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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오너리스크의 시작은 상속세' 고리 끊기 나선 구광모의 도전을 주목한다

머니투데이방송 강은혜 기자2018/11/07 11:36


제공:머니투데이방송


"상속세는 관련 법규를 준수해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입니다."

지난 2일 LG그룹은 구광모 대표가 고(故) 구본무 회장의 (주)LG주식 8.8%를 상속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편법은 없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를 분명히 담았습니다.

LG그룹이 그동안 쌓아온 '정도경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는데, 구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앞서 판토스 지분 매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LG와 LG상사, 판토스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로 단순화하고,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부담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그는 LG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앞서 첫 단추를 제대로 끼고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렇듯 구 회장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승계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시장에서는 연일 구 회장 상속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워낙 그 규모가 크다보니 금액 자체로도 이슈고, 도대체 어떻게 상속세를 낼 지도 관심사입니다.

현재 국내 상속세 규정상 명목 상속세율은 50%입니다. 여기에 최대주주의 지분을 물려받는 경우, 할증까지 더해지는 데 최고 65% 실효세율을 적용받습니다.

LG그룹의 경우 구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LG 지분율이 50% 미만이어서 할증률 20%를 더해 실질 상속세율은 60%입니다.

구광모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LG주식 11.3%(1945만8169주)가운데 8.8%(1512만2169주)를 상속받으면서 지분율은 기존 6.2%에서 15%로 크게 늘어나 지주사 (주)LG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상속세 규모만 약 7,200억 원으로 국내 역대 상속세 납부액 중 최대 규모입니다.

어마어마한 금액인 만큼 구 회장은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앞으로 5년동안 나눠 납부할 예정입니다.

연부연납제도는 내야 할 상속세가 2,000만원이 넘을 경우 세금의 6분의 1 이상을 신고·납부 기한 내에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을 5년 동안 나눠낼 수 있는 제도입니다.

구 회장은 일단 이달 말까지 상속세 신고 및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해야하는데, 일단 보유 현금과 배당소득, ㈜LG 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상속세를 충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대기업들의 승계역사를 보면 오너리스크는 천문학적 상속세에서 비롯됐습니다.

일찌감치 승계를 결정하고 대비했던 총수들은 거의 없었고 결국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승계과정에서 최대 걸림돌은 상속세였습니다. 자칫하면 글로벌 기업사냥꾼들의 먹이가 돼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지고 그걸 방어하려면 더 많은 돈을 써야 했습니다. 이런 자금을 마련해야하는 다급한 상황에서 편법과 불법적 수단을 선택했고 이게 빌미가 되면서 결국 법정에 서고 수감생활까지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습니다.

젋은 나이에 그룹을 물려받아 4세 경영인 시대를 열어야 하는 구광모 회장으로선 수없이 보아온 이런 전철을 결코 밟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대기업 순위 4위인 LG그룹의 미래먹거리를 찾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해야하는 중차대한 시점이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풀어야 하는 건 천문학적 상속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 큰 어른으로 꼽히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발언도 눈길을 끕니다.

손 회장은 오늘(7일) 제180회 경총 이사회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들을 최소화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기를 살리는 배려가 필요하다"며 "실질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담이 큰 가업 상속세제도의 대폭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을 물려 받으면서 세법에 따른 정당한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일 겁니다. 하지만 그 부담이 너무 크다보니 자칫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기업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이젠 재벌 봐주기 차원이 아니라 우리 기업 지키기, 우리 일자리 지키기 차원에서라도 대안을 검토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와 재계는 구 회장이 편법과 탈법 없이 승계를 마무리짓는 과정을 꼼꼼히 지켜보고 기록하며 문제점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경유착의 부채의식 없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조건 속에 오너리스크에 한 발이라도 담그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진 젋은 경영인의 당찬 도전에 주목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라도 그의 도전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과거 부의 대물림을 차단하려고 만든 상속제도를 비롯한 낡은 규제로 인해 승계과정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비효율을 감내해야 하는 지도 다함께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그 비효율을 없애고 대신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머니투데이방송 MTN = 강은혜 기자 (grace1207@mtn.co.kr)]

강은혜기자

grace1207@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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