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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체인파트너스 센터장 "크립토 파이낸스, 국내서 가능성 충분"

"암호화폐, 유동성 높은 디지털 자산으로 이해해야"
박소영 기자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디지털 자산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암호화폐'가 당장 화폐가 안 될 것 같아서입니다. 화폐 시스템이 미국을 중심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섣불리 화폐라는 단어를 썼던 게 거부감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28 서울 역삼동 체인파트너스 본사에서 만난 한대훈 리서치센터장은 암호화폐를 화폐가 아닌 유동성을 가진 '자산'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한 센터장은 지난해 '주식 애널리스트가 비트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라는 보고서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올해 초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의 리서치 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센터장은 "올해부터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특히 디지털 자신의 경우 유동성이 강점인데, 전통적인 자산 중에서 유동성이 부족했던 걸 대체할 수 있겠다는 심리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대부분의 자산이 하락하는 국면에 접어든 만큼, 디지털 자산의 존재감이 드러날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것.

실제 미국 금융사들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심사요청을 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시도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센터장은 "미국 금융사에서 비트코인 ETF 심사 요청을 하면 SEC에서는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알려준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투자펀드를 선보였다가 폐쇄한 지닉스의 사태에서 알 수 있듯 한 번 찍히면 사업을 못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해외와 달리 암호화폐를 규정조차 하지 않는 불모지 한국. 그렇다면 '크립토 파이낸스'조차도 포기해야하는 걸까. 한대훈 센터장은 아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그는 "주식이나 외화, 채권 시장에서 한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사이"라며 "한때 크립토는 30%까지 늘었었고 지금은 5~6%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역대 이렇게 영향력이 큰 자산은 없었기 때문에 이를 육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화가 선결돼야한다는 입장이다. 한 센터장은 "지금까지 정부가 굉장히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며 "해외사례를 보면 뭔가를 내놓으면 정부가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 보완작업이 이뤄지는 등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는데 우리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이나 영향력 행사를 위해서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

더불어 산업계의 자정 노력도 강조했다. "거래소에서 코인 입출금이 안되고 펌핑을 하고 기습상장을 하고 이런 것들이 쌓여서 블록체인에 대한 불신이 쌓였다"며 "정부나 관련 기관에 제도화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먼저 깨끗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유독 암호화폐 업계에 찬바람이 불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트코인이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11월까지만 하더라도 70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12월 들어 3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렇다면 내년 암호화폐 전망은 어떨까.

한 센터장은 내년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겨울의 초입이라고 보는데 투자도 위축되고 거래도 줄었으니까 잘하는 사람만이 선택받고 사기꾼들은 도태될 것 같다"며 "IT버블도 주가가 엄청 오르며 세상을 바꿀 것 같다고 했지만 결국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소영 기자 (cat@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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