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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SKT '옥수수', 넷플릭스 대항 가능할까…'푹' 통합 한계와 문제점은?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이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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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맞서기 위해 국내 OTT 연합군이 탄생했습니다. SK텔레콤이 자사 OTT 서비스인 옥수수를 지상파 3사가 보유한 푹과 합친 건데요. SK텔레콤이 가진 미디어 플랫폼에 방송사의 제작 역량을 더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겨뤄보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비해 빈약한 콘텐츠 수, 자금력 부족, 복잡한 요금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인데요.
새 브랜드와 서비스로 1분기에 신설법인이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통합한 이유, 한계와 문제점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앵커>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옥수수과 푹이 하나로 합쳤습니다. 어떻게 통합하게 된 건지, 속사정이 궁금한데 알려주시죠.

기자>
한마디로 얘기하면 SKT가 가진 미디어 플랫폼에 지상파 3사가 보유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합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 사업을 확대하고 싶은 SK텔레콤 입장에선 방송사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매력적으로 느껴진 건데요.

제작비 부담이 큰 방송사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도약하길 원합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이후 킬러서비스로 옥수수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밝힌 바 있고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푹과 연합해 몸집을 부풀릴 필요성이 있다고 봤고요.

한편에선 넷플릭스가 막대한 자금력, 방대한 콘텐츠를 강점으로 전세계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위협을 느낀 것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SK텔레콤이 잘하는 자본 유치, 마케팅 역량 강화,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해외로 내보내고 수익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조만간 방송3사와 공동 출자해 사업조직을 통합하고 신설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앵커>
국내 OTT 연합이 생긴 만큼 콘텐츠 공룡인 넷플릭스와 향후 진검승부가 예상되는데 어떤 전략으로 나올까요?

기자>
초대형 토종 OTT가 탄생함에 따라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만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룹 내부에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를 내놓으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마케팅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를 들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 뒤 TV가 아닌 모바일, 옥수수 앱으로 선공개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먼저 넷플릭스와 겨뤄보고 실적이 좋다면 제작비를 더 투입하는 걸 모색 중이고요.

5G 상용화에 맞춰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폰 갤럭시S10에 앱을 선탑재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삼성 폰에 기본적으로 옥수수 앱을 깔아놓을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홍보 효과가 매우 높을 것이란 판단입니다.

앵커>
국내 OTT 서비스가 덩치는 예전보다 커졌지만 아직 넷플릭스에 비하면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은 뭔가요?

기자>
넷플릭스의 유료 이용고객은 1억 2,000만명, 시가총액을 보면 우리나라 돈으로 130조원 이상이며 이는 월트디즈니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콘텐츠 투자비용이 연간 9조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엄청난데다 영화, 드라마 등 쏟아내는 독점 콘텐츠 수도 매년 수백개입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미스터 선샤인'이란 드라마를 내놨는데 당시 제작비로 300억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물량 공세에 국내 사업자들이 당해낼 도리가 없고요.

더 큰 문제는 PD, 작가 등 유명 제작진들이 상당수 지상파 방송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겁니다.

방송제작 시장도 결국 돈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에 비해 얼마나 제대로 된 인력을 갖추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지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넷플릭스가 올해에도 거금을 들여 한국 시장을 겨냥한 자체 콘텐츠들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경쟁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요금제 개편이라든지 콘텐츠 다양화 등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런 부분도 짚어주시죠.


기자>
요금제, 서비스 등 여러모로 넷플릭스와 비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넷플릭스는 한달 정액 요금을 내면 부가적으로 돈을 더 내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화질로 시청하느냐에만 차이를 둘 뿐 모든 콘텐츠를 동일하게 볼 수 있는데요.

가격도 9,500원, 1만2,000원, 1만4,500원으로 큰 부담이 없는 편입니다.

반면에 옥수수는 요금이 수십가지에 달할 정도로 복잡합니다.

지상파 방송사, 케이블TV 채널, 영화 등 패키지 형태로 구분되어 있어서 이것 저것 추가로 결제하는 게 많고요.

결국 비용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는데 뭔가 돈이 더 나가는 것 같은 불쾌함이 들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기 전 기업 광고도 의무적으로 봐야하는데다 넷플릭스처럼 고객이 선호하는 맞춤형 영화, 드라마 추천도 약한 편이고요.

콘텐츠 수 역시 빈약합니다.

푹과의 합병으로 지상파 프로그램은 가져왔지만 향후 협업, 제휴를 통해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요.

SK텔레콤은 고객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쉽고 단순하게 요금제도를 개선하고 콘텐츠도 다양화할 예정입니다.

앵커>
올 1분기 안에 옥수수의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고 지분도 판다는데 SK텔레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SK텔레콤은 옥수수를 SK브로드밴드에서 떼어내 독자적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인데요.

이는 단순히 동영상 서비스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 제작사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따라서 올 1분기 안으로 분사를 추진하고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본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고요.

옥수수의 지분 판매도 검토 중입니다.

해외 진출, 투자 유치를 위해 싱가폴 사모펀드 등과 협상을 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 진척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옥수수 지분을 일부 주는 대신 투자금을 받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해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드라마, 영화 등을 만들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K팝, K콘텐츠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SKT가 옥수수 분사와 함께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도 추진 중입니다. 시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박정호 SKT 사장이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SKT 지주회사는 외국인 지분한도 제한이 없는데다 정부의 규제가 적어 콘텐츠, 플랫폼 등 미래 성장사업 M&A가 용이하다고 봤는데요.

또 SK텔레콤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배당을 늘리고 자회사 상장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선통신인 SK브로드밴드, 보안기업인 ADT캡스, 커머스 업체인 11번가 상장은 물론 이동통신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물적 분할하는 방안도 유력하다고 봤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OTT 연합에 대한 경쟁사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타 이동통신사들도 뭔가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이번 OTT 통합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키우려는 이통사들 입장에선 굉장히 신경쓰이는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5G 관련 중계 서비스 출시 등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OTT 통합으로 고객 입장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한 점은 잘했다"면서 "우리도 차별화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T도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습니다.

IPTV 부문은 강한데 모바일 서비스가 약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 서비스들을 속속 내놓을 것으로 보이고 5G 상용화 이후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명재 기자 (leemj@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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