당으로 사용됐다는 분석 결과도 있습니다.

애플만 볼까요? 애플의 신화는 왠만하면 깨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적 자신감도 있지만, 애플 주가를 떠받치는 또 다른 요인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올들어 자사주매입과 배당으로 분기마다 250억달러를 쏟아 부었고, 지난해에도 분기별로 약 110억달러를 썼습니다. 애플은 이 같은 기조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애플은 현금에서 부채를 뺀 순 현금자산이 1290억달러, 145조원인데 이 순현금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물론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으로 쓰이겠지만 상당액은 지금처럼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계속 투입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애플의 2대 주주가 된 워런버핏도 자사주 매입이 그에게 매력적인 요소였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가만히 있어도 지분이 5%에서 6%로 올라갔다면서요.

이제 국내로 눈을 돌려볼까요?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공시한 자기주식 취득 예정금액은 1조9100억원입니다. 지난 3년간 취득급액의 1/5 수준입니다. 미국 기업들은 주주를 달래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환원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도 대주주 지분을 늘리기 위한 이유일 때가 많죠.

큰 규모의 회사들도 주주가치 제고를 하겠다면서 가장 많이 들고 나온 소식은 액면분할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네이버 등이 있죠. 하지만 이 시간에 여러번 다뤘다 시피,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단지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유인책이죠.

네이버는 액면분할을 통해 1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고, 주가는 1분의 5이 됐습니다. 네이버 측은 이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라고 했고요. 하지만 이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큰 감흥은 없어보입니다.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높아서 개인 매수세가 들어오는 유동성 증가를 기대하지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했습니다. 모비스는
약 6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고, 창사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합니다.

상반기 시장의 큰 화두였던 삼성전자의 1/50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현재 주가가 잘 말해주고 있죠. 다만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5년 3조 1000억원에서 2016년 4조원, 2017년 5조8000억원으로 늘었죠. 지난해부터는 분기배당을 실시했고 배당 규모도 늘렸습니다. 계획대로 집행되면 보통주 기준 지난해 1.7%였던 현금 배당수익률은 3%로 늘어납니다.

시총이 큰 기업들 위주로 하나 둘씩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배당을 늘리는 것은 환영할만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코스피 상장법인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3.81%로 전년 34.46%보다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당기순익이 늘어난 것보다 배당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을 낮게 평가하는 이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이익 연속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주주환원을 대하는 회사 경영진의 마인드가 우리와 다르다”며 “우리 기업들의 이익 대비 배당 비율이 10~15% 인데 외국은 20~30%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까지는 격차가 큰 모습이죠.

그런 가운데 오늘 2시 삼성전자가 향후 3년 동안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습니다. 좋은 재료이고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기존 투자 계획을 한꺼번에 발표한 것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삼성그룹은 현재 45조원을 투자하고 있는데요. 3년 동안으로 치면 135조원입니다. 45조원의 플러스 알파가 있는 것인데, 이 중 25조원을 4대 미래 5G, 바이오, AI, 자율주행자동차 등 핵심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라인을 하나 더 세운다든지, 2~3차 라인 투자를 앞당긴다든지 하는 새로운 소식은 없었다는 반응이었는데요.

오늘 이 발표로 주가 탄력이 있었으면 내심 생각하기도 했는데 시장 반응은 꽤 냉랭했습니다. 새로운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 좋겠네요.

2. 이번에는 개장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아! 시간입니다.
내일은 옵션만기일입니다. 선물옵션만기일만큼 예측 불허의 날은 아니지만, 외국인과 금융투자의 선물지수 매도우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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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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