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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카풀' 시동 거는 카카오…택시업계와 충돌

고장석 기자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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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가 교통부문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카풀 산업에 진출하면서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했던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갈등은 더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카카오가 '카풀' 사업에 진출하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잖아요. 최근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카풀 시장에 진출하려는 카카오의 시도를 두고 택시 업계의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내에 카풀 서비스에 진출하려 했는데요. 최근 택시업계가 아예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나서면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여러 번 진출 시기를 늦춰온 카카오가 반대를 무릅쓰더라도 추석 전후로 카풀 차량과 기사를 모집할 거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번에도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출시일을 미루는 모양새입니다. 직접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황선영 / 카카오모빌리티 팀장 : 추석을 전후로 사전에 기사를 모집한다는 업계의 소문에 대해서는 저희가 내부적으로 일정이 결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확인해드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수익을 얻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카풀 사업 진출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163억원과 순손실 101억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앵커> 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맞서서 반대하고 있잖아요. 반대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자격 없는 사람이 기사가 되면 범죄 위험이 있다든지 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주된 것은 생존권 침해입니다.

택시업계는 최근 "카풀 활성화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요. 카카오가 카풀 시장 진출을 강행하면 택시업계와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카풀에 반대하면서 지난달 말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는데요.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양덕 /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 : 지난 8월 27일 택시 4개 단체가 비상대책위를 구성했습니다. (카풀 업계에) 강력 대처하기로 결의했고요. 우선 입법 취지와 맞지 않게 카풀을 빙자해서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를 하자는 건데요. 현재 국회에 상정돼있는 여객법 81조. 유상운송 예외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고요….]

택시 업계는 9월 국회에서 카풀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중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갈등이 심각한 것 같은데, 정부가 중간에서 조율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인가요?

기자> 네.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카풀 업계와 택시 업계 간의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4차산업혁명위 주최로 ICT를 활용한 교통서비스 혁신방안 해커톤이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카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택시 업계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습니다. 이후에 갈등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논의는 아직 예정돼 있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차라리 시험 서비스를 한번 해보고. 기존 업체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는지 파악한 다음에 카풀을 활성화할지 결정하자는 절충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카풀이란게 단순히 교통 서비스가 아니라 미래 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는데 자율주행차와 관련이 있다면서요?

기자> 지금은 카풀같은 차량공유 서비스는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서비스인데요. 장기적으로 보면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의 핵심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차량을 사서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주변에 있는 자율주행차를 불러서 목적지까지 가는 식으로 차량 문화가 변할 거라는 예측 때문입니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여기에서 손님을 잡아주는 플랫폼 역할로 자리잡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은 자체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GM의 메이븐, BMW의 드라이브나우, 벤츠의 카투고(Car2Go)가 대표적입니다. 기존의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 등에 대한 투자도 활발합니다.

현대차도 지난해 차량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는데요.

1년도 안돼 럭시 지분 전량을 카카오에 매각했습니다. 당시에도 현대차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포기한 이유는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는 결국 한국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레이시아의 차량공유 업체 그랩에 수백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버나 각종 해외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언젠가 이뤄질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국내 토종 플랫폼의 기술 기반을 닦아 놓지 않으면 차후 해외 자본에 속수무책일 거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생존권을 침해당할거라고 주장하는 택시 업계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카카오가 과연 카풀 서비스를 시작으로 차량공유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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