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10조원 늘어...신용대출 역대최대 증가
김이슬 기자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2년여만에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10조4000억원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016년 11월(15조2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9.13 대책 직후인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6조원이나 급증했다. 10월 전년동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6.1%로 집계됐다.
은행권에서 7조7000억원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견줘서는 9000억원, 지난 9월과 비교하면 2조6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5000억원이 늘어나 지난해(3조3000억원)과 비슷했지만, 9월과 비교해서는 2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4조2000억원 급증했다. 9월과 비교해서는 2조8000억원이 늘었다. 기타대출이 주담대보다 더 많이 늘어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월별 증가폭으로는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9.13대책에 따른 풍선효과와 더불어 DSR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제2금융권 대출도 2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7000억원이 줄었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3조4000억원이 늘었다. 역시 대부분은 기타대출 증가분(전월대비 3조원)이었다. 이 가운데 신용대출이 8000억원을 차지했다.
2금융권에서는 보험권(전월대비 9000억원)과 단위 농협(8100억원)이 가장 큰 폭의 대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 배경을 DSR 규제를 앞둔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DSR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놓으려는 수요와 계절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는 한편 특이 동향이 있는 금융회사에 대한 현장점검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