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기자의 3시 40분] 유가 100달러 시대의 귀환? 희비 엇갈리는 항공·해운 vs. 조선·중공업
[MTN 마감전략 A+] 람기자의 3시 40분김예람 기자
오늘 장을 명쾌하게 저격해보는 람기자의 3시 40분입니다. 안녕하세요? MTN 김예람 기자입니다.
원유 가격이 최근 4년 만에 최고점을 찍으면서 100달러를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2014년 유가 100달러 시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는데요. 고유가 시대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국제유가는 미국과 캐나다간 무역협상 타결 소식과 미국이 이란을 제재할 것이라는 소식에 공급 감산 우려가 생기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와도 나프타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협정을 타결했죠. 이런 무역 갈등은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글로벌 경제 성장에 우려를 낳았습니다. 유가 수요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왔습니다.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가죠. 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요 글로벌 산유국들의 공급 차질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죠.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다음달 초부터 적용되는 이란 제재입니다. 2차 제재가 다가올수록 이란은 원유 수출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또 중국 국영 석유화학기업 시노펙이 이란 제재를 앞두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소식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계속되는 정정 불안으로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도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추가 증산 거부도 국제유가 상승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OPEC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가 하락 압박에도 추가 증산을 거부했습니다.
고유가 시대에 타격을 받는 업종은 기름을 원료로 쓰는 업종이죠. 수익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는 업종은 항공주와 해운업종입니다.
항공주를 먼저 보겠습니다. 항공업계는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 중 25%를 차지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류 소비량이 1년에 3,300만 배럴 수준인데요.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추가 비용이 370억원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항공업종은 상반기 고유가에다 환율 이슈, 여행 비수기이다 보니 주가가 크게 눌렸습니다. 거기다 오너가 이슈까지 연일 불거지면서 어려운 시기를 맞았습니다. 이번 연휴가 지난 후 3분기부터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유가 100달러 시대 개막이라는 외부 변수에 더 억눌리는 모습입니다.
다만 대형항공사들은 유류비 증가를 고객에 전가하는 유류 할증료 올릴 여력이 있어 이들 주가는 소형사들에 비해 하락세가 크지 않습니다. 저비용 항공사는 유류할증료 인상도 어려운 상황일 뿐 아니라, 태풍의 영향을 받은 일본 노선 영향으로 3분기 실적 부진도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4분기와 내년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우려감도 나오고 있는데요. 에어부산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오너리스크에다 LCC주가가 짓눌린 상황에서 IPO에 흥행할 수 있을지 우려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타 항공도 내년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앞선 항공사들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들의 경우 앞선 LCC주들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보수적으로 책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요.
해운업계도 유류비 상승이 부담입니다. 해운사들은 매출 원가 중에 연료비 비중이 화물비, 용선비에 이어서 3번째로 높아, 유류비 부담이 선박 운영의 수익성을 좌우합니다. 특히 해운 시장은 여전히 선박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죠. 해운사보다 물건을 보내는 화주들이 운임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화학업체들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비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유가 시대에 웃는 업종도 있죠. 조선업체들입니다. 조선사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2010년대 초를 돌이켜보면, 당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렸습니다. 현재와 비슷한 양상이었죠. 그러다 유가가 30달러 선으로 떨어진 2015년 전후로는 발주가 전세계적으로 전무하다시피하면서 조선업도 급격히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미국 석유업체 셰브론이 발주한 20억 달러 규모 해양플랜트 수주를 따낼 수 있을지 여부 등 개별적인 이슈는 별도로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중공업 또한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원유 수출이 주수입원인 중동 국가들은 저유가 땐 발전 설비와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의 발주를 줄이는데요.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다시 대규모 플랜트 건설을 검토 중입니다.
이밖에 미중무역갈등으로 인해 국내 중공업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데요. 한 자산운용사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최근의 중공업주 상승은 미중무역 갈등의 영향도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 중공업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발주를 줄이고, 반대 급부로 우리나라 기업에 혜택이 돌아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주가에는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최근의 국내 증시를 보면 3분기 실적 시즌임에도 실적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맞춰주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포착되는데요. 그래도 고유가 기조에 따른 주가 반영은 뚜렷해 보이는 만큼 투자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이번에는 개장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아! 시간입니다.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내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돌입합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영업익 컨센서스는 17.2조원이고, 외국계는 이보다 낮습니다. 전체 코스피 영업이익은 1달 전보다 0.5% 하향 조정되고 있고요. 이 전망치 대로라면, 전년보다 영업익은 12%, 순이익은 17&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번주는 중국 국경절입니다. 이로 인해 중국 소비주가 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오늘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등 관련주들이 모두 떨어졌는데요. 이는 중국계 언론이 한국에서 상해로 들어가는 특정 항공기 짐을 전수조사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CLSA 외국계 증권사가 아모레퍼시픽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를 발간한 등의 영향이었다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이런 불안감은 기우라고 보고 있지만, 여러모로 투자 심리가 꺾인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람기자의 속시원한 3시 40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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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