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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번호 그대로 노출…카카오 카풀 타보니

카풀 운전자 안전책 상대적으로 부족…전화번호 노출 등 악용될 우려
고장석 기자

전화번호가 그대로 노출된 카풀 운전자

"제 전화번호가 그대로 떠요? 전혀 몰랐어요"

서류 심사와 복잡한 인증 절차로 운전자를 검증한 카카오 T 카풀이 오히려 승객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운전자 안전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 ‘카카오 T 카풀’의 베타테스트를 실시했다. 아직 모든 이용자가 아닌 일부 이용자를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식이지만 승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카풀에서 승객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인 ‘운전자로부터의 위협’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평가다.

카카오 T 카풀 크루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실명인증을 비롯한 정면 사진·운전면허증· 자동차 등록증·보험 증권·실차 소유 여부 등 13가지의 서류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부 운전자들은 ‘너무 절차가 복잡하다’다며 불평할 정도다.

앱에서 경찰과 연결된 긴급 신고 버튼도 지원해 운전자에 대한 불안은 어느 정도 불식된 상황. 직접 카카오 카풀을 이용하며 승객과 운전자 안전책이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 살펴봤다.

◆승객 보호 철저한 '카카오 T 카풀'

카카오 T 카풀의 승객 보호는 철저한 편이다. 회사원들의 퇴근이 시작되는 오후 6시경, 카카오 T 앱에서 차량 호출 버튼을 누르자 10초도 채 되지 않아 카풀 운전자인 ‘크루’와 연결됐다.

남성 크루의 BMW 차량. 하지만 곧 크루 쪽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호출이 취소됐다. 한 번 승낙한 요청을 운전자 측에서는 취소할 수 없었던 카카오 택시와는 다른 점이다.

일방적인 취소로 불편했다면 승객은 ‘이 크루 다시 많나지 않기’를 설정하고 크루를 신고할 수 있다. 카카오는 신고가 누적된 크루에게 별도의 조치를 취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시 차량 호출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다른 크루와 매칭됐다. 이번에는 아반떼 차량의 여성 운전자,

차량에 탑승하면 신고/도움 버튼이 나오는데, 여기서 차량·크루 정보가 잘못됐을 경우를 비롯해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신고까지 가능하다.

카카오택시처럼 다른 사람에게 현재 위치와 함께하는 크루의 정보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승객 보호에 철저한 카카오 T 카풀


카풀 총 운행 거리 30.35km를 58분 동안 2만 3,000원에 이용했다. 퇴근 시간 막히는 도로 사정을 감안하면 택시비보다 훨씬 싼 편. 뒷자리를 선호한다고 앱에서 설정해 놨더니 앞 좌석을 밀어서 뒷자리의 편의를 봐주는 등 운전자의 배려도 만족스러웠다.

◆운전자의 전화번호는 그대로 노출…악용될 우려 있어

하지만 카카오 카풀은 ‘승객으로부터의 운전자 안전’에는 아직 대비가 미비한 편이다. 특히 운전자의 휴대전화 번호가 직접 노출되는 점은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크루와 승객은 카카오 T앱을 통해 통화와 메시지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때 통화를 누르면 크루에게 승객의 번호는 05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안심번호 서비스 전화번호’로 표시된다.

전화 통화를 시작할 때 ‘카카오 T 카풀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긴 하지만 승객은 010으로 시작하는 크루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볼 수 있다.

크루인 A씨는 “전화번호가 그대로 보이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이상한 승객을 만날 수도 있으니 건의할 수 있다면 번호가 노출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에게 악성 승객들을 만난 적은 없냐고 묻자 A씨는 “아직까지 만난 적은 없지만 안전을 고려해서 너무 늦은 시각 카풀은 받지 않을 생각”이라며 “특히 강남쪽 늦은 시간 카풀은 술을 마신 승객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승객은 카풀 운전자의 얼굴 사진과 차량 정보를 탑승 전에 알 수 있지만, 운전자는 승객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택시라면 ‘골라 태우기’ 논란이 일 수 있어 승객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카카오 T 카풀은 어디까지나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하는 중개서비스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누구를 태우는지 알 수 없으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승객을 신고하는 크루용 신고도 버튼 모양만 갖췄을 뿐 실제로 경찰에 통보되는 기능은 아직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크루용 112 문자 신고 기능도 이른 시일 안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 ‘카풀 이용자’

카풀은 이용자 수 만큼이나 운전자의 참여가 중요한 서비스다. 서비스의 성패를 가르는데 ‘어떤 카풀 플랫폼이 운전자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카풀 업체들도 자사의 주식을 나눠주거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운전자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운전자들이 ‘승객으로부터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풀 플랫폼 선택을 주저하게 되면 앞으로 서비스 생태계 확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편 카카오는 운전자와 양방향 평가를 통해 승객 간 분쟁·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로 점수를 매겨 낮은 평점을 받은 이용자와 크루는 서비스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용자와 크루가 안전 관련 지원을 요청하거나 문의할 수 있는 ’24시간 안전 관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운전자에 대한 안전책과 관련해 “아직 서비스 초기라 모든 운영 정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순차적으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고장석 기자 (broke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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