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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특별할인도 없이 '코세페' 참가한 차회사 속내는?

권순우 기자

티볼리 에어

국내 최대(?) 쇼핑 관광 축제라고 명명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하에 올해 3회째 맞는 이 행사에는 총 231개사가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446개사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다수의 제품들이 인터넷 최저가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나 도대체 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일고 있습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비판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관제형 동원행사’라는 점입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표방하고 있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해가 넘어가기 전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행사입니다. 창고, 물류비를 쓰느니 대폭 할인을 해서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정부가 업체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동원하다 보니 해가 갈수록 참여업체는 줄어들고, 참여를 한 업체도 형식적으로 참여할 뿐입니다.

쌍용차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동참을 하겠다며 기자들에게 두줄짜리 알림을 보내왔습니다. 티볼리에어와 아머, 코란도C 등을 ‘대폭’ 할인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출처/쌍용차 보도자료


티볼리 아머는 최대 118만원, 에어는 124만원, 코란도C는 193만원을 할인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없었던 9월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 모델에 대해 최대 140만원, 코란도씨는 200만원까지 저렴하게 팔았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이름이 무색합니다.

쌍용차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들은 연식 변경을 하면서 이월 물량이 있을 텐데 쌍용차는 연식 변경이 없어서 재고라고 부를 만한 물량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한 또다른 업체 한국GM 쉐보레의 경우 말리부는 최대 410만원, 이쿼녹스, 카마로는 최대 25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9월에는 말리부는 최대 430만원, 이쿼녹스, 카마로는 최대 250만원을 할인해줬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하며 ‘대폭 할인’을 외쳤지만 전달에 비해 할인 혜택이 적거나 같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관제 행사에 억지로 참여해 할인을 할 여력이 없는 회사입니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3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도 652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지속되는 적자에 허덕이며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가는 액면가 5000원에도 못 미쳐 이달 말 주주총회를 통해 액면가 이하로 주식을 발행하는 안건을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해 지금보다 더 싸게 차를 팔라는 것은 가혹합니다.

심지어 쌍용차는 지난달 정부에 등 떠밀려 100여명의 해고자를 한번에 복직시키는 조치까지 했습니다. 티볼리, 렉스턴스포츠의 성공으로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공장가동률이 1라인 70%, 2라인 74%에 불과한 상황에서 인력을 대폭 충원하면 고스란히 인건비만큼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해고자 복직 조치에 합의하며 “매년 4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투입해 신차개발과 생산시설 보완을 해야 한다”며 “자금조달 여건 개선 등 정부 차원에서도 여러상황 고려해 지원 방안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경영상 부담은 확실히 커졌는데,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책은 없습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에는 8천억원을 지원하고 쌍용차에는 연간 100억원의 부담을 안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예산을 51억원에서 34억 5천만원으로 대폭 줄이고 행사기간도 줄였습니다. 전 정부가 만든 이벤트에 대한 예산을 줄이면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습니다. 개별 기업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등 떠밀듯이 할인을 강요하는 행사라면,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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