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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홍종학 장관, 소상공인 사찰 등 업계와 갈등 심화

이진규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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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2부 이진규 기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상공인 사찰을 놓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소상공인업계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지난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상공인총궐기대회가 열린지도 2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요. 당시 소상공인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궐기대회 이후에도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오히려 소상공인업계는 제2, 제3의 총궐기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늘은 소상공인업계가 왜 주무부처인 중기부에 분노하고, 무엇 때문에 대립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8월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진행해 이슈가 됐었는데요. 최근 언론보도들을 보니까 정부부처와 지자체들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들을 전방위 조사했다고 하는데 대체 소상공인연합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업계는 올해 초부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는데요.

결국 분노가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 8월에는 소상공인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중기부는 지난 5월 16개의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동원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 61곳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당시 실태조사에 동원된 정부부처로는 경찰청,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있습니다.

중기부는 이들 기관에 공문을 보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의 상태와 최근 총회 개최 실적 등 활동 상황을 조사해달라"고 했는데요.

당시 공문을 받았던 정부부처와 지자체들은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61개 단체 가운데 55개 단체가 정상 운영 중이고 나머지 6개 단체는 확인 중이라고 중기부에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며칠 전 열린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저임금에 반대 목소리를 낸 소상공인들에게 재갈을 물렸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많은 정부부처들을 동원해 조사한 것이 드러나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는 걸 중기부도 알았을 텐데 중기부는 왜 그렇게 조사했다고 하는 건가요.

기자> 사실 소상공인들의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 1곳에 수많은 정부부처와 지자체들이 동원돼 조사한 것을 놓고 야권 등에서는 불법 사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올해 초 있었던 소상공인연합회장 선거 과정에서 일부 회원사의 자격 요건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관리·감독 기능이 있는 정부부처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홍종학 장관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홍종학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연합회 관리·감독 기능이 있는 기관들에게 공문을 보내서 이 기관, 이 기구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느냐, 회원사의 자격이 있는가, 자격요건만 저희가 점검해달라고 요청한 거고요. 그 결과 일부 회원사의 자격요건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저희가 소상공인연합회에 이렇게 문제가 있는 회원사가 있으니 이것을 시정조치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함으로 인해 소상공인연합회 선거 이후에 잡음이 하나도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조사대상이었던 소상공인연합회와 연합회장도 홍종학 장관의 입장과 비슷한 건가요. 소상공인연합회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중기부와 소상공인연합회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소상공인연합회는 홍종학 장관의 좀 전 주장과 다르게 당시 조사가 매우 이례적이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장 선거가 올해 3월에 있었는데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선거 결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중기부의 전략이 아니었나 의심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시죠.

[최승재 / 소상공인연합회장 : 올해의 경우는 민원 제기가 있었다 치지만, 각 중앙부처별로 소속 단체현황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저희는 받아들이고 있고요.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해서도 소속 단체들이 상당히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이고, 불안감이 조성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야기를 들어보니 홍종학 장관과 최승재 회장의 관계가 썩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둘의 관계가 안 좋은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사실 현 정부에서 홍종학 장관과 최승재 회장이 불편한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홍 장관은 그동안 정부의 혁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해왔는데요.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정책에 최저임금 인상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소상공인업계는 2년간 최저임금의 연이은 급등으로 경영의 한계를 호소해왔습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지난 8월에는 총궐기대회까지 열었습니다. 이정도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 급등은 치명적이었는데요.

바로 소상공인업계를 대표해 최저임금 인상 반대에 앞장섰던 인물이 최승재 회장입니다. 결국 홍 장관 입장에선 최 회장이 눈엣가시로 여겨질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중기부와 소상공인연합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8월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중기부가 소상공인연합회의 분열을 조장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는데 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중기부가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들이 총궐기대회에 불참하도록 회유하고 연합회를 와해하려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내부에선 최승재 회장에 반대하는 소상공인정상화추진위원회, 일명 정추위로 알려진 세력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소상공인연합회장 선거를 앞둔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에 최승재 회장의 후보 적격성을 검증해달라고 요청했고, 4월에는 최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 회장 측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공교롭게도 총궐기대회 전날 홍종학 장관이 정추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기부는 당초 예정됐던 일정이라는 입장인데요. 최 회장의 입장은 어떤지 들어보시죠.

[최승재 / 소상공인연합회장 : "집회 전날 저랑 선거를 했던 정추위 멤버랑 간담회를 했어요. 저희 연합회한테 정말 모욕적인 일인 거예요. 전날 간담회를 하시더라고요."]

홍종학 장관은 당시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각종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는데요. 우연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홍 장관과 간담회를 가졌던 소상공인 단체들 일부는 총궐기대회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소상공인연합회 문제가 중기부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홍 장관이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해서 야당의원들로부터 고발당할 수도 있게 됐다고 하던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홍 장관을 상대로 소상공인연합회 전방위 사찰에 대해 잇달아 질타했는데요.

당시 야당 의원들은 홍 장관에게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에 시정명령을 한 게 있느냐고 물었는데요. 이에 홍 장관은 "우리가 조치를 취했고 그 결과 소상공인연합회는 지금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하지만 의원실 확인 결과 당시 중기부가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 55곳에 대해서만 조사 결과를 받고 나머지 6개 단체의 조사 결과는 받지 못해 소상공인연합회에 구두로 확인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시 소상공인연합회의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홍 장관의 답변이 위증에 해당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소상공인연합회 예산을 삭감한 것과 관련해 홍 장관은 예산집행이 부진한 것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의원실에 따르면 연합회의 예산 집행률은 매년 9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 이또한 위증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중기부와 소상공인연합회 간의 갈등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기자> 일단 업계 분위기는 부정적입니다.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들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주무부처 장관이 업계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평가인데요.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이끌기 위한 자리인데 장관과 업계의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업계를 한계상황까지 몰아갈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애비 없는 자식'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의견이 나뉘고 있긴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도 많다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진규 기자 (jkmedia@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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