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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남제약 경영권, 코리아에셋증권이 잡는다...'신약개발' 집중

신기술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 변경...'중독증 치료제 개발' 법인도 출자
이대호ㅣ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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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3차례나 인수합병(M&A)이 무산됐던 경남제약이 새주인을 맞는다. 주식거래 재개를 위한 막다른 골목에서 이뤄지는 M&A다. 그만큼 딜 성공 가능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조만간 이사회를 순차적으로 열고 유상증자와 신규 경영진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에버솔루션 구주 매매뿐 아니라 회사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신규투자를 받겠다는 것.

경남제약 경영권을 인수하는 곳은 '신기술투자조합'이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자격을 갖춘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조합 운용(GP)을 맡는다. 신기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 가운데 신기술사업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말한다. 즉,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중소기업에 투자·융자하는 금융사다. 경남제약은 신기사 투자를 받아 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투자금으로 신약개발...에버솔루션 지분 모두 정리

이 조합에는 또 다른 증권사가 모집한 사모펀드와 신약개발 기술을 가진 법인이 총 200억원 이상 출자할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약 150~1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경남제약은 투자받은 자금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약은 '중독증 치료제'로 알려졌다. 신기술투자조합 출자자 가운데 관련 기술을 보유한 법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제약은 신규 주주로부터 신약 전용실시권을 확보하고, 향후 신약 생산 등을 담당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조합은 에버솔루션이 보유한 경남제약 지분 4.99%(56만 1,557주)도 인수할 계획이다. 에버솔루션은 지난 6월 2.9%(32만 6,443주)를 장외에서 처분한 데 이어 이번 거래로 경남제약 지분을 모두 정리하게 된다.

조합은 유상증자와 구주매입으로 경남제약 지분율을 10% 중후반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현재 12.95%를 보유한 이희철 전 회장 지분율은 이번 유증으로 인해 더욱 희석될 전망이다. 이 전 회장 주식은 대부분 세금 체납으로 인해 국세청에 압류된 상황이다.

기존 1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매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5월 시도됐던 M&A 당시에도 사채권자들과 인수희망자 측 사이에서 CB 가격에 대한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딜 자체가 깨진 바 있다. 이번에는 유상증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딜을 성사시켜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이 더 많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 경남제약 측 전략이다. 구주 매매 가격도 에버솔루션이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대주주·경영진 물리치고 소액주주들이 M&A 주도

이번 딜이 성사되면 코스닥 M&A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몰아내고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M&A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이 한국거래소 앞에서 주식거래정지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모습. / 사진=MTN DB.

최대주주인 이희철 전 회장(12.95%, 145만 6,146주)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전문 경영인들은 지난 8월 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에 의해 해임됐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은 자신들이 추천한 임시 경영진을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데도 성공했다. (참조 : 8/1 "소액주주가 경영진 해임시켰다"...경남제약 새국면)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임시주총에서 최대주주를 제치고 경영진까지 몰아낸 것. 소액주주들은 이후 경영지배인을 선임해 새로운 M&A를 추진해왔다.

■ 새 최대주주·경영진 '투명성 담보' 관건

이번 M&A는 절박함이 매우 크다.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개선기간(5월14일~11월14일) 종료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경남제약으로서는 개선된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입증해야 한다. 주식거래 정지는 이희철 전 회장의 분식회계로 시작됐지만, 이것이 풀리지 않는 것은 이후 진행된 이지앤홀딩스, 에버솔루션·텔로미어 등과의 M&A가 각종 의혹을 샀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번 M&A가 '조합'을 향한다는 점에서도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투자조합이나 페이퍼컴퍼니에 피인수 되는 것은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소액주주들과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플랜B'를 택할 수밖에 없는 면도 있다. 당초 굴지의 제약사 다수가 경남제약 경영권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사채권자들과 CB 가격이 맞지 않았다. 또한 이희철 전 회장이 또 언제 어떻게 비토를 놓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우려도 컸다. 소액주주들과 회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일이다.

대신 투자조합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에 조합 출자자 등 자금 출처를 모두 밝히고 신규 경영진 후보들의 이력도 모두 제출할 예정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과거와 같은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 투명히 밝힐 수 있는 투자금과 이사진만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기술투자조합 출자자들은 보호예수 기간을 2년으로 걸 예정이다. 최대주주가 조합으로 변경되는 경우 보호예수 의무기간은 1년이지만 경영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를 2년으로 확약하겠다는 약속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원래 사모펀드는 영원히 경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기 위해 투자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보호예수 2년을 걸겠다는 것은 시장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나름의 성의를 보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향후 공시자료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을 보고 주권매매거래 정지 해제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은 가장 중요한 것이 최대주주와 경영진"이라며, "그것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증권부 = 이대호ㅣ정희영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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