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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뜬구름 잡는 신사업'에 속타는 서희건설 투자자들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 조형근 기자2019/01/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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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시장에서 서희건설은 정치 테마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데요, 최근에는 지뢰제거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남북 경제협력주로 떠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요동치며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는데 서희건설 회장은 주식 매각으로 차익을 남겨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죠. 증권부 조형근 기자, 건설부동산부 최보윤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조 기자, 서희건설이 왜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가요?


조형근 기자>
논란의 발단은 '지뢰제거 사업'입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함께 비무장지대(DMZ) 등 남북 접경지역에서 지뢰제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남북관계가 훈풍을 타던 시기인 만큼 발표와 동시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발표 다음날 바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3일 만에 장 중 2,135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1,000원 초반 박스권에 갇혀있던 주가가 2012년 2월 이후 6년 4개월 만에 2,000원 선을 넘어선 겁니다.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실현 물량이 나와 주가는 다시 1,000원 선으로 내려가긴 했으나 이후에도 남북 관계 호전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의 희비가 갈렸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투자는 개인의 판단이고 책임인건데 왜 이렇게 원성이 큰가요?


조형근 기자>
주가가 요동치는 사이 오너인 이봉관 회장이 주식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이봉관 회장은 7월 말과 8월 초에 주식 330만 8,000주를 장내 매도했습니다.

남북간 경제협력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뛴 시기로 매각가는 주당 1,700원 선이었습니다.

현 시가보다 50% 높은 수준입니다.

이 회장의 주식 매각 이후 주가는 내리막을 걸어 바닥을 찍었습니다.

남북 경협도 주춤했고, 서희건설의 지뢰제거 사업 MOU가 파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MOU는 한 달을 가지 못해 틀어졌지만 서희건설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체결 소식만 남아있을 뿐, 파기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이를 두고 오너가 주식 매도를 염두하고 무리하게 지뢰제거 사업 MOU를 발표하고 심지어 파기 사실을 고의로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진 겁니다.

앵커>
MOU는 왜 깨진 건가요? 애초 사업 추진 의지가 약했던 걸까요?


조형근 기자>
사실 현행 법상 서희건설은 국내에서 지뢰제거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뢰제거는 군에서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 개정이 이뤄진다해도 남북 관계 진전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고요, MOU를 맺은 상대방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에 대한 의문도 남습니다.

연구소가 비영리법인이지만 민간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현행법상 지뢰제거 사업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는데다, 기술력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포크레인같은 대형 중장비에 달 수 있는 지뢰제거용 바스켓을 제작하는 것이 핵심인데, 한국지뢰제거연구소가 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합니다.

앵커>
애초 실체가 없는 MOU였다는 뜻 같기도 하네요?


조형근 기자>
네. 단정지을 순 없지만,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서희건설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거래소와 금감원은 최근 서희건설의 주가 흐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마쳤고요.

금감원은 서희건설의 지뢰사업 발표와 이 회장의 주식 매도 등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고 보고 고의성 여부 등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만약 서희건설이 허위ㆍ과장된 정보를 흘려 주가에 영향을 미쳤거나 이 회장의 주식 매각이 이와 연관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고발 등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서희건설 측은 "주가 띄우기용 MOU가 아니었으며 이 회장은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또 MOU 파기와 별개로 지뢰제거 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가 급등의 핵심이었던 MOU가 파기된 사실을 대외에 알리지 않고 오너가 주식을 팔아 이득을 챙긴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증권업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인터뷰 들어보시죠.

[A증권사 연구원 : 사업을 진출한다고 대외적으로 홍보를 한 다음에 주가가 빵 뜬 뒤 대주주가… 신사업을 추진해서 성장성이 있다는 대주주가 더 사야지 팔리는 없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주의해야 할 종목 중 하나다라고 지적할 수 있겠죠.]

앵커>
최 기자, 서희건설 좀 더 짚어보죠. 서희는 지난 정권부터 정치 테마주로 떠올랐는데, 어떤 연관성이 있는건가요?


