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안종범 전 수석 금리인하 압박, 금시초문의 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박근혜 정부 당시 안종범 전 경제수석 수첩에 적힌 금리 관련 언급이 있은 뒤 한은이 금리를 내렸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금융통화위원회 안에서 명백히 반대 목소리가 있었는데도 두차례 50bp 금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기재부가 한팀이 돼 한은을 압박했느냐'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대해 "안종범 수석 관련 문자메시지 보도를 어제 보고 알았고, 금시초문의 일"이라며 "자기네들끼리 주고 받았는지 몰라도 안종범 전 수석과 금리에 관해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15년 2월과 3월 서별관 회의에 참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다른 장관이 참석했는지 몰라도 저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그 자리는 장 외에 대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은 관계자 누구도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인하 과정에서 당시 결정이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시 금리인하 상황을 되돌아 보면 6개월 전망치를 3.9%에서 3.1%로 낮출 정도로 안좋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며 "스태그 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한은에 대한 압박히 대단히 많을 때"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인하하라는 정부 압박이 있다고 해서 금통위가 그대로 움직인다는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금통위는 정부가 말한다고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한은 독립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뜻과 협조를 금통위에 당부한 적도 없고, 금리결정을 앞두고 금통위원들과 개별 접촉한 적도 없다"며 "영향력을 행사할 어떠한 시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제가 처참할 지경에 이르자 한은을 핑계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부총리의 금리인하 압박성 발언인 '척하면 척'을 두고 질타를 했던 분들이, 최근 국무총리,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금리인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