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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루머 판치는 바이오주…기업들 "강력 대응"

정희영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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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2부 정희영기자입니다.

올해 바이오 업종과 관련해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임상 실패에다 유상증자설 등 각종 악재성 루머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휘청이고 있는데요.

주가급락으로 회사는 물론 투자자들의 피해도 상당합니다. 따라서 기업들도 악성 루머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죠.

오늘 특이한 기자들에서는 바이오주 흔드는 루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유독 왜 바이오 업종에서 루머가 많이 발생하는지, 기업들은 루머 확산 방지를 위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바이오주가 유독 루머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 최근 제넥신도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신약과 관련해 뜬소문에 주가가 급락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일 제넥신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8.5% 떨어진 8만7,800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미국 투자컨설팅 업체인 '플레인뷰'가 발표한 평가보고서입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넥타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시장 가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보고서 내용이 5일 국내에서 기사화되면서 넥타와 유사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넥신도 타격을 받게 된 겁니다.


앵커> 회사 측에서 루머에 대해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주가 폭락은 막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자> 장중 14.82%까지 떨어졌으나 회사의 빠른 대응으로 낙폭을 줄였습니다.

제넥신은 유사 계열의 물질로 항암제를 개발중인 타사 임상결과에 대한 문제점을 당사로 연결시키는 것을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자사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은 순항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인터루킨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이라는 점에서는 넥타와 유사하지만 활용하는 인터루킨이 다르다는 겁니다.

인터루킨은 면역세포 성장 및 활성화 물질인데요.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인터루킨은 1, 2, 3, 4, 5, 6, 7, 10, 11, 12, 15 등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넥타는 체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 인터루킨-2(IL-2)를 활용하지만 제넥신은 T세포를 증폭하는 인터루킨-7(IL-7)을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제약바이오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잖아요. 신약에 대한 정보나 이해 부족 등도 루머 발생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머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 부족이나 오해로 불거진 루머인지, 주가하락을 의도로 터무니없는 사실을 유포하는 악의적인 루머인지를 봐야 합니다.

사실 면역항암제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여기에 더해 활용하는 인터루킨의 개념에 더해 각각의 인터루킨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알기 어려울 겁니다.

현재는 시장의 관심에 비해 아직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루머는 나올 수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신약 특성이나 임상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루머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발생한 테라젠이텍스의 사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앵커> 테라젠이텍스도 항암신약 관련 임상 1상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해 실패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하한가를 기록했잖아요.

기자> 네, 당시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인 메드팩토이 항암신약 '벡토서팁' 임상1상 결과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하기로 했어요.

학회가 열리기 전에 발표 내용의 초록이 공개되는데, 초록의 내용을 오해해서 이런 헤프닝이 벌어진거에요.

환자 1명에서 폐부종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해석됐고, 나중에는 임상 실패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거죠.

보통 임상시험 결과 발표에는 모든 부작용도 보고해야 합니다. 따라서 메드팩토도 언급했던 거죠.

근데 실제로 피험자 1명에게서 저용량 투여 시 폐부종 증상이 발견됐는데, 고용량 투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어요. 따라서 폐부종과 약물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요.

그런데 일반인들은 이런 내용을 모르니 폐부종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만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본 거죠.


앵커> 문제는 근거없는 악의적인 루머인 것 같아요. 올해 이런 악성 루머도 자주 나왔던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가를 떨어뜨릴 이유로 악의적으로 루머를 만들어 유포하는 거죠.

지난 5월 에이치엘비와 7월 신라젠이 악성 루머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에이치엘비 사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 29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장중 15만1,500원까지 오르면서 순항하고 있었는데, 오후 3시 들어서면서 갑자기 급락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15.37% 떨어진 11만84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주가가 갑자기 떨어진 이유는 인터넷 주식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대규모 유상증자설, 대주주 지분 매각설, 임상환자 사망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았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곧바로 루머가 사실이 아나리고 해명했습니다. 동시에 악성 루머 유포자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발빠른 대처로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았죠.

문제는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바이오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런 악성 루머 유포를 통한 주가 교란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에이치엘비 외에 셀트리온과 신라젠 등도 유상증자설을 물론 임상 실패 등의 근거없는 루머가 지속적으로 나왔습니다.


앵커> 루머포비아라는 말까지 나오던데요.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유독 루머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바이오업계나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오 업종의 경우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보통 바이오주를 '꿈을 먹는 주식'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업종은 영업이익 등의 내재가치로 평가할 수 있지만 제약바이오주는 성장 기대감 등 미래를 보고 투자합니다.

따라서 다른 업종에 비해 기업가치 평가가 불확실한거죠. 루머가 쉽게 확산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루머의 생산과 확산으로 루머에서 언급된 바이오 기업은 물론 관련 섹터, 더 나아가 바이오주 전체가 휘청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넥타 사태로 인해 면역항암제 섹터 주가가 다 빠졌어요.

제넥신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5일 신라젠도 7.35%,바이로메드는 4.75% 떨어졌습니다.


앵커> 기업들도 악성 루머의 생산과 유포에 강경 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잖아요. 에이치엘비의 경우 금융감독원과 사법기관을 통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는데요. 실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에이치엘비는 악성 루머와 관련해 회사가 자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주주와 투자자들로부터 제보도 받았습니다.

이후 단톡방이나 주식토론방 등 다중의 게시판에 근거없는 사실을 적시해 주가 하락을 유도한 사람들을 불공정거래자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했고요.

또한 이들의 해위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에 해당한다는 법무법인의 의견을 바탕으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최종 검찰에 고발한 사람은 6명이고요. 현재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자난 5월 악성 루머가 생산 유포된 후 대응 상황을 수차례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히 알렸습니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기업과 주주가치를 웨손하는 악성 루머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앵커> 악성 루머가 생산 유포되지 않으려면 정확한 정보를 주주 또는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바이오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그렇죠. 입장문을 통해서 루머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히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반복적으로 루머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단순히 장미빛 전망을 내놓기 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최근 바이오 기업들도 주주 또는 투자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라젠을 들 수 있는데요.

회사는 지난달 14일 개인주주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제가 알기론 개인주주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올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인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에 대한 루머가 끊임없이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상 등에 대한 회사 측의 설명 후 질의응답 시간도 있어서 개인 주주들은 중국 임상 진행 상황이나 유상증자, 스톡옵션 등 다양한 질문을 했고, 회사 측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불안이 해소됐다며 개인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정희영 기자 (hee08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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