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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韓 경제, 삼성·SK 빼면 제자리…포스트 반도체는?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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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부 박지은입니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3개월 동안의 영업이익은 17조5천억원. 1분에 1억3천만원을 벌어들인 셈인데요. 그런데 삼성전자의 독주가 과연 반가운 일일까요? 반도체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고점론과 삼성전자, 그리고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신대로 삼성전자가 분당 벌어들이는 이익이 1억3천만원이라는데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과 달리 시장은 좀 냉정한 상황이네요.

기자>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지 1주일 정도가 흘렀는데요. 일단 주식시장의 상황은 실적과 반대되는 흐름입니다. 주가는 발표 전보다 소폭 낮아진 상태죠. 아무래도 4분기에 대한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 내년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굳건하게 버텨줬던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이제 더이상 실적이 개선되기 보다는 떨어질 확율이 높지 않겠냐 이렇게 시장에서 보는 거죠.

특히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의 8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6년에만해도 전체 이익 중 반도체 부분의 이익은 50%에도 못미쳤는데요.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런 쏠림 현상이 나타나게 된거죠.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빼고도 잘했냐를 보면 또 그건 아닙니다.

올해 이익이 65조원을 낼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반도체부문의 이익 50조원을 빼면 나머지 사업부의 이익은 오히려 20% 가량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이익 기여도가 컸던 핸드폰 사업이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글로벌 시장 포화 등으로 예전과 같은 않은 상황이고요. 여기에 스마트폰향 OLED 사업도 작년보다 못해 디스플레이사업도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앵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도 이런 반도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네. 얼마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상반기 법인세 관련 자료를 냈는데요.

상반기 우리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27.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액으로 따져보면 한 13조원이 성장한 건데요. 그런데 상장사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증가율 0.6%에 그쳤고 금액으로는 17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익률을 봤을땐 더 암울합니다. 상장사 전체의 상반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3%를 기록했지만, 두 회사를 뺐을 땐 7.9%였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떨어진 수준인데요. 한마디로 반도체를 빼면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작년보다 더 나빠졌다고 볼 수 있는겁니다.

수출 지표를 봐도 반도체 쏠림현상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단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504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에 비해서 4.7% 증가한 수준인데요. 이중 반도체 수출액은 959억달러로 전체의 21%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반도체를 뺀 수출액은 3546억달러로 같은 기간 3610억 달러보다 약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쏠림 문제가 삼성전자 내부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반의 문제가 된 겁니다. 반도체 쏠림 현상이 어느정도로 심각한지 전문가 인터뷰 같이 보고 오겠습니다.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반도체 수출액 비중은 2014년 10.9%였지만 2017년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비중이 급증했고 2018년 최근 20%를 상회하고 있어서 수출부문에 있어서 반도체 품목에 대한 의존도는 높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73.7%로, 소수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반도체가 수출과 경제 성장을 주도하면서 2018년 설비투자 계획에 있어서도 반도체 부문의 투자가 18%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이런 쏠림 현상으로 인해 국가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사례들이 있다고요?

기자>대표적인 사례는 조선업 침체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 선박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6.8%에서 2009년 12.4%, 2011년 10.2% 등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높은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조선업은 침체를 겪게되는데 지난 2012년~2016년 동안 나타난 국내 수출경기 둔화가 이 조선업 침체의 영향을 일정부분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해외에서는 핀란드가 대표적이죠. 2000년대부터 2010년까지 노키아는 핀란드 수출의 20%를 맡아왔었습니다. 2011년도 기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달했고, 성장률에서도 25%는 노키아가 이끌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노키아가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핀란드는 전체적인 경제 침체를 겪게됐습니다. 이런 과거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반도체 쏠림이 언젠가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로 봤을때도 결국 내년 경기는 반도체 상황에 달렸다고 봐도 될것 같은데요. 몇달전부터 나오고 있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떤가요?

기자> 반도체 가격을 결정하는 건 결국 수요와 공급인데요. 일단 수요 측면에서는 아주 긍정적입니다. 4차산업이 발달하면 거기에 따른 데이터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를 처리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반도체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인데요.

내년부터 상용화되는 5G만 생각해봐도 5G로 더 많은 자료를 스마트폰에 담게 되면 그만큼 낸드플래시 공간도 늘어나야하겠죠. 또 5G를 기반으로 고사양 게임 등이 출시되면 이를 뒷받침할 D램 용량도 커지겠고요. 더불어서 각종 인터넷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공급입니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를 공격적으로 키우면서 위협이 되고 있는건데요. 물론 기술 격차가 적게는 3년, 많게는 4년 넘게 차이난다고 하지만, 기술격차가 꼭 시장의 점유율로 이어지진 않다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토러스증권의 한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디스플레이나 조선산업을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요. 디스플레이의 경우 UHD 이상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지만 9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국 점유율이 2015년 20% 남짓에서 2017년 31%로 중가한 사례를 볼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이 프리미엄급에서는 아직 뒤쳐져 있지만 중저가 제품에서는 국내 점유율을 상당히 뺏어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선업의 경우에도 2011년까지 한국이 프리미엄형, 중저가형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이 중저가형 조선업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선박 수주량은 7년 연속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핸드폰 사업만 봤을 때도 프리미엄급은 여전히 삼성과 애플이 주도 하고 있지만 중저가 부문에서 중국이 치고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죠. 반도체의 경우에도 중저가 라인부터 중국 업체들에게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도체를 대체할 다른 산업군은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네. 이미 지난 2016년 산업부는 민관협의회를 통해 12가지 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전기·자율주행차, 스마트·친환경 선박, Iot 가전, 로봇, 바이오헬스, 항공·드론 등등 입니다. 이미 몇몇 분야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있고, Iot 가전 같은 경우에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보급이 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여전히 이 산업들의 성장 속도가 반도체쏠림 현상을 완화해줄 만큼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앵커> 아직은 미흡하다고 평가 받지만 삼성전자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미 유망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힘쓰고 있죠?

기자> 네, 앞선 지난 8월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반도체를 포함해 바이오, AI, 자율주행차 등을 꼽았습니다. 사실 이를 공식화하기 전에도 전장부품기업 하만을 인수하고, AI센터를 세우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왔었는데요. LG도 전장부품 업체 ZKW를 인수하고, 각종 산업용 로봇, 가정용 로봇 등을 선보이는 등 전장과 로봇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개별 기업들의 움직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완화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반기업정서 등으로 인해 기업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반기업정서 등으로 인해 기업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무섭게 우리를 쫓아오고 있는, 오히려 4차산업에서는 더 앞서가고 있는 중국을 보면 그 힘은 국가적인 규제완화와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우리 정부나 정치권에서도 이런 지적과 분석들을 받아들릴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지은 기자 (pje35@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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