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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열리는 4GW 신재생 시장...웃는 기업은 어디?

박경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0일 오전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새만금에 총 4GW 규모의 태양광·풍력 발전단지가 조성된다. 그동안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재생에너지 업계는 반색하며 세부적인 계획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내놓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새만금 지역에는 2.8GW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와 1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들어선다. 0.2GW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발전소도 구축이 예정돼 있다.

한화큐셀, 두산중공업 등 태양광, 풍력사업을 대표하는 재생에너지 관련 제조사들도 사업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S산전이나 효성중공업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곳이나 한전, 발전사 등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기업에게도 새만금은 '약속의 땅'이 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규모의 발전소가 구축되는 태양광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제조 대기업은 물론 원재료 생산 기업, 관련 중소중견기업들까지 우리나라에 처음 열리는 대규모 시장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새만금 사업이 미국발 세이프가드 위기와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 삭감으로 침체된 태양광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 태양광 기업 관계자는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자국 태양광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크지 않아 기업으로선 타격이 불가피했는데 새만금 태양광 발전단지가 국내 태양광 시장 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소한의 내수시장이 만들어진 만큼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신성이엔지 등 국내 태양광 제조사들이 해외 의존도를 덜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견 태양광 기업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모듈, 태양전지 제조사들의 1년 생산량이 8GW를 넘는데, 올 한해 동안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보급 규모는 1.5GW 수준"이라며 "새만금에 2.8GW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선다는 것은 2년간의 물량이 한 번에 나온다는 점에서 내수시장 창출이라는 확실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군산시 군산2산업단지 유수지에 구축된 수상 태양광 발전소

그동안 입지 조건과 지자체 규제, 민원, 국토 이용의 효율성 등 재생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갈등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에 맞춰 한화큐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등은 수상태양광 전용 태양광 모듈과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등 마케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모듈에 안방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발전소는 중소 태양광 기업들이 마진을 남기기 위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새만금은 100MW급 이상의 대형 발전소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고, 사업주체도 공기업이나 EPC 대기업으로 예상되는만큼 효율이나 성능이 월등한 국내 제품이 채택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동안 주로 해외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계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쳐온 LS산전이나 효성중공업 같은 EPC 업계의 기대감도 높다. 건설과 시공부터 운영, 유지 보수까지 도맡은 경험을 토대로 적극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 삼성SDI 등의 수혜도 예상된다.

바다위에 구축된 해상풍력발전단지. 민원과 환경파괴가 적고, 일정한 바람으로 효율이 높아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풍력업계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풍력발전사업이 국가 주도 아래 시작된다는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풍력발전의 총 설비용량은 1.2GW 수준이다. 육상풍력단지가 대부분이지만 환경 규제 등으로 앞으로 새로운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1.1GW 규모의 새만금 풍력사업은 풍력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해상풍력 또한 한전 SPC가 추진하는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사업(60MW)과 100MW급 한림해상풍력 등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지만 이후 굵직한 프로젝트가 보이지 않았던 상황에서 새만금 풍력사업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만 국내 풍력터빈 관련 기업은 두산중공업, 유니슨 등 2곳에 불과하다. 1GW 규모의 새만금 사업이 지멘스, 베스타스, 미쓰비시 등 글로벌 풍력기업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5.5MW 풍력터빈의 실증에 성공했고, 현재 8MW급 대형 터빈 실증을 진행 중이다. 유니슨 또한 육상과 해상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는 4.2MW 터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국산 기자재 도입을 권고하고 있지만 가격 등 수익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측면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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