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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오해와 진실

조형근 기자



# 바이오업체 C사는 공매도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그러자 C사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커뮤니티에서 국민연금을 '공매도 주범'으로 꼽았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대량으로 빌려줘 C사 주가가 눌리고 있다는 주장.

하지만 국민연금은 C사 주식을 올해 초부터 대여하지 않고 있었다.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공개하지 못하고, 억울(?)하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 국내 주식 '대여 중단'…공매도 영향 '미미'

국민연금공단이 18년 만에 주식 대여를 중지했다. 공매도를 부추긴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모든 국내 주식 대여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주식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직접 투자한 주식과 자산운용사 등에 위탁해 투자한 주식. 국민연금은 이들 모두를 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와 학계에서는 공매도가 줄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식 대여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0.68%'에 불과하기 때문.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대여 규모는 월말 평균잔고 기준 4,480억원으로, 전체 대여시장의 66조 4,040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또 국민연금에서 주식을 빌리지 않더라도, 대체 공급처를 찾기 쉬운 상황이라 공매도 규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포기한 수수료 수익은 외국인 차지?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주식을 빌려주고 챙긴 수수료는 138억원 정도다. 이번 결정으로 100억원이 넘는 부가수익을 포기한 것. 국민연금의 수익은 곧 국민의 자산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 때문에 수익을 잃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자산운용사와 외국인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수요가 줄어들지 않으니, 다른 공급자가 덕을 보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난 여론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나서 수수료 수입을 챙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의 30% 가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대여한 주식이 국내 증시를 교란할 만큼 크지 않았지만, 비난 여론에 대여를 중단한 것 같다"며 "외국인은 플러스 알파 수익까지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명확한 기준 세워 신뢰 회복해야

국민연금은 주식 대여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 시장과 공매도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주식 관리에 대한 내부 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주가 하락률이나 변동률 등 객관적 지표를 이용해 기준을 마련해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는 대여 종목과 불가 종목을 선별하는 데 모호한 기준을 적용해 논란이 됐다.

이번 '주식 대여 중단' 논쟁은 국민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연기금 중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은 스스로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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