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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개월 공석' 국민연금 CIO에 안효준...구원투수될까

이충우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이 8일 공단 본부에서 안효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40조원의 국민 노후자금 운용을 총괄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ㆍ최고투자책임자)에 안효준(사진)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이 선임됐다. 국민연금은 올들어 수익률 부진과 투자집행 미비 등 논란에 휘말려있다. 1년 3개월의 공백을 해소하고, 새로 선임된 기금운용본부장이 국민연금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8일 국민연금 신임 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7월 중순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돌연 사퇴한 뒤 15개월 여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됐다.

국민연금은 "김성주 이사장이 안 신임 본부장의 전문성·글로벌 역량·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이해 등을 높이 평가해 643조 원이 넘는 국민연금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서 국내외 주식 및 채권, 대체투자, 헤지펀드, 인덱스 등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투자경험이 있으며, 홍콩, 뉴욕, 호주 등 18년간의 풍부한 해외 근무경험이 있어 글로벌 투자 감각과 영어구사 능력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CIO는 640조원 규모의 기금운용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처럼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올 2월 진행된 공모가 한차례 무산되면서 공백기가 더욱 길어졌다. 최근 수익률 부진 문제가 불거지면서 CIO 부재는 더욱 부각됐다.

지난해는 시장여건이 좋아 7%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들어 7월까지 1%대 수익률로 주저앉았다. 향후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운용경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안 신임 본부장이 다른 후보군보다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

또 국내외 주식, 채권, 대체자산 배분 역할을 하는 CIO 부재 중인 상황에서 불거진 문제점이 보다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신임본부장은 2011년부터 국민연금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 등을 거쳐 내부사정에 밝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 보험료가 꾸준히 납입돼 매년 수조원의 신규투자자금이 생기는데 이를 배분하는 것이 CIO의 역할"이라며 "물론 큰 틀의 전략적 자산배분(장기 자산배분)은 최고의결기구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되지만 정해진 한도에서 펼칠 수 있는 전술적 자산배분(단기 자산배분)은 CIO의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면 삼성전자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계속 저평가되고 있다"며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데는 국내 대표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 CIO는 부재 중인 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시장 안정화 역할은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금집행 측면에서 가장 문제가 두드러진 자산군은 대체투자 분야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되는 기금운용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대체투자 집행률은 5%에 불과했다. 6개월간 투자를 집행했어야하는 목표치가 2조 4,772억원인데, 실제 집행된 금액은 1,251억원에 그쳤다.

대체투자 자산군은 그동안 국민연금 수익률 효자 노릇을 해왔다. 대체투자 자산군의 5년 평균(2013~2017년) 수익률은 9.12%로 해외주식(11.29%)에 뒤이어 두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10년 평균수익률로는 7.11%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CIO부재 해소로 다소 소극적이었던 투자집행 문제가 개선될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특성상 개별투자건 규모가 크고, 개별건이 투자성과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해 실무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최고투자책임자인 CIO가 부재 중인 상황이 특히 실무자들의 소극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안효준 신임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에서 실무를 담당했고 운용역들의 고충을 알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안 신임 본부장은 해외 운용 경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있는데 운용경력 외에 조직 내부통제 능력도 상당하다"며 "증권회사 대표를 지낸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준 본부장은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업계 경력을 시작해 대우증권에서 홍콩지점 주식운용팀장 등을 맡았다. 이후 국민연금 해외주식운용 실장, 주식운용실장을 역임했다. 국민연금 이후에는 교보악사자산운용과 BNK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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