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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주식거래 재개될까?...열쇠 쥔 하나금융투자

'마일스톤KN펀드' 투명성 담보가 관건...시간은 촉박
이대호 기자



경남제약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할 시간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거래재개를 위한 9부 능선일 수도, 상장폐지로 가는 벼랑 끝일 수도 있다. 전·현 최대주주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거래재개를 낙관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다음주 중으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경남제약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일정상 14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에 빠진 '핵심'

경남제약은 지난달 23일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정지 이후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어떻게 개선했는가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신규 최대주주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제약 투자를 위해 신설된 조합 '마일스톤KN펀드'에 대한 자금출처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일스톤KN펀드는 지난달 14일 105억원(105만 1,607주)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경남제약 지분 12.48%(총 153만 4,830주, 기보유 48만 3,223주)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최대주주 이희철 전 회장(11.84%)은 2대주주로 밀렸다.

유증 이후 한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마일스톤KN펀드는 한국거래소에 조합원 구성과 출자금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모펀드인만큼 이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신규 최대주주에 대한 투명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거래정지를 풀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일관되게 최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투명성 확인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해왔다.

앞서 진행된 경남제약 M&A가 모두 무자본 M&A 의혹을 샀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이 M&A 이후 망가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며, "전례를 감안하면 더욱 꼼꼼하게 심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제약은 전 최대주주(이희철 전 회장)가 저지른 분식회계로 인해 지난 3월 2일부터 주권매매거래 정지를 당했다. 올해 초 진행된 이지앤홀딩스를 향한 M&A는 위법적인 계약 논란이 일었고, 에버솔루션·텔로미어를 향한 M&A는 일부 이사 후보 중 부적격자 등이 확인되며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경남제약 노조는 새 최대주주에 대한 투명성도 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대주주에 대한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촉박한 시간...하나금융투자 역할론↑

상장폐지를 가를 시간이 1주일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제도권 기관들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를 만들고 관리하는 기관이 거래소와 조합원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마일스톤KN펀드 업무집행조합원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펀드 지분 0.3%), 대표조합원은 하나금융투자(34.6%)다. 최다출자자는 듀크코리아(65%)다.

사실상 하나금융투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WM지점 영업을 통해 사모펀드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일스톤KN펀드의 투명성을 확인해줄 열쇠를 하나금투가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하나금투 역시 투자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른바 '명단공개'를 강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세금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정보공개를 원치 않는다"며, "그럼에도 일단 거래재개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조건으로 거래소에 정보제공을 동의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모두가 경남제약의 주식거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금투가 투자자 한명 한명에게 정보제공 동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 정보를 공식 서면으로 제출할 것인지 등을 놓고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 벼랑 끝에선 소액주주들

9개월 넘게 거래정지가 이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뭉쳐 경영진 교체와 최대주주 변경까지 이뤄냈지만 주권매매거래정지 해제라는 큰 산이 남았다.

거래재개를 위해 소액주주들은 새 최대주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남제약 소액주주연대는 지난달 9일 경남 의령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마일스톤KN펀드를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존의 혼란을 정리하고 회사의 연속성을 공고히 할 수 있는 투자자"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 역시 거래소가 마일스톤KN펀드의 투명성을 믿도록 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나금융투자와 경남제약 신규 경영진이 거래소를 설득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한편 소액주주연대는 거래재개 필요성을 호소하기 위해 오는 14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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