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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동남아 금융한류, '글로컬라이제이션'으로 금융영토↑

조정현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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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로 해외로,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이 글로벌 부문 성장을 주요 목표로 내걸고 있습니다. 높은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서 수익성이 높은데다, 상대적으로 금융 후발 주자이기도 한 동남아 국가들이 공략 대상인데요, 기존의 해외 사업처럼 한국 기업과 교민을 타깃으로 했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와 '현지화'를 더한 이른바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격전장인 동남아 시장 도전기를 지금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정부도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동남아시아 일대가 핫하긴 핫한 지역인 것 같습니다. 동남아에 10개 국가가 있죠? 이번에 은행 취재로 직접 다녀오셨다면서요?

기자> 동남아 10개 국가, 다른 말로 아세안으로 표현하죠.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등등의 나라가 있죠.

국가마다 경제력 차이가 상당하고 모두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평균연령이 30세 정도로 상당히 젊은 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성장세가 높은 지역들이어서 은행들 입장에서는 고수익을 노리고 공략해야 할 시장입니다.

이번에 미얀마와 베트남을 다녀 왔습니다.


앵커> 베트남 하면 워낙 잘 나가고 있는 동남아 국가라 다녀올 만 하고, 미얀마가 좀 의외군요? 미얀마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

기자>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 같은 나라들을 묶어서 동남아의 네 못난이 라고 하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미얀마의 경제력 자체는 빈약합니다.

하지만 은행들이 최근 가장 군침내고 있는 시장이고 또 많이 진출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미얀마인데요.

인구도 5천만명이 넘고, 지리적으로는 인도와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시장, 합쳐서 인구 28억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과 접해 있기도 합니다.

1인당 GDP가 1,300달러 선에 그치는 빈국이지만 최근 6%대 성장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미얀마 정부가 외국계 기관에 은행 면허를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국계 금융기관들은 소액대출금융, 영어로는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습니다.


앵커> 마이크로 파이낸스, 하면 말 그대로 소액을 서민들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인 것 같군요?

기자> 네 수신 기능 없이 돈만 빌려주는 여신 전문 기관인데,

2년 흑자를 낸 기관들은 수신 기능도 갖출 수 있어서 사실상 준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고요.

일단 소액대출 시장에서 수익도 내면서 경험을 쌓고 향후 미얀마의 은행 시장 개방에 대비한다는 게 한국계 은행들의 전략입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굉장히 좋은 편인데요.

대출 최고금리가 연 30%에 달하는 데다, 미얀마 사람들의 금융 접근성, 이용도가 4% 정도로 추산될 정도로 금융시장 성숙도가 굉장히 낮습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 성장세도 높고 향후 더 클 여지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에 크고작은 176개 업체가 설립돼 있어 숫적으로만 보면 경쟁이 상당한데요,

후발주자로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도 대부분 1년반에서 2년 안에 흑자전환할 정도로 영업 환경이 긍정적입니다.

한국계 업체의 법인장 설명입니다.

[이정세 /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장 : 한국계가 숫자적으로는 176개 중에 14개니까 10분의 일도 안되지만 자산, 영업 활동 규모로는 3분의 1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앵커> 현지 서민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니까 미얀마 시장이야 말로 은행의 현지화 전략의 성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곳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미얀마 소액대출 시장은 우리나라 은행처럼 창구가 좍 늘어서 있고 언제든 고객들이 창구에 찾아가서 서비스를 받는 그런 개념이 아닙니다.

사회 기본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하기 때문에 농촌 같은 지역에서 도시로 금융 서비스를 받으러 오기가 어려운데요,

따라서 면허를 받아서 지점망을 확충하고 현지 젊은 인력을 뽑아서 직접 발품을 팔면서 영업을 해야 하는 그런 환경입니다.

신용평가 체계가 전무하기 때문에 돈을 빌려준 고객의 살림살이를 발품을 팔아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웃의 숫가락 숫자까지 알아 놔야 하는 관계형 금융의 방식입니다.

영업하는 모습 직접 보시죠.

[칫 샤인 / 농협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직원 : 대출 받으신 돈을 어떻게 활용하셨죠? 지금 재배 상황상 올해 수확이 잘 될 수 있겠는지요?]


