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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적응 못 한 '구글홈'…"영어는 되고 한국어는 안되고"

고장석 기자

한국어를 지원하는 '구글홈 미니'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보다 뛰어난 기술로 눈길을 끌었던 '구글홈'에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 많아 이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다른 언어보다 한국어 지원이 늦었던 만큼 '한국 적응이 덜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은 지난 18일 자사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의 한국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016년 출시됐던 영어판에 한국어를 적용한 모델이다.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로 주목받은 '구글홈'…화자 인식·다중언어 지원

구글홈에는 기존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에선 볼 수 없었던 기능이 담겨 주목을 받았다.
구글홈의 화자 인식 '보이스 매치' 기술은 6명까지 사용자의 목소리만 듣고 누구인지 구별한다.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에 맞게 일정과 콘텐츠를 골라준다.

연동된 구글 계정을 바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내가 등록해 둔 일정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커와 대화할 때 이름을 불러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국내에서 화자 인식은 아직 개발 중인 기술이다. 네이버는 하반기 중 자사의 인공지능에 적용할 예정이고, 삼성전자, 카카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홈에서는 사용자가 말하는 언어를 인식해 해당 언어로 답변하는 다중언어 모드도 7개 국어까지 지원된다. 한국어·영어·일본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로 스마트폰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제공하는 언어와 같다. 사용자는 이 중 2개 언어를 골라 스피커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맥락을 이해해 질문에 주어나 목적어를 생략해도 대화를 이어나갈 수도 있다. 가령 "오늘 날씨가 어때?"라고 물은 뒤 "다음 주는?"이라는 질문에는 다음 주 날씨를 말해준다.

◆"영어는 되고 한국어는 안되고"…아직은 아쉬운 한국말

하지만 구글홈의 일부 기능은 한국어로는 지원되지 않는다. 특히 다른 스피커와의 차별점으로 꼽혔던 '기억하기' 기능도 여기 포함됐다.

기억하기는 사용자가 말한 물건에 대한 설명이나 주변 인물의 정보 등을 스피커가 기억해 두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내 지갑은 첫 번째 서랍에 있어"라고 말한 적 있다면 인공지능이 나중에 관련된 질문에 답하도록 학습한다. 스피커에 "내 지갑이 어디에 있어?"라고 물었을 때 "저한테 첫 번째 서랍에 있다고 하셨어요"라고 답하는 것이다.

구글 측은 영문 설명서에서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 '자전거 자물쇠 비밀번호', '여권을 둔 마지막 장소' 등을 기억해놓도록 예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로 같은 내용을 물어보면 아직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라는 안내가 나온다.

구글홈은 한국에 특화된 정보에도 약하다. 구글홈에게 '최근 개봉한 영화'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한다. 영어로 물어보면 어떤 영화가 개봉했는지는 물론 연관된 질문으로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까지 대답해 준다.

또한 음식점 등 주변 가게를 설명하는 기능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 영어로는 주변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몇 시까지 영업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지만 한국어로는 영업시간까지는 알려주지 못한다.

이처럼 구글홈 기기에서 언어만 다르게 했을 뿐인데 대답을 못 하는 경우가 여럿 존재한다. 게다가 영어에서는 지원되는 인공지능 목소리의 성별 바꾸기 기능도 한국어에서는 불가능하다.

◆한국어 지원 늦었던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의 한국어 인공지능 지원이 늦었던 만큼 일부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홈의 인공지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된다. 한국어판 구글 어시스턴트는 지난해 9월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구글홈도 이제야 출시돼 다른 언어들보다 시작이 늦은 편이다. 지난해 5월에 지원을 시작한 일본어에 비해서도 약 4개월 정도의 격차가 있다.

게다가 구글 홈은 국내에 특화된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도 서비스·TV 셋톱박스 조작 기능·키즈 콘텐츠가 없는 점이 숙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국내 사용자에게 친숙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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