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법정통화 95% 절하…상점들 문닫는 등 대혼란

[사진=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뉴시스]

극심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를 95% 이상 평가절하하고 최저임금을 60배 올리는 등의 긴급 대책을 내놨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달 20일부터 기존 통화인 볼리바르를 폐기하고 '볼리바르 소베라노(주권 볼리바르)'라는 새로운 통화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볼리바르 소베라노는 기존 볼리바르를 10만대 1로 액면 절하한 것으로, 이 조치가 시행되면 볼리바르의 가치는 95%가량 평가절하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외화 공급이 막혀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100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지나치게 커진 화폐 단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를 평가절하한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최저임금도 현재 월 300만 볼리바르에서 1800볼리바르 소베라노 또는 0.5 페트로로 3000% 올리기로 했다. 또 등록된 대중교통 사업자와 개인 차량 소유자에게만 휘발유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경제를 안정 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키스에서는 시민들이 새로운 화폐 발생으로 상품 가격이 오를 것을 걱정해 슈퍼마켓을 찾았으나,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정부가 휘발유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주유소도 모두 문을 닫았으며, 문을 연 가게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서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미라 기자 (mrpark@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