앵커> 대출이자가 30%면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겠군요. 다만 170여개 기관이 경쟁하고 있다고 하니, 단순한 현지화 뿐 아니라 차별화 전략도 필요하겠어요?

기자> 물론 은행의 대출이자가 낮지만 자본이 부족한 미얀마 현지 은행들은 높은 담보를 요구해서 서민들이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이 없으면 미얀마 국민의 절대 다수인 서민층들이 곧바로 전당포나 연율 50~100%에 달하는 사금융으로 넘어가야 하는 실정이니 30%의 이자라도 현지인들은 고맙다고 여길 정도인데요.

말씀대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어서 한국계 기관들도 영업 방식을 조금씩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얀마 서민주택 공급 프로젝트에 한국계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1인당 대출이 평균 70만원에 불과한 개인 금융과는 달리 이 하우징론은 가구당 평균 230만원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다시 말해서 후발 주자인 한국계 기관들이 빠르게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미얀마 정부와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은행 시장 진입 가능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관계자 말입니다.

[김학수 / KB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장 : 하우징론을 마이크로파이낸스 비즈니스에 접목하여 독특한 KB마이크로파이낸스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생계형 사업자 자금대출 이런 쪽으로도 자금 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앵커> 베트남은 미얀마와는 양식이 다르겠죠? 경제 규모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고요.

기자> 베트남은 이미 은행 시장을 개방해서 한국계 은행들이 1금융권으로 꽤 진출해 있습니다.

베트남 경제규모가 세계 46위인데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와 같은 풀뿌리 금융과는 다르죠.

현지화 전략 뿐 아니라 적극적인 인수합병, 기업고객 발굴, 디지털금융 도입 같은 다양한 무기들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한 베트남 은행의 경우는 호주계 안츠 은행의 리테일 부문을 지난해 인수하면서 외국계 은행 중 1위로 올라섰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사용자 8천만명의 우리나라 카톡과도 같은 국민 메신저, '잘로'와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과 대출 서비스를 제휴했고요.

신용카드가 체계가 덜 발달된 동남아에서는 현금을 충전하는 모바일 전자지갑을 많이 쓰는데, '모모'라고 하는 베트남 최대의 전자지갑 업체와도 손잡고 중금리 대출을 시작했습니다.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만으로는 현지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파급력 높은 현지 플랫폼과 제휴해 생태계를 높이는 전략이죠.

신한은행 관계자 말입니다.

[이채호 / 신한베트남 부법인장 : 디지털플랫폼 기업과의 제휴,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현지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디지털뱅크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 공장도 베트남에 있고, 베트남이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잖아요? 방금 기업고객 발굴 얘기도 나왔는데, 소매금융 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이 개척되고 있을 것 같네요?

기자> 사실 기존에 우리나라 은행들의 해외시장 진출이라고 하면, 이미 교민이 많은 국가로의 진출, 또는 기업과의 동반진출 형태였었죠.

나라 밖에서 영업은 하지만 사실상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런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는 시장을 넓히기가 어렵습니다.

베트남에서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일단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소매금융 확대는 기본입니다.

여러 한국계 은행들이 지점을 확충하면서 현지인을 지점장으로 앉히는 추세입니다.

관련 인터뷰입니다.

[응웬 티 / 신한베트남 지점장 : 4월 말 지점 열고 30% 정도 자산 늘었습니다. 리테일을 적극 현지화한 전략이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엔 원래 기업금융에도 강점이 있는 은행으로 꼽히는데요.

베트남에서는 지난해에야 법인 영업을 시작한 후발주자기 때문에 단지 소매금융 뿐 아니라 기업금융을 앞세운 영업망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금융 딜에 참여해서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뒤에 해당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소매금융 영업을 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는데요.

우리은행은 최근엔 베트남 최대 전력회사, 즉 한전과 비슷한 EVN이라는 국영기업에 대한 5천만 달러 기업금융 딜을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클로징>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고 대출규제도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해외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죠. 앞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될 텐데요, 관련 소식 계속 전해주시죠.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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