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람기자의 3시 40분] 상장 철회·공모가 왜곡...호재 없는 IPO 시장

[MTN 마감전략 A+] 람기자의 3시 40분
김예람 기자

thumbnailstart


오늘 장을 명쾌하게 저격해보는 람기자의 3시 40분입니다. 안녕하세요? MTN증권부 김예람 기자입니다.

요즘 어떤 업종에 투자해야 하냐고 물었을 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주도주도 없고, 흐름을 따라가기도 어려우니 공모주 투자를 하라"는 얘기를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의 앞날이 흐려보입니다.

상반기 기업공개 시장은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면서 급락하는 형태를 띄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코스닥벤처펀드로 수천억원의 돈이 밀고 들어온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잠시 후에 자세히 해드릴게요.

3월에는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상반기 대어 없는 IPO 시장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습니다.

그래도 하반기가 되면 IPO 시장이 커지고 대어들도 대기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일단 1조원 이상 대어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올해 IPO시장의 공모금액은 최근 4년 중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라는 정부 정책이 있기 때문인지 상장 기업 수는 어느 때보다도 많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일부 증권가에서는 개수를 채우는 것이 어떤 의미냐면서 자조섞인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대어급 IPO 상장철회가 잇따르고 있죠. 상반기에 SK루브리컨츠가 상장철회를 했고, 카카오게임즈도 지난 18일 IPO 절차를 중단하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철회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기업공개는 내년을 목표로 재추진하기로 했고요.

이 같은 결정은 회계 감리 영향으로 보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아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회계 감리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연내 상장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올해 상장 의사는 철회했지만, 내년 IPO를 위해 감리절차는 계속한다고 하죠.

이달 초에는 부동산 관리 서비스업체 HDC아이서비스가 코스피 상장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기대보다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다수 기관투자자는 공모 희망가인 8300∼1만7000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마저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데요. 감리를 거쳐 8월 중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에 나서려고 했지만, 회계 감리가 예상보다 길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증권신고서도 제출하지 못했고요. 감리가 10월 이후로 넘어갈 경우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옵니다.

여기다 중소기업들의 상장 취소도 늘고 있는데요.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트윔, 오알켐, 비올, 진셀팜, 그린페이퍼홀딩스, 비에이엔터 등이 심사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한 번 상장을 철회한 회사가 재도전을 하더라도, 2~3번째 상장 시도 시에는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것이 증권가의 체감”이라고 말합니다. 한번 상장 철회한 회사가 시장 안으로 들어오기는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대어가 사라지다 보니, 공모가액도 적습니다. 올해 8월말 기준 공모가를 확정한 36개 기업의 평균 공모가액은 390억원입니다. 지난 2016년 약 949억원, 지난해 약 1270억원 대비 현저히 낮습니다.

기존 금융당국은 올해 코스닥 시장 IPO신규 기업이 105곳이 될 것이라면서 2005년 이후 스팩은 제외하고 최대치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었습니다. 13년만에 상장기업 숫자 최대치는 달성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국과 거래소의 의지가 있다면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모 규모로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찍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코스피 기준 공모금액 총액은 약 5,500억원입니다. 지난해 기록한 4조원의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현대오일뱅크와 바디프랜드 등 기업들이 회계 감리 여파로 연내 상장이 되지 않는다면,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스닥을 보면 IPO 기업 개수는 많지만, 공모규모가 1,000억원을 넘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5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인 곳도 3개사에 불과합니다. 지난해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스튜디오드래곤, 펄어비스 등 대형 IPO가 잇따랐던 것과 대조되는 성적입니다. 공모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해야 IPO시장이 흥행했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여기다 3조원의 코스닥벤처펀드가 올 4월 이후 생기면서 공모시장의 공모가를 왜곡시키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상반기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최근에는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들에 기관의 깐깐한 잣대가 매겨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공모주 청약에 코스닥벤처펀드를 가진 기관들이 대거 몰려 공모가를 끌어올려 반짝 상승시켰다가, 상장 후에는 거품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죠.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으로 탄생한 코스닥 벤처펀드가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증권시장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4월 코스닥 벤처펀드를 내놨습니다. 펀드 자산의 15%는 벤처기업 신주에, 또 다른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지정이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도록 의무화 했습니다. 이 펀드를 통해 공모주 투자가 가능하니 일반투자자들의 자금도 쏠렸습니다.

올 상반기 IPO를 진행한 바이오 종목들의 공모가를 보면 예전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습니다. 4월 이후 코스닥 시장에 공모한 기업 중 6개사의 공모 가격이 공모가 밴드는 초과해서 정해졌습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총 50개 중 공모가가 예상 밴드를 넘어선 곳이 6개사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공모가 초과기업이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기관들이 높은 경쟁률을 보이니 개인들이 이를 보고 상장 후 투자에 뛰어들었을텐데, 그 손해는 개인투자자가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자산운용사업계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벤처펀드를 조성했어야만 했다고 토로하기도 하는데요. 코스닥 시장을 인위적으로 띄우려고 하다 보니 생겨나는 왜곡 현상이라면서요.

올해 공모 시장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우려에 침울한 분위기지만 뚜렷한 대책을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2. 이번에는 개장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아! 시간입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됩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4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폭염으로 농산물 물가가 8% 상승한 영향이었습니다. 최근 유가가 내렸고, 원달러 환율도 떨어지면서 공산품 가격도 내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람기자의 속시원한 3시 40분이었습니다.

#김예람기자 #예람기자 #람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