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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불경기 속 은행은 최대 수익...'이자장사 혈안' 논란

조정현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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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경제금융부 조정현 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유독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 나가는 업종이 은행권입니다. 영업을 잘 해서 좋은 실적을 올린 것은 칭찬받아야 할 성과지만, 은행들이 대출 금리는 높게 매기고 예금 금리를 적게 줘 손쉽게 돈잔치를 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오늘은 은행권의 이자 장사 논란을 짚어 보겠습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비금융 기업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을 종합해 보니 전년보다 9%나 감소했다고 해요? 반도체 착시 효과를 없애기 위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숫자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 가운데 유독 은행권의 실적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요. 이자장사 논란을 낳는 은행권 실적, 어느 수준인지 정리해 보죠?

기자> 금융권 이외 기업들의 실적은 하향세인데, 국내 18개 시중은행들은 상반기에만 이자 이익으로 20조원을 벌었습니다.

전년보다 9.5%나 증가했는데요, 비금융 기업의 실적과 반비례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이자 이익은 은행권의 실적을 견인했는데요,

KB와 신한, 하나금융지주 등 3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6조 3천억원을 넘겨서 지난해보다 8% 증가했는데요.

사상 최대 반기 실적입니다.

금융이 자금을 공급해 주는 경제의 핏줄을 역할을 잘 하면 제조업 등의 비금융 기업들이 장사를 잘 해서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하는데,

실물과 금융이 엇박자를 내는 상황인 거죠.

앵커> 이자이익으로 수십조원씩 벌고 있는데, 이자이익으로 돈을 번다면, 예금과 대출금리 격차로 수익을 낸다는 얘기죠? 이 금리 차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격차를 예대격차, 예대마진이라고 표현하는데요.

격차니까 %포인트로 표기하고요.

올 2분기 기준으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2.35%포인트입니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2015년 이후 최고입니다.

예대차는 지난 2016년 2.19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 하반기 두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그에 따라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서 예대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기준금리가 올라가니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치더라도, 일반인들의 시선에서는 그러면 왜 예적금 금리는 그렇게 느리게 오르냐, 이렇게 볼 수 있잖아요? 실제로 예적금 금리는 찔끔 오르니까 예대차는 벌어지는 것일 테고요.

기자>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대출금리가 예적금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금리 인하기에는 예적금 금리가 더 빠르게 떨어집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억울해 보이는 대목인데요.

모든 대출 상품과 예금 상품이 시장 금리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치면 예대금리 차는 벌어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겠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변동금리 대출 상품과 만기 내에 금리가 변하지 않는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사이의 잔액규모 차이, 그 차이에 따른 예대 차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되고 은행의 수익이 증가합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 예금 상품 비중 만큼 남겨 먹는다"고 말합니다.

앵커> 은행 별로는 예대 차가 얼마나 납니까? 격차가 다른 은행보다 확연히 큰 은행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은행연합회가 은행 여수신 상품 금리를 공시합니다.

주요 6개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하나은행의 금리가 가장 높고 우리은행의 대출금리가 가장 낮습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기업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들이 모두 신용대출 금리를 올렸는데요.

국민은행의 인상폭이 0.38%포인트로 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앵커> 하나은행이 대출금리를 제일 높게 매겼고, 금리 인상 속도는 국민은행이 가장 빠르다는 거군요. 수신금리도 같이 비교해 봐야죠?

기자> 12개월짜리 정기적금 상품들의 평균치로 비교를 해 봤습니다.

평균을 내 보니 국민은행의 적금 금리가 가장 높고 하나은행의 금리가 가장 낮았습니다.

공교롭게도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가장 높았는데요,

하나은행이 여신 금리는 제일 높게 매기고 수신 금리는 짜게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은행의 본업이 이자장사지만 수익원은 다변화하고 있는지, 해외 진출은 활발한지, 기업으로의 자금 공급은 원활한 지, 즉 이자 장사의 질이 문제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기업 대출이 원활해야 경제의 핏줄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데요,

지난해를 기준으로 은행들의 기업여신 비중은 54%입니다.

60%는 넘겨서 가계와 기업의 비중이 4대 6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은행들의 순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여전히 80%를 넘고 있죠.

지방 은행지주의 경우는 이자이익 비중이 90%를 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최공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가장 아쉬운 것은 자본시장에서 은행의 역할이 너무 미흡합니다. 모기지 쪽에만 너무 치중된 부분이 있는데 시장 쪽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안정적인 금융서비스가 저렴한 가격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의 연봉은 평균 1억원 시대를 향해 가고 있죠.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주요 은행들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5천만원에 육박했습니다.

씨티은행이 5,5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5천만원에 달했는데요.

6개 대형은행의 상반기 평균 보수는 4,75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7% 증가했습니다.

실적을 잘 낸 기업의 보수가 높은 건 당연하지만 현재와 같은 이자 마진 구조에서 볼때 고객들 시선이 좋을 수만은 없는 문제입니다.

앵커> 이자 장사에만 치중한 지금과 같은 영업 방식으로는 '약탈적 금융'이란 오명을 벗기 어렵겠죠. 마침 동남아를 중심으로 은행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고 매트릭스 체제에서 수익원 다변화도 추진되는 긍정적인 과도기를 맞은 만큼, 은행의 영업 행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봐야 할 시점 같습니다. 조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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