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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3기 신도시 지정놓고 계속되는 정부-지자체 갈등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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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신규 택지지구 17곳을 추석 전에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과 지자체 반응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데요. 앞으로의 추가 공급계획을 두고도 정부와 지자체 사이에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자칫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건설부동산부 문정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정부가 발표한 지역을 다녀왔는데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일단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제각각 셈법은 다르겠지만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통보식 행정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지나치게 오르자 실수요를 위한 주택을 추가로 공급해서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판단에섭니다.

우선 서울은 송파구에 있는 옛 성동구치소 부지와 개포동 재건마을을 포함해 모두 11곳에 1만여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는데, 이 두곳 모두 불만이 적지 않았습니다.

성동구치소 부지 인근에 사는 일부 주민들은 '성동구치소 졸속개발 결사반대 위원회'까지 구성해서 당초 계획안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부는 신혼부부에 특화된 신혼희망타운 700가구, 일반분양 600가구로 계획하고 있지만 반대위는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원안대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겁니다.

또 강남구 개포동의 재건마을은 구룡마을처럼 판자촌이고 예전에 화재로 인해 아픔을 겪었던 곳입니다. 그만큼 빠르게 정비가 이뤄져야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60여가구의 주민은 경제적으로나 건강상의 이유로 삶의 터전을 떠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토부가 대화 한번 없이 대책을 내놓다 보니 주민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지난주부터 서울시와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 조만간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나머지 9곳은 사유지가 포함돼 있는 만큼 국토부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서울시가 세부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시가 별도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앵커> 주민들은 우선 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자체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성동구치소 부지를 복합개발하려던 송파구청은 국토부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서울시에 "송파구청과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예정했던 복합문화시설, 청년일자리 지원시설들이 차질없이 지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전했습니다.

강동구청도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위한 신혼희망타운 조성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고덕동과 강일동 일대에 이미 충분히 공급된 만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서울에서 이렇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 수도권 지자체들도 그런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토부가 발표한 경기도 신규 택지지구는 광명 하안과 의왕 청계, 성남 신촌 등 5곳에 1만7,000여가구와 인천 검암 7,800여가구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수도권 공공택지 부지 가운데 가장 넒은(59만3,000㎡) 규모의 광명시가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광명시를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면서 아파트보다 자급자족 시설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들 역시 마찬가진데요. 하안동 일대는 교통혼잡이나 공급과잉으로 인해 주택이 추가 공급되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사실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하안동 일대는 공급이 늘면 집값 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시흥시는 취지는 동의하지만 맞춤형 개발방향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신도시처럼 집만 짓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사정에 맞게 문화시설이나 대중교통을 비롯해 개발이익 환수 방안까지 모두 고려된 사업 방식이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성남시도 개발 취지는 이해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해 지역에 맞도록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집권 여당 출신 지역들임에도 이렇게 중앙정부에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해당 지자체가 지역에 맞게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앵커>
지자체들의 유감 표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추가 대책이 제때 나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자>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전문가들이 사업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급하게 내놓다 보니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설익은 대책에, 적절한 시기를 놓쳐 대책 효과가 반감되지 않을까 하는 분석에섭니다.

무엇보다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두고 국토부와 서울시 사이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다는것도 문제입니다.

국토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려고 하지만 서울시는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페인 출장 중에도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주택공급을 해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국토부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서울시와의 관계가 틀어져 정책 신뢰도나 효율 모두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문정우 기자 (mjw@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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