최보윤 기자>
이봉관 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에서 서희건설은 선거 때마다 정치 테마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이 회장은 2010년부터 경희대학교 총동문회장을 맡았는데요,

2012년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동문들에게 총동문회장으로서 꽃다발 전달식을 가졌는데 이때 문 대통령도 포함돼 있었던 것이 대단한 친분으로 회자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건설사가 지뢰제거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독특해 보이는데요?


최보윤 기자>
서희는 운송업을 하다 1994년 건설업으로 전환된 회사인데요.

이봉관 회장이 포스코 공채 출신으로 포스코 제철소들의 시설물 유지보수 공사 등을 수주하며 사업을 키워왔습니다.

지금은 매출 1조원이 넘는 중견건설사로 자리잡았는데 서희건설이 걸어 온 길을 보면 일반 건설사들과 조금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서희는 학교나 병원, 교회를 짓거나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에 주력해했는데요. 리스크가 크고 수익성이 크지 않아 일반 건설사들이 기피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입니다.

서희건설은 지금껏 그랬듯 남들이 꺼려하는 틈새를 공략하는 차원에서 지뢰제거 사업도 검토된 것이라고 항변하는데요.

통일이 되면 건설사들에게는 주택 건설이나 토목 등 폭넓은 신시장이 열리는데 남들이 기피하는 지뢰제거사업으로 기업 신뢰도를 높이고 보폭을 넓혀나가보자는 계산도 깔린 겁니다.

또 이 회장이 평양 출신이다보니 남북 경제협력에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지뢰제거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섣부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데요?


최보윤 기자>
앞서 조 기자가 지적했듯 비무장지대 등 남북 접경지역의 지뢰제거 사업은 통일이 전제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게다가 민간이 할 수 있도록 입법화도 돼야 하고요. 이 높은 장벽들을 모두 넘는다해도 폭발물 제거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보다 리스크가 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희건설은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뢰제거 장비 연구 개발이나 지뢰탐지 제거 작업 용업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습니다.

지뢰제거 연구소와 MOU가 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진정성이 의심받자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사업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공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행위로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보통 기업들의 신사업 추가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업이 어느 정도 준비 작업을 거쳐 궤도에 오르는 등 진척이 있거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고 현실화 가능할때 충분한 설명 과정을 거쳐 정관에 넣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서희는 이번에 지뢰제거 사업 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역시 신사업으로 추가했는데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많은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서희의 행적을 보면 역시 제대로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앵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다른 기업들도 신사업으로 많이 추진하지 않나요? 어떤 부분이 아쉬운 대목일까요?


최보윤 기자>
단적으로 말하면 신재생에너지 사업 역시 지뢰제거 사업처럼 현실화되기 어렵거나 굉장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섭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서희건설은 지난 2017년 7월 여주시, 한국서부발전과 손잡고 여주시에 수도권 최대규모의 태양관 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뢰사업과 마찬가지로 MOU를 체결한 것이죠.

1년 반이 지난 지금, 안타깝게도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은 MOU 이후 단 한 발짝도 떼지 못했습니다.

MOU 체결 소식 후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또 지자체장이 바뀌면서 사실상 관련 논의는 모두 중단된 상탭니다.

풍력발전 사업은 어땠을까요?

풍력발전에는 조금 더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왔는데 이 역시 장기 표류하고 있습니다.

서희가 풍력발전소 건립에 출사표를 낸 것은 2013년도였는데요.

당시 전라남도 신안군과 MOU를 맺고 비금도에 60MW 규모의 비금풍력발전 단지를 2015년까지 준공하겠다는 것이 서희의 계획이었는데, MOU 이후 6년째 답보 상태입니다.

이유는 역시 주민 반발인데요, 다만 서희는 비금풍력발전의 경우 주민 반발을 피해 육상이 아닌 해상에 건설하는 방식을 택해보겠다고 방향을 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해상 풍력발전 건립은 육상보다 더 어려운 작업으로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데, 이제 자체적으로 풍량 측정을 해보는 걸음마 단계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보에 목마른 투자자들에게 기업들이 뜬구름 잡기식 사업 정보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의 객관적 판단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조